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이 20일 오후 서울 강남구 LH 서울지역본부에서 열린 LH 용역 전관카르텔 혁파 관련 긴급회의에 참석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철근누락 사태 후폭풍에 직면했다. 조직 쇄신 문제에 앞서 당장의 전관예우 용역업체와의 계약 취소와 함께 입주를 포기한 입주 예정자들의 사후 처리로 분주하다.
LH는 지하주차장 철근 누락 단지에서 입주 예정자의 계약해지 신청 건수를 지속적으로 파악해 일정 주기로 안내할 예정이라고 21일 밝혔다.
LH의 지하주차장 철근 누락 단지 20곳에 접수된 계약 해지 신청 건수는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17일까지 47건이다.
이달 말 입주를 앞두고 있는 '오산세교2 A6'에서 가장 많은 10건의 계약 해지 신청이 접수됐다. '인천가정2 A1'과 '평택소사벌 A7'에서도 각각 6건의 계약 해지 신청이 확인됐다. 또 '공주월송 A4'와 '남양뉴타운 B10'에서도 각각 5가구가 계약 해지를 신청했다.
LH는 철근 누락 단지에서 접수된 계약해지 신청 건수에 대해서는 위약금을 받지 않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LH 관계자는 "해지 위약금은 입주민들의 과실이 아닌 만큼 면제하는 방안으로 내부에서 논의되고 있다"며 "이미 보증금을 납부한 세대에는 지연이자율 등을 계산해서 이자도 지급하는 쪽으로도 이야기가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LH는 '전관예우 카르텔' 논란을 끊기 위해 퇴직자 재취업 전관업체와의 648억원 규모 설계·감리 용역 계약 해지에도 나섰다. 이와 함께 전관업체가 용역에 아예 참여할 수 없도록 배제하는 방안 검토에 나섰다.
현재 입찰 공고와 심사 절차를 진행 중인 설계·감리 용역 23건도 용역 절차를 전면 중단한다. 설계 11건(318억 원), 감리 12건(574억 원) 등 892억원 규모다.
LH는 계약을 취소한 용역과 향후 발주할 용역에 대해서는 계약·심사 관련 내규를 개정해 전관 업체 입찰을 배제한 뒤 추진할 계획이다. 이에 따른 공공분양 물량 공급 차질 우려과 관련해서는 미뤘던 사업을 당기는 방식으로 해소한다.
LH 내부에서는 추가적인 전관업체 계약이 파악될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보고 있다.
LH 관계자는 "현재 용역 절차가 전면 중단됐고 기존 설계 감리 용역 계약 해지 부분은 관계 법령을 따져봐야겠지만 전관업체의 숫자 변동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