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금융감독원. 숫자만 놓고보면 아쉬운 성적표다. 뷰티업계 양대산맥인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이 중국 경기 둔화에 따른 실적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서다. 지난해 중국의 제로코로나 등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받은 것이 올해도 이어지는 모습이다. 다만 세부적인 성과를 살피면, 아모레퍼시픽은 '탈(脫)중국', LG생활건강은 '체질 개선' 과정이 한창임을 확인한 3분기였다. 뷰티업계는 아직 불황의 긴 터널을 지나고 있지만, 재도약을 향한 상승세로의 전환 역시 머지 않은 것으로 관측된다.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은 올해 3분기 나란히 부진한 성적표를 내놨다. 우선 이 기간 아모레퍼시픽 매출은 전년동기보다 5.1% 하락한 8888억원, 영업이익 8.2% 감소한 173억을 기록했다. 주력 계열사의 부진은 그룹에도 영향을 미쳤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3분기 9633억원의 매출과 28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면서, 전년 동기보다 각각 5.7%, 12.7% 감소했다. 앞서 실적을 발표한 LG생활건강 역시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6.6% 감소한 1조7462억원, 영업이익은 32.4% 감소한 1285억원을 보였다. ◆쓰디 쓴 中 빈자리…화장품사업 실적 '털썩' 양사 실적을 끌어내린 원인은 화장품사업에 있다. 아모레퍼시픽의 경우 국내사업은 면세 및 글로벌 e커머스 채널에서 매출이 하락하며 전년 동기 대비 7.5% 감소한 5432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화장품 부문 영업이익 감소와 데일리 뷰티 부문 적자 전환으로 인해 전체 국내 영업이익은 무려 34.5% 고꾸라졌는데, 이중 23.4%는 화장품사업 부분의 영업이익 감소였다. 해외사업 역시 중국 매출 비중이 약 50% 차지하는 아시아지역 매출이 13% 하락하면서 전체 매출이 전년보다 4% 감소한 3177억원을 기록했다. 화장품사업부문의 타격은 LG생활건강도 마찬가지였다. LG생활건강 뷰티사업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15.1% 감소한 6702억원, 영업이익은 88.2% 감소한 80억원을 기록했다. 중국의 경기 침체가 지속되며 주요 채널의 매출이 감소했고, 국내 내수 채널은 성장이 지속됐다. 소비 심리 위축 영향 등으로 면세 및 중국 매출이 두 자릿수 감소했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반면, 생활용품(HDB, Home Care&Daily Beauty)사업은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2.9%, 16.8% 하락하고, 음료(Refreshment)사업은 2.4%, 11.3% 상승했다. 그러나 양사의 이번 실적에서 눈여겨 볼 점은 따로 있다. 바로 재건의 움직임이다. 올해부터 '탈중국' 속도를 냈던 아모레퍼시픽은 올해 3분기 미주, EMEA(유럽, 중동 등), 일본과 같은 다양한 해외 시장에서 매출이 성장하는 결과를 내놨다. 세부적으로는 35%의 매출 성장을 이뤄낸 미주에서 '6세대 윤조에센스'를 출시한 설화수와 MBS 채널 접점을 확대한 이니스프리 등 핵심 브랜드가 성장을 견인했다. 특히 라네즈의 경우 멕시코 세포라에 론칭하며 중남미 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하기도 했다. EMEA 지역에서도 '워터뱅크' 캠페인을 진행하며 인지도를 높인 라네즈를 중심으로 매출이 41%나 증가했다. 이밖에 일본에서도 라네즈와 이니스프리의 매출이 확대되고 헤라와 에스트라 등 새로운 브랜드가 출시되며 현지화 기준 전체 매출이 30% 이상 성장했다. ◆아직은 불황 터널 속…끝 머지 않았다 출처=아모레퍼시픽그룹 3분기 IR자료. 덕분에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3분기 90억원 마이너스였던 해외사업 영업적자를 83억원으로 축소시키는 데 성공했다. 특히 미주와 EMEA 지역에서의 마케팅 비용 증가에도 불구하고 아시아 지역에서 적자폭이 줄어들며 전체적으로 영업 적자가 축소됐다. 중국을 대체할 시장으로 북미를 낙점한 아모레퍼시픽의 글로벌 사업지형 재편 작업도 고무적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이날 코스알엑스(COSRX)의 지분을 추가 인수하며 글로벌 시장에서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했다. 이번 추가 지분 인수로 코스알엑스는 아모레퍼시픽의 자회사로 편입된다. 코스알엑스는 북미, 동남아, 유럽, 일본 등 140여개 국가에 진출, 해외 매출이 전체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2018년부터 진출한 아마존에서 '어드벤스드 스네일 96 뮤신 파워 에센스'와 같은 주요 제품이 뷰티&퍼스널 케어 부문 톱 베스트셀러를 차지하는 등 북미 시장에서 특히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앞서 실적을 발표한 LG생활건강 역시 두자릿수로 영업이익이 감소한 배경에는 구조조정이 있었다. LG생활건강은 올해 상반기부터 이정애 대표 주도로 비수익성 사업을 정리하는 '고강도 체질개선' 작업이 한창이다. 이로 인해 국내 가맹점 사업 종료 및 북미 사업 관련 구조조정 진행 등의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32.4% 감소했다. 다만 LG생활건강의 수익성 개선은 당분간 '멈춤' 상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4분기 ▲중국 마케팅 투자 확대 ▲'숨37°'와 '오휘'의 리브랜딩 및 중국 오프라인 매장 정리 ▲캐나다 오프라인 구조조정 등이 예정되면서 관련 비용 지출이 예고되어 있어서다. 특히 매출 기여도가 높은 '브랜드 후'의 중국시장 리브랜딩 작업은 향후 2년간 지속될 계획이다. 동시에 LG생활건강은 아모레퍼시픽과 같이 탈중국 작업도 하고 있다. 이 일환으로 지난 9월 실시된 것이 색조브랜드 'hince(힌스)'를 보유한 비바웨이브(지분 75%, 425억원) 인수다. 오는 11월 인수가 완료되는 힌스는 국내 및 세계 3위 규모인 일본 뷰티 시장에서 높은 인지도를 보유한 브랜드로, LG생활건강은 국내 MZ세대 사이에서 탄탄한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힌스를 통해 국내 MZ고객을 선점해 향후 스킨케어 등 중고가 화장품 영업으로 사업을 확장하겠단 각오다.

[전지현의 유통파일] 깊어진 '뷰티공룡의 주름살', 화장발 받는 봄날은 온다

3분기 실적부진했지만…아모레퍼시픽 '탈중국'vsLG생건 '체질개선' 한창

전지현 기자 승인 2023.10.31 19:05 | 최종 수정 2023.10.31 19:09 의견 0
출처=금융감독원.

숫자만 놓고보면 아쉬운 성적표다. 뷰티업계 양대산맥인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이 중국 경기 둔화에 따른 실적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서다. 지난해 중국의 제로코로나 등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받은 것이 올해도 이어지는 모습이다. 다만 세부적인 성과를 살피면, 아모레퍼시픽은 '탈(脫)중국', LG생활건강은 '체질 개선' 과정이 한창임을 확인한 3분기였다. 뷰티업계는 아직 불황의 긴 터널을 지나고 있지만, 재도약을 향한 상승세로의 전환 역시 머지 않은 것으로 관측된다.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은 올해 3분기 나란히 부진한 성적표를 내놨다. 우선 이 기간 아모레퍼시픽 매출은 전년동기보다 5.1% 하락한 8888억원, 영업이익 8.2% 감소한 173억을 기록했다. 주력 계열사의 부진은 그룹에도 영향을 미쳤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3분기 9633억원의 매출과 28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면서, 전년 동기보다 각각 5.7%, 12.7% 감소했다. 앞서 실적을 발표한 LG생활건강 역시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6.6% 감소한 1조7462억원, 영업이익은 32.4% 감소한 1285억원을 보였다.

◆쓰디 쓴 中 빈자리…화장품사업 실적 '털썩'

양사 실적을 끌어내린 원인은 화장품사업에 있다. 아모레퍼시픽의 경우 국내사업은 면세 및 글로벌 e커머스 채널에서 매출이 하락하며 전년 동기 대비 7.5% 감소한 5432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화장품 부문 영업이익 감소와 데일리 뷰티 부문 적자 전환으로 인해 전체 국내 영업이익은 무려 34.5% 고꾸라졌는데, 이중 23.4%는 화장품사업 부분의 영업이익 감소였다. 해외사업 역시 중국 매출 비중이 약 50% 차지하는 아시아지역 매출이 13% 하락하면서 전체 매출이 전년보다 4% 감소한 3177억원을 기록했다.

화장품사업부문의 타격은 LG생활건강도 마찬가지였다. LG생활건강 뷰티사업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15.1% 감소한 6702억원, 영업이익은 88.2% 감소한 80억원을 기록했다. 중국의 경기 침체가 지속되며 주요 채널의 매출이 감소했고, 국내 내수 채널은 성장이 지속됐다. 소비 심리 위축 영향 등으로 면세 및 중국 매출이 두 자릿수 감소했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반면, 생활용품(HDB, Home Care&Daily Beauty)사업은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2.9%, 16.8% 하락하고, 음료(Refreshment)사업은 2.4%, 11.3% 상승했다.

그러나 양사의 이번 실적에서 눈여겨 볼 점은 따로 있다. 바로 재건의 움직임이다. 올해부터 '탈중국' 속도를 냈던 아모레퍼시픽은 올해 3분기 미주, EMEA(유럽, 중동 등), 일본과 같은 다양한 해외 시장에서 매출이 성장하는 결과를 내놨다. 세부적으로는 35%의 매출 성장을 이뤄낸 미주에서 '6세대 윤조에센스'를 출시한 설화수와 MBS 채널 접점을 확대한 이니스프리 등 핵심 브랜드가 성장을 견인했다.

특히 라네즈의 경우 멕시코 세포라에 론칭하며 중남미 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하기도 했다. EMEA 지역에서도 '워터뱅크' 캠페인을 진행하며 인지도를 높인 라네즈를 중심으로 매출이 41%나 증가했다. 이밖에 일본에서도 라네즈와 이니스프리의 매출이 확대되고 헤라와 에스트라 등 새로운 브랜드가 출시되며 현지화 기준 전체 매출이 30% 이상 성장했다.

◆아직은 불황 터널 속…끝 머지 않았다

출처=아모레퍼시픽그룹 3분기 IR자료.

덕분에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3분기 90억원 마이너스였던 해외사업 영업적자를 83억원으로 축소시키는 데 성공했다. 특히 미주와 EMEA 지역에서의 마케팅 비용 증가에도 불구하고 아시아 지역에서 적자폭이 줄어들며 전체적으로 영업 적자가 축소됐다.

중국을 대체할 시장으로 북미를 낙점한 아모레퍼시픽의 글로벌 사업지형 재편 작업도 고무적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이날 코스알엑스(COSRX)의 지분을 추가 인수하며 글로벌 시장에서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했다. 이번 추가 지분 인수로 코스알엑스는 아모레퍼시픽의 자회사로 편입된다. 코스알엑스는 북미, 동남아, 유럽, 일본 등 140여개 국가에 진출, 해외 매출이 전체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2018년부터 진출한 아마존에서 '어드벤스드 스네일 96 뮤신 파워 에센스'와 같은 주요 제품이 뷰티&퍼스널 케어 부문 톱 베스트셀러를 차지하는 등 북미 시장에서 특히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앞서 실적을 발표한 LG생활건강 역시 두자릿수로 영업이익이 감소한 배경에는 구조조정이 있었다. LG생활건강은 올해 상반기부터 이정애 대표 주도로 비수익성 사업을 정리하는 '고강도 체질개선' 작업이 한창이다. 이로 인해 국내 가맹점 사업 종료 및 북미 사업 관련 구조조정 진행 등의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32.4% 감소했다.

다만 LG생활건강의 수익성 개선은 당분간 '멈춤' 상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4분기 ▲중국 마케팅 투자 확대 ▲'숨37°'와 '오휘'의 리브랜딩 및 중국 오프라인 매장 정리 ▲캐나다 오프라인 구조조정 등이 예정되면서 관련 비용 지출이 예고되어 있어서다. 특히 매출 기여도가 높은 '브랜드 후'의 중국시장 리브랜딩 작업은 향후 2년간 지속될 계획이다.

동시에 LG생활건강은 아모레퍼시픽과 같이 탈중국 작업도 하고 있다. 이 일환으로 지난 9월 실시된 것이 색조브랜드 'hince(힌스)'를 보유한 비바웨이브(지분 75%, 425억원) 인수다. 오는 11월 인수가 완료되는 힌스는 국내 및 세계 3위 규모인 일본 뷰티 시장에서 높은 인지도를 보유한 브랜드로, LG생활건강은 국내 MZ세대 사이에서 탄탄한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힌스를 통해 국내 MZ고객을 선점해 향후 스킨케어 등 중고가 화장품 영업으로 사업을 확장하겠단 각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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