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이 1분기 나이지리아 카두나 정유시설 보수공사를 수주하며 국내 해외건설 수주액을 견인했다. 사진은 나이지리아 카두나 정유시설 전경. (사진=대우건설)
대형건설사들이 부동산 시장 침체로 해외 수주 확대 기치를 내걸었으나 전년도 실적과 비교했을 때 오히려 저조한 출발을 보였다. 기대를 모은 중동발 수주가 아직 본격화되지 않은 탓이다. 삼성물산과 대우건설이 1분기에 분전한 가운데 2분기부터는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이 중동 대형프로젝트 수주로 분위기를 뒤집을 전망이다.
3일 해외건설협회 종합정보서비스에 따르면 국내 건설사의 1분기 누적 해외건설 수주액은 61억787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7.7% 감소했다.
지난해 1분기와 달리 올해는 대형건설사 중심으로 해외수주 확대를 위한 움직임이 본격화됐던 점을 고려하면 아쉬운 결과다. 정부에서도 국토교통부를 중심으로 '원팀 코리아'에 힘을 싣고 해외 수주 목표를 전년 대비 13% 늘어난 350억 달러로 잡았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한 성적이다.
지난해 11월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국내 주요 건설사와 IT 기업 등으로 '원팀코리아'를 구성해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네옴시티'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이어 올해 카타르와 이라크 등을 찾아 중동 시장 수주 확대를 지속적으로 꾀하고 있으며 수도 이전을 추진 중인 인도네시아로도 발걸음을 옮기는 등 수주 활로를 전방위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민관에서 해외 사업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나 수주 성과가 가시화 되기는 이른 시점으로 분석된다.
삼성물산과 대우건설은 각각 23억3710만 달러, 13억9257만 달러의 해외 수주 실적을 내면서 1분기 해외수주액을 견인했으나 기존 주요 거점국가 수주가 주효했다.
대우건설은 거점국가로 꼽히는 나이지리아와 북아프리카 시장 등에서 수주 실적을 내면서 해외 수주액이 전년 동기 대비 459.27% 가량 급증했다.
반면 삼성엔지니어링은 마수걸이 해외수주가 아직 없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해 1분기 16억8608만 달러의 실적을 냈으나 이번엔 수주가 전무했다.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 롯데건설도 수주액이 급감했다. 현대건설은 3억2723만달러에서 7177만달러로 줄었으며 현대엔지니어링도 7억6895만달러 수주에서 3479만달러를 수주하는데 그쳤다. 롯데건설은 14억1723만달러에서 5831만달러로 줄었다. 롯데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해 2월 초대형 프로젝트인 인도네시아 라인 프로젝트 수주에 따른 역기저 효과로 보인다.
다만 중동 산유국들의 대형 프로젝트를 2분기부터 본격적으로 따내면서 해외 수주 반등이 시작될 것이라는 게 업계 시각이다.
특히 2분기에 현대건설·현대엔지니어링 컨소시엄이 사우디 아미랄 프로젝트 수주가 유력시되고 있다. 현대건설 지분으로만 총 3조원 가량으로 파악된다. 이외에도 2분기에 네옴 항만 PJT 1과 ‘Spine Civil Box’ 터널 PJT 수주 기대감도 나온다.
신동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현대건설은 하반기에도 카타르 NFE LNG와 사우디 NEC 수의계약 등 대형 PJT들의 수주 발표가 예상된다"며 "이 중 일부만 수주하더라도 올해 별도기준 해외 수주 가이던스 5조7000억원을 충분히 상회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예상했다.
강경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북아프리카(MENA) 지역 첫 성과가 2분기부터 발생할 것"이라며 "네옴시티 더 라인 철도 관련 인프라 공사와 카타르 가스의 북부 가스전 확장 프로젝트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