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근 부영그룹 창업주. (사진=부영그룹) '임대주택 신화'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이 돌아왔다.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지 3년만이다. 이 회장이 자리를 비운 사이 회사도 업계도 위기에 봉착했다. 그는 위기를 넘어야하는 구원투수의 책임을 맡게됐다. 여기에 그룹의 미래 먹거리를 준비해야하는 과제도 떠안았다. 올해로 창립 40주년을 맞은 부영그룹이 이중근 회장의 경영 복귀와 함께 재도약에 나선다. 지난 1983년 이 회장이 40대 초반의 나이로 설립한 삼진엔지니어링을 전신으로 부영그룹이 만들어졌다. 부영그룹은 40년새 재계 순위 20위권으로 성장했다. 부영그룹의 성장에는 이 회장의 승부수가 있었다. 이 회장은 1993년 사명을 부영으로 변경한 뒤 1994년 임대 사업자로 나섰다. 민간 건설사가 기피하는 민간임대주택 사업에 집중하면서 주거 사다리 만들기 역할을 자처했다. 지금의 '사랑으로'라는 브랜드도 이때 탄생했다. 임대주택사업 진출 배경은 이 회장의 경영 철학이자 인생 철학인 '세발자전거론'으로 압축된다. 세발자전거처럼 빠르진 않지만 넘어지지 않고 안정적으로 기업을 운영하겠다는 의미다. 부영그룹은 이 회장의 혜안으로 임대 수익을 통해 장기간 안정적인 성장을 이어왔다. '집은 소유가 아니라 거주 대상'이라는 이 회장의 철학 속에 서민 주거 안정 기여 역할을 수행하는 기업으로도 부각됐다. 부영이 올해 임대 공급에 나선 태백 포레스트 애시앙 전경. (사진=부영그룹) 이 회장은 임대사업 이후의 다음 사업 구상에 돌입했다. 주택 임대업을 통해 축적한 현금성 자산을 바탕으로 개발사업과 레저사업에 뛰어들었다. 골프장 및 리조트, 빌딩 임차업으로 사업을 뻗어나갔다. 이 과정에서 서울 알짜배기로 꼽히는 성동구 뚝섬4구역을 2009년 3700억원에 매입했고 이어 2012년 서울 중구 삼환기업 소공동 호텔부지를 1721억원에 사들였다. 포스코이앤씨(前 포스코건설) 송도사옥과 삼성생명 본관 등 수천억원의 비용을 투입해 빌딩도 매입했다. 그러나 이 회장이 수백억원대 횡령·배임 혐의로 2020년 8월 징역 2년 6개월 형을 확정받으면서 사업 추진에 차질이 생겼다. 이 회장의 확고한 1인 지배체제에서 진행되던 사업들이었으므로 경영 공백이 불가피했다. 부영그룹의 실적도 내리막길을 걸었다. 지난해 그룹 주력사인 부영주택은 1615억원의 영업손실을 냈고 올해 발표한 시공능력평가 순위는 35위에서 93위까지 추락했다. 부영그룹의 실적을 책임지던 임대주택 분양수익은 지난 2021년 1조4920억원이었으나 이듬해에는 4130억원에 그쳤다. 한 때 2조원이 넘는 수익을 내는 등 캐시카우로 통했으나 최근 급격한 수익 감소를 겪고 있다. 주력 계열사의 실적 악화로 부영그룹의 지난해 매출은 662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2% 감소했으며 1424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면서 적자전환했다. 부영그룹이 2016년 인수한 오투리조트골프장. (사진=부영그룹) 경영 일선에 복귀한 이중근 회장 앞에 놓여진 숙제가 만만치 않은 셈이다. 금리와 원자잿값 인상 등 대외 환경도 녹록지 않다. 이 회장도 이를 의식하듯 전날 취임식에서 "대내외적인 경제적 어려움 속에 신속하고 치밀한 의사결정이 어느 때보다 중요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우선적으로 부영그룹의 개발사업과 리조트 사업 등 새 먹거리 발굴에 밑그림을 마저 완성하는데 집중할 전망이다. 지난해 말까지 부영그룹이 보유한 토지자산 가치는 2조9731억원 가량으로 평가된다. 건물자산도 1조3096억원에 달한다. 풍부한 유동자산도 개발사업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평가 받는다. 특히 골프장 및 리조트 사업과 호텔 사업 등은 성장세다. 지난해 골프장 및 리조트 운영 매출은 99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7% 늘었다. 호텔 사업 매출도 21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28.4%가 증가했다. 부영 측은 이 회장의 경영 복귀로 그동안 미진한 사업들이 새 활력 속에 진행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부영 관계자는 "부영이 그동안 임대주택 외에 추진하고 있던 리조트를 비롯해 다양한 사업에서 탄력이 붙을 것"이라며 "구체적인 계획 등은 아직은 말하기 어려운 단계"라고 설명했다. 이 회장의 또다른 과업은 사회공헌이다. 과거부터 그룹의 사회공헌 활동을 장려했던 터다. 그룹이 지금까지 기부한 금액으로만 따져도 1조원 안팎이며 개인적으로도 2650억원의 기부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장은 경영 복귀와 함께 "책임있는 윤리경영을 실천해 국민들의 기대에 보답해야 할 것"이라며 지속적인 사회공헌 활동을 암시했다.

[CEO열전] 이중근 부영 회장, 구원투수 등판…임대주택 다음 그림 그린다

3년 경영 공백 중 악화된 실적과 업황..."신속하고 치밀한 의사결정 중요"
풍부한 유동자산 개발사업 박차...사회공헌활동 계속할 예정

정지수 기자 승인 2023.08.31 16:42 의견 0
이중근 부영그룹 창업주. (사진=부영그룹)

'임대주택 신화'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이 돌아왔다.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지 3년만이다. 이 회장이 자리를 비운 사이 회사도 업계도 위기에 봉착했다. 그는 위기를 넘어야하는 구원투수의 책임을 맡게됐다. 여기에 그룹의 미래 먹거리를 준비해야하는 과제도 떠안았다.

올해로 창립 40주년을 맞은 부영그룹이 이중근 회장의 경영 복귀와 함께 재도약에 나선다. 지난 1983년 이 회장이 40대 초반의 나이로 설립한 삼진엔지니어링을 전신으로 부영그룹이 만들어졌다. 부영그룹은 40년새 재계 순위 20위권으로 성장했다.

부영그룹의 성장에는 이 회장의 승부수가 있었다. 이 회장은 1993년 사명을 부영으로 변경한 뒤 1994년 임대 사업자로 나섰다. 민간 건설사가 기피하는 민간임대주택 사업에 집중하면서 주거 사다리 만들기 역할을 자처했다. 지금의 '사랑으로'라는 브랜드도 이때 탄생했다.

임대주택사업 진출 배경은 이 회장의 경영 철학이자 인생 철학인 '세발자전거론'으로 압축된다. 세발자전거처럼 빠르진 않지만 넘어지지 않고 안정적으로 기업을 운영하겠다는 의미다. 부영그룹은 이 회장의 혜안으로 임대 수익을 통해 장기간 안정적인 성장을 이어왔다. '집은 소유가 아니라 거주 대상'이라는 이 회장의 철학 속에 서민 주거 안정 기여 역할을 수행하는 기업으로도 부각됐다.

부영이 올해 임대 공급에 나선 태백 포레스트 애시앙 전경. (사진=부영그룹)

이 회장은 임대사업 이후의 다음 사업 구상에 돌입했다. 주택 임대업을 통해 축적한 현금성 자산을 바탕으로 개발사업과 레저사업에 뛰어들었다. 골프장 및 리조트, 빌딩 임차업으로 사업을 뻗어나갔다. 이 과정에서 서울 알짜배기로 꼽히는 성동구 뚝섬4구역을 2009년 3700억원에 매입했고 이어 2012년 서울 중구 삼환기업 소공동 호텔부지를 1721억원에 사들였다. 포스코이앤씨(前 포스코건설) 송도사옥과 삼성생명 본관 등 수천억원의 비용을 투입해 빌딩도 매입했다.

그러나 이 회장이 수백억원대 횡령·배임 혐의로 2020년 8월 징역 2년 6개월 형을 확정받으면서 사업 추진에 차질이 생겼다. 이 회장의 확고한 1인 지배체제에서 진행되던 사업들이었으므로 경영 공백이 불가피했다.

부영그룹의 실적도 내리막길을 걸었다. 지난해 그룹 주력사인 부영주택은 1615억원의 영업손실을 냈고 올해 발표한 시공능력평가 순위는 35위에서 93위까지 추락했다. 부영그룹의 실적을 책임지던 임대주택 분양수익은 지난 2021년 1조4920억원이었으나 이듬해에는 4130억원에 그쳤다. 한 때 2조원이 넘는 수익을 내는 등 캐시카우로 통했으나 최근 급격한 수익 감소를 겪고 있다. 주력 계열사의 실적 악화로 부영그룹의 지난해 매출은 662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2% 감소했으며 1424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면서 적자전환했다.

부영그룹이 2016년 인수한 오투리조트골프장. (사진=부영그룹)

경영 일선에 복귀한 이중근 회장 앞에 놓여진 숙제가 만만치 않은 셈이다. 금리와 원자잿값 인상 등 대외 환경도 녹록지 않다.

이 회장도 이를 의식하듯 전날 취임식에서 "대내외적인 경제적 어려움 속에 신속하고 치밀한 의사결정이 어느 때보다 중요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우선적으로 부영그룹의 개발사업과 리조트 사업 등 새 먹거리 발굴에 밑그림을 마저 완성하는데 집중할 전망이다. 지난해 말까지 부영그룹이 보유한 토지자산 가치는 2조9731억원 가량으로 평가된다. 건물자산도 1조3096억원에 달한다. 풍부한 유동자산도 개발사업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평가 받는다.

특히 골프장 및 리조트 사업과 호텔 사업 등은 성장세다. 지난해 골프장 및 리조트 운영 매출은 99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7% 늘었다. 호텔 사업 매출도 21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28.4%가 증가했다.

부영 측은 이 회장의 경영 복귀로 그동안 미진한 사업들이 새 활력 속에 진행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부영 관계자는 "부영이 그동안 임대주택 외에 추진하고 있던 리조트를 비롯해 다양한 사업에서 탄력이 붙을 것"이라며 "구체적인 계획 등은 아직은 말하기 어려운 단계"라고 설명했다.

이 회장의 또다른 과업은 사회공헌이다. 과거부터 그룹의 사회공헌 활동을 장려했던 터다. 그룹이 지금까지 기부한 금액으로만 따져도 1조원 안팎이며 개인적으로도 2650억원의 기부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장은 경영 복귀와 함께 "책임있는 윤리경영을 실천해 국민들의 기대에 보답해야 할 것"이라며 지속적인 사회공헌 활동을 암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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