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톡스 서울 본사 전경. (사진=메디톡스)
보툴리눔 톡신 개발업체 메디톡스가 영양주사제, 크림 등 일부 전문의약품(ETC)의 품목허가를 자진 취하했다. 올해 1분기 수익성이 떨어진 메디톡스가 하반기에 새롭게 선보이는 보툴리눔 톡신 제제 뉴럭스와 더마 코스메틱 브랜드 뉴라덤에 집중하겠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29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메디톡스는 지난 26일 자사 7개 주사제에 대해 자진 품목허가를 취소했다. 자진 취하 품목은 ▲메디톡스메가비타디주 ▲메디톡스징크아연주 ▲메디톡스셀레닉주 ▲메디톡스멀티미네주 ▲메디톡스메가비타씨주 ▲메디톡스티옥트산주 ▲메디톡스비타비원주 등이다. 모두 2020년 6~8월 품목허가 승인이 이뤄진 영양주사제 제품이다.
지난 2월 14일에는 뉴라킨크림5% 품목허가도 취하했다. 해당 의약품은 여드름 및 피부염 치료제로, 지난 2018년 2월 14일에 품목허가를 받은 뒤 5년 만에 자진 취하했다.
앞서 메디톡스는 지난 2020년 6월 주력제품인 메디톡신과 이노톡스, 코어톡스 등의 식약처 품목허가 취소 처분을 받았다. 해당 의약품들은 당시 2000억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하며 메디톡스 실적 점유율에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에 메디톡스는 매출 공백을 줄이기 위해 선택한 것이 영양주사제 등을 비롯한 케미컬 사업이었다.
일각에서는 무리한 사업 확장이 실적에 악영향을 미쳐 불필요한 사업을 정리하는 것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메디톡스는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에 비해 다소 떨어진 것으로 알고 있다”며 “여러 사업에 손을 대다 보니 가시적인 성과를 도출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2~3년 만에 허가 받은 의약품을 자진해서 취하하는 것은 부정적으로 보일 수밖에 없다”면서 “다양한 사업을 무리하게 확대하다 성과가 없으니 다시 접는 것은 한 기업의 특색이 흐려지는 것일 뿐”이라고 부연했다.
올해 1분기 메디톡스의 매출(연결기준)은 전년 동기 대비 7.3% 증가한 427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영업이익은 크게 감소했다. 1분기 영업이익은 1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7.7% 줄었다.
연내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비동물성 액상형 보툴리눔 톡신 제제 ‘MT10109L’의 품목허가를 신청하기 위해 생산설비를 구축과 대웅제약과 보툴리눔 톡신 균주·제조공정 도용에 관한 국내 소송 진행을 위한 일회성 수수료를 지급한 영향 때문이다.
■ 선택과 집중…메디톡스 “사업 재정비 일환”
메디톡스 측은 이번 품목허가 자진 취하와 관련해 ‘사업 재정비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메디톡스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계획이 변경됐다”면서 “사업 전략 재정비 차원에서 허가를 자진 취하했다”고 말했다.
메디톡스는 수익성을 끌어올리기 위해 메디톡신뿐만 아니라 더마 화장품 등에도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메디톡스는 지난 2021년 앨러간으로부터 기술반환 받은 비동물성 액상형 톡신 제제 MT10109L에 대한 임상3상 데이터 취합 및 데이터 분석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메디톡스는 연내 FDA에 MT10109L에 대한 허가신청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또 메디톡스 자회사 메디톡스코리아는 지난해 5월 식약처에 미간주름 개선을 적응증으로 뉴럭스의 품목허가를 신청했다. 이르면 오는 7~8월 신규 보툴리눔 톡신 제제 뉴럭스의 국내 허가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뉴럭스는 보툴리눔 톡신 균주 배양 과정에서 비동물성 배지를 사용했고 화학물질 처리 과정을 배제해 독소 단백질의 변성을 최소화해 안전성이 높아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메디톡스는 더마 화장품을 미래 먹거리로 삼고 있다. 지난해 7월 코스메틱 전문가인 김미성 이사를 영입하고 바이오뷰티사업부를 신설했다. 이어 뉴라덤의 대대적인 라인업 확장과 리뉴얼했다. 최근에는 뉴라덤은 동남아시아 지역 최대 규모의 온라인 쇼핑 플랫폼 쇼피와 세계 최대 온라인 쇼핑 플랫폼 아마존에 입점하는 성과를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