11일 오전 경찰청 앞에서 대우조선해양 서울사무소 임직원들이 하청지회 불법 행위에 대해 수사 촉구를 하며 집회를 열고 있다. (사진=대우조선해양)
11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과 전쟁기념관 앞에서는 대우조선해양 임직원들이 호소문을 배포하며 “노조 하청지회의 불법 행위를 막아달라”고 외치고 있다.
이날 대우조선해양은 민주노총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 소속 조합원들이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1도크(선박건조장)을 불법 점거해 40일째라며 이에 대한 파업으로 손해가 막심함을 알리고 있다고 밝혔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하청지회의 파업으로 선박 건조에 차질을 빚으면서 지난달에만 총 2800억원 이상의 손실을 봤다”며 “하루하루 매출이 260억원씩 줄고 있는 셈”이라고 하소연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최근 조선산업이 긴 불황의 터널을 지난 다시 회복세에 들어서고 있었지만 노조 하청지회의 점거로 인해 기회를 놓찰 위기에 놓였다고 했다. 이들은 호소문에서 “대우조선해양은 대주주를 포함한 채권단 지원과 직원, 협력사 등의 희생으로 살아남았다”며 “이제 경영정상화를 통해 국문의 혈세로 지원된 빚을 갚아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파업이 지속되면 모처럼 찾아온 기회가 사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화로도 문제를 풀어갈 수 없는 상황이다. 하청노조는 대우조선해양의 협력사를 대상으로 파업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하청노조는 협력사 소속이고 원청과의 교섭권을 확보한 것도 아니다. 이에 대우조선해양이 교섭에 나서면 불법파견 문제로 불거질 수 있다.
하청노조는 대우조선해양 협력사를 대상으로 임금 30% 인상, 상여금 300% 인상, 노조 전임자 인정, 노조 사무실 확보 등을 주장하고 있다. 협력사가 이를 들어주지 않으면 대우조선해양이나 KDB산업은행이 직접 교섭에 나서라고 주장하고 있다.
11일 오전 경찰청 앞에서 대우조선해양 서울사무소 임직원들이 하청지회 불법 행위에 대한 수사 촉구 호소문을 시민들에게 나눠주며 알리고 있다. (사진=대우조선해양)
이날 대우조선해양 임직원들은 공권력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보고 경찰이 나서달라고 호소했다. 이들이 나눠준 호소문에는 “회사의 희생을 위해 어떤 고통도 감내해온 2만여명의 임직원과 협력사 직원의 노력이 100여명의 하청지회의 불법행위로 물거품이 될 위기”라며 “엄정한 법 집행을 통해 핵심 생산시설을 점거하고 있는 하청지회를 해산시켜달라”고 했다.
이어 호소문에선 “생산 차질이 계속되면 대외 신뢰도 하락과 천문학적 손실로 대우조선해양의 회생이 불가능해질 수 있다”며 “불법행위에 대해 철저히 수사해 법질서를 바로 잡아달라”고 호소했다.
앞서 지난 7일 박두선 대우조선해양 사장도 ‘비상경영’을 선포하고 기자회견에서 경찰 수사를 요청했다. 박 사장은 “지금 피해가 대우조선해양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향후 전체 조선업으로 확산할 수 있다”며 “국가기간산업에서 벌어진 작업장 점거, 직원 폭행, 설비 파손, 작업 방해 같은 모든 불법행위에 대해 철저히 수사해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