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서구 한 건물 자전거 거치대에 방치된 따릉이. 단말기를 뗀 것으로 보아 도난된 따릉이인 것으로 보인다. 사진=뷰어스DB 취미활동은 물론, 출퇴근길을 공유자전거로 하는 직장인들도 많다. 주로 지하철역 출입구나 버스정류장 등에 배치되어 출퇴근이나 등하교, 관광을 하는 시민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곳곳에 따릉이가 줄지어 서있다. 시민들이 가장 공감하는 정책순위로 2017년과 2018년 연속 1위에 선정될 만큼, 이제 따릉이는 서울시민의 삶에서 뗄 수 없는 친환경 생활교통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2015년 자전거 2000대, 대여소 160개소 규모로 시작한 따릉이는 본격 운영 10개월 만인 2016년 7월 회원수 10만 명을 돌파했다. 2019 국감 설명 자료에 따르면 올해 8월말 공유자전거는 2만5000대이며, 누적회원수는 159만 명이다. 대여건수는 총 2900만 건을 기록했다. 이는 시민 1인당 약 3회를 이용한 셈이다.  ◇ 이용자 증가한 만큼 쌓여가는 ‘적자’  이용자들은 늘어나고 있지만, 잦은 고장과 큰 폭의 운영확대로 인한 적자는 상상을 초월한다. 지난 4년 동안 15만 6000여건의 고장이 발생했고, 서울시는 올해에만 유지보수비로 8월 말 기준 52억 원의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서울시는 “운영 5년차 접어들어 운영규모 확대로 운영비가 증가한 것은 사실이나, 시민 1회 이용 횟수당 투입비가 매년 줄고 있고 요금수입도 매년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는 등 운영효율성 지표가 개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운영비 절감을 위해 정비부품 표준화와 자전거의 내구성을 높여 수리비를 낮추고 있으며, 아울러 고장률이 낮은 QR단말기로 연차적 교체, 근본적으로 운영비를 줄여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서울시는 2020년까지 운영대수 4만대 목표가 달성되면 추가구축에 따른 시설 투입비용이 줄어들고, 따릉이 이용증가 추세에 따른 요금수입도 늘어나 현재의 운영수지 적자폭이 대폭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진=뷰어스DB ◇ 나이 든 따릉이, ‘잔 고장’ 계속되는데... 연식이 들어가면서 잔고장이 심한 자전거에는 다른 이유도 있었다. 자전거의 내구성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고장이 나지 않는 환경을 마련하는 게 급선무다. 아무리 좋은 자전거를 가져다 놓아도 관리 소홀로 인한 고장을 막기는 쉽지 않다.  고장신고 등이 접수되면 관계처는 이에 대한 수리를 실시한다. 하지만 여전히 고장이 난 자전거는 버젓이 비치되어 있다. 자전거 고장의 가장 큰 문제로는 ‘지붕 없는 대여소’를 꼽을 수 있다. 자전거를 보호할 수 있는 최소한의 장치도 없는 것이 현실이다. 비나 눈, 바람 등의 악천후에 자전거가 고스란히 노출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렇다 보니 멀쩡한 자전거를 고르는 일은 ‘랜덤’에 가깝다. 실제로 따릉이를 이용하면서 ‘불량’인 자전거를 타게 되는 일이 허다하다. 고정되어야 할 안장이 계속해서 움직인다거나, 페달이 풀려 가까운 거치대까지 무거운 자전거를 끌고 걷는 일도 발생한다.  사진=뷰어스DB ◇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고...갈 곳 잃은 자전거  주행환경도 문제다. 자전거를 타면서 안전의 위협을 느껴야 하는 곳이 바로 서울의 도심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서울시의 자전거 도로는 총 916km에 달했다. 5년 전인 2013년 총 자전거 도로가 707km였던 것에 비해 200km 이상 늘는데, 주행 환경에 대한 불만은 계속되고 있다.  도로교통법상 자전거는 차로 분류되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자전거 전용도로나 차도를 이용해야 한다. 하지만 도심의 대부분 지역에는 자전거 도로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곳이 많다. 심지어 자전거도로를 자전거가 이용하지 못하는 아이러니한 상황도 발생했다. 이는 상습적으로 침범하거나 주차된 차량들 때문이다.  자전거가 교통수단의 40%를 넘는 네덜란드에는 자전거만 누리는 특권으로 일방통행로에서도 ‘역주행’이 허용되며, 교차로에서 신호가 바뀌면 자동차보다 먼저 가는 것이 허용된다. 이처럼 우리나라도 자동차·자전거·보행자 간의 책임 소재가 분명하도록 자전거 관련 법률을 개선하는 것이 요구된다. 또 네덜란드는 1970년대부터 300여억 원의 예산으로 자전거 전용 다리와 지하도를 건설한 결과 국민 1.3명당 한 대의 자전거를 보유하고 있다.  자치구와 경찰은 교통체증을 수반할 자전거 도로 확충을 탐탁지 않아 하지만, 단기적으로 기존 차도를 줄이는 ‘도로 다이어트’를 통해 전용도로의 확장이 필요하다. 장기적으로는 자전거 전용도로를 의무화해야 비로소 ‘자전거 타기 좋은 도시’라는 목표에 걸맞은 서울시가 될 것으로 보인다.

[View 기획┃따릉이로 달리는 서울②] 이용자 늘어나는데, 관리는 뒷전?

박정선 기자 승인 2019.10.24 09:37 의견 0
서울 강서구 한 건물 자전거 거치대에 방치된 따릉이. 단말기를 뗀 것으로 보아 도난된 따릉이인 것으로 보인다. 사진=뷰어스DB

취미활동은 물론, 출퇴근길을 공유자전거로 하는 직장인들도 많다. 주로 지하철역 출입구나 버스정류장 등에 배치되어 출퇴근이나 등하교, 관광을 하는 시민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곳곳에 따릉이가 줄지어 서있다. 시민들이 가장 공감하는 정책순위로 2017년과 2018년 연속 1위에 선정될 만큼, 이제 따릉이는 서울시민의 삶에서 뗄 수 없는 친환경 생활교통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2015년 자전거 2000대, 대여소 160개소 규모로 시작한 따릉이는 본격 운영 10개월 만인 2016년 7월 회원수 10만 명을 돌파했다. 2019 국감 설명 자료에 따르면 올해 8월말 공유자전거는 2만5000대이며, 누적회원수는 159만 명이다. 대여건수는 총 2900만 건을 기록했다. 이는 시민 1인당 약 3회를 이용한 셈이다. 

◇ 이용자 증가한 만큼 쌓여가는 ‘적자’ 

이용자들은 늘어나고 있지만, 잦은 고장과 큰 폭의 운영확대로 인한 적자는 상상을 초월한다. 지난 4년 동안 15만 6000여건의 고장이 발생했고, 서울시는 올해에만 유지보수비로 8월 말 기준 52억 원의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서울시는 “운영 5년차 접어들어 운영규모 확대로 운영비가 증가한 것은 사실이나, 시민 1회 이용 횟수당 투입비가 매년 줄고 있고 요금수입도 매년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는 등 운영효율성 지표가 개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운영비 절감을 위해 정비부품 표준화와 자전거의 내구성을 높여 수리비를 낮추고 있으며, 아울러 고장률이 낮은 QR단말기로 연차적 교체, 근본적으로 운영비를 줄여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서울시는 2020년까지 운영대수 4만대 목표가 달성되면 추가구축에 따른 시설 투입비용이 줄어들고, 따릉이 이용증가 추세에 따른 요금수입도 늘어나 현재의 운영수지 적자폭이 대폭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진=뷰어스DB

◇ 나이 든 따릉이, ‘잔 고장’ 계속되는데...

연식이 들어가면서 잔고장이 심한 자전거에는 다른 이유도 있었다. 자전거의 내구성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고장이 나지 않는 환경을 마련하는 게 급선무다. 아무리 좋은 자전거를 가져다 놓아도 관리 소홀로 인한 고장을 막기는 쉽지 않다. 

고장신고 등이 접수되면 관계처는 이에 대한 수리를 실시한다. 하지만 여전히 고장이 난 자전거는 버젓이 비치되어 있다. 자전거 고장의 가장 큰 문제로는 ‘지붕 없는 대여소’를 꼽을 수 있다. 자전거를 보호할 수 있는 최소한의 장치도 없는 것이 현실이다. 비나 눈, 바람 등의 악천후에 자전거가 고스란히 노출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렇다 보니 멀쩡한 자전거를 고르는 일은 ‘랜덤’에 가깝다. 실제로 따릉이를 이용하면서 ‘불량’인 자전거를 타게 되는 일이 허다하다. 고정되어야 할 안장이 계속해서 움직인다거나, 페달이 풀려 가까운 거치대까지 무거운 자전거를 끌고 걷는 일도 발생한다. 

사진=뷰어스DB

◇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고...갈 곳 잃은 자전거 

주행환경도 문제다. 자전거를 타면서 안전의 위협을 느껴야 하는 곳이 바로 서울의 도심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서울시의 자전거 도로는 총 916km에 달했다. 5년 전인 2013년 총 자전거 도로가 707km였던 것에 비해 200km 이상 늘는데, 주행 환경에 대한 불만은 계속되고 있다. 

도로교통법상 자전거는 차로 분류되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자전거 전용도로나 차도를 이용해야 한다. 하지만 도심의 대부분 지역에는 자전거 도로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곳이 많다. 심지어 자전거도로를 자전거가 이용하지 못하는 아이러니한 상황도 발생했다. 이는 상습적으로 침범하거나 주차된 차량들 때문이다. 

자전거가 교통수단의 40%를 넘는 네덜란드에는 자전거만 누리는 특권으로 일방통행로에서도 ‘역주행’이 허용되며, 교차로에서 신호가 바뀌면 자동차보다 먼저 가는 것이 허용된다. 이처럼 우리나라도 자동차·자전거·보행자 간의 책임 소재가 분명하도록 자전거 관련 법률을 개선하는 것이 요구된다.

또 네덜란드는 1970년대부터 300여억 원의 예산으로 자전거 전용 다리와 지하도를 건설한 결과 국민 1.3명당 한 대의 자전거를 보유하고 있다. 

자치구와 경찰은 교통체증을 수반할 자전거 도로 확충을 탐탁지 않아 하지만, 단기적으로 기존 차도를 줄이는 ‘도로 다이어트’를 통해 전용도로의 확장이 필요하다. 장기적으로는 자전거 전용도로를 의무화해야 비로소 ‘자전거 타기 좋은 도시’라는 목표에 걸맞은 서울시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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