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 매각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이달 23일 본입찰을 앞두고 있다. HMM 컨테이너선 (사진=HMM) 국내 최대 국적선사 HMM 매각 본입찰(23일)이 2주 남았다. 업계에서는 입찰후보로 나선 중견기업들의 자금력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유찰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이러한 가운데 인수후보 기업들은 의지를 내비치고, 자금 마련에 분주하다. 반면 HMM 노조는 인수후보들에 대한 반대를 공개적으로 표명했다. ■ 몸집커진 HMM…중견그룹 후보들 인수 의문에 유찰 가능성 목소리도 9일 산업은행(산은)과 해양진흥공사(해진공) 등에 따르면 HMM은 인수 후보자인 동원, 하림, LX그룹이 지난달 6일부터 전날(8일)까지 실사작업을 마무리했다. 본입찰은 2주 후인 23일에 실시된다. 앞서 산은과 해진공은 지난 7월20일 HMM 매각 공고를 내면서 매각에 돌입했다. 지난 2016년 8월 현대그룹에서 분리된 현대상선(현 HMM)은 산은이 최대주주로 나서면서 7년 만에 매각 절차를 진행 중이다. 그간 HMM은 코로나19 물류 특수로 인해 세계 8위의 글로벌 선사로 성장했다. 그러면서 매각가는 최대 3조~6조원이 언급될 정도로 소위 몸집이 커졌다. 인수에 나선 후보자들은 대기업이 아닌 중견그룹이다. 이 때문에 매각 후에 제대로 HMM을 품을 수 없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최근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산은은 유찰 가능성도 내비쳤다.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강석훈 산은 회장은 HMM 매각 관련 ”적합한 회사(인수기업)가 없다고 판단하면 유찰도 당연하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유찰 가능성도 제기됐다. 다만 산은은 강 회장의 발언 직후 “유찰 가능성이나 타 기업의 인수 가능성 등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진화에 나섰다. ■ HMM 노조 “인수예비기업 3곳 자금력 부족…사모펀드 등 외부 의존 우려” HMM 내부에서는 중견그룹이 인수하는 것에 부정적인 분위기다. HMM 노동조합은 이날 오전 11시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인수예비기업 3곳은 인수를 위한 자금 조달 능력이 부족하다”며 “사모펀드 등 외부 자금의 차입에 의존하면서 자본수익 회수에만 몰두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사무직의 육상노조와 선원 등의 해상노조가 모두 참여했다. 전정근 HMM 해원연합노조위원장은 “(산은이) 이렇게까지 매각을 서둘러서 하는 이유가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며 “인수 후보군의 자금 조달이 의심스러운 상황에서 매각이 과연 국가발전에 도움이 되는지 심각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해운산업이 망가지지 않도록 HMM을 영속시킬 수 있는 회사가 필요하다는 근로자의 의견을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조는 “이들이 막대한 외부 자금의 차입에 의존할 수밖에 없고, 사모펀드 등을 동원할 수밖에 없다”며 “오직 자본수익 회수에만 몰두하는 투기자본의 잔치로 변질될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어렵게 축적된 자본이 민영화 이후 인수기업이 자신들의 다른 목적으로 유용하게 된다면, 국내 해운산업의 발전은 더 이상 재기 불능할 것”이라며 “이번 매각은 반드시 유찰돼야 한다”고 했다. 노조는 매각 후 HMM의 지배 구조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산은이 중도상환을 청구한 HMM 영구채 1조원 제외해도 나머지 1조7000억원 규모의 영구채를 여전히 보유하고 있어서다. 노조는 “매각 후에도 정부는 새로운 주식 32.8%(2025년 말 기준)를 소유하게 된다”며 “민영화의 본질을 크게 훼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여전히 대주주로서 HMM의 경영에 간섭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 동원·하림 강한 인수 의지…LX, 조용히 물밑작업 중견그룹 3사는 인수 의지를 강하게 내비치거나 인수를 위한 물밑작업에 돌입했다. 앞서 김재철 동원그룹 명예회장은 “HMM 인수는 꿈의 정점”이라고 언급했다. 김홍국 하림 회장도 “해운 운송부터 식품제조, 물류까지 사업 밸류체인을 강화할 수 있어 국가 경쟁력을 올리는 데 기여한다”고 말했다. 이들 두 기업은 자금 마련을 위한 움직임도 보였다. 최근 하림은 자회사인 팬오션이 보유하던 한진칼 지분을 1628억원에 처분하며 자금을 확보했다. 동원도 서울 서초구 빌딩 등 부동산 매각과 비상장 계열사의 기업공개(IPO) 등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날 동원산업은 자회사 스타키스트 IPO를 통해 6000억원의 자금을 마련에 나선다는 일부 보도가 있었다. 이와 관련해 동원산업은 “당사는 HMM 인수를 위해 실사 진행 중에 있다”면서 “인수자금조달 관련해 자회사 CB(전환사채) 발행 등을 포함한 다양한 방안에 대해 내부 검토 진행 중이며, 현재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 없다”고 공시했다. LX그룹은 인수후보군 2사보다 자금력이 가장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LX그룹은 올해 6월 말 기준으로 현금 및 현금성 자산 2조5000억원을 갖고 있다. 다만 LX그룹은 HMM 입찰 관련 공개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현재 산은은 연내에 본입찰,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주식매매계약을 마치고 내년 상반기에 기업결합신고를 통해 매각작업을 완료하겠다는 계획이다. 산은은 오는 23일 본입찰에 참여한 기업 중 입찰가액, 재무능력 등을 종합 평가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HMM 본입찰 2주 앞으로…자금마련 분주 vs 노조 “우려”

이달 23일 본입찰 예정…HMM 노조 “인수후보 3곳 조달 능력 의문”

손기호 기자 승인 2023.11.09 14:33 의견 0
HMM 매각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이달 23일 본입찰을 앞두고 있다. HMM 컨테이너선 (사진=HMM)


국내 최대 국적선사 HMM 매각 본입찰(23일)이 2주 남았다. 업계에서는 입찰후보로 나선 중견기업들의 자금력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유찰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이러한 가운데 인수후보 기업들은 의지를 내비치고, 자금 마련에 분주하다. 반면 HMM 노조는 인수후보들에 대한 반대를 공개적으로 표명했다.

■ 몸집커진 HMM…중견그룹 후보들 인수 의문에 유찰 가능성 목소리도

9일 산업은행(산은)과 해양진흥공사(해진공) 등에 따르면 HMM은 인수 후보자인 동원, 하림, LX그룹이 지난달 6일부터 전날(8일)까지 실사작업을 마무리했다. 본입찰은 2주 후인 23일에 실시된다.

앞서 산은과 해진공은 지난 7월20일 HMM 매각 공고를 내면서 매각에 돌입했다. 지난 2016년 8월 현대그룹에서 분리된 현대상선(현 HMM)은 산은이 최대주주로 나서면서 7년 만에 매각 절차를 진행 중이다.

그간 HMM은 코로나19 물류 특수로 인해 세계 8위의 글로벌 선사로 성장했다. 그러면서 매각가는 최대 3조~6조원이 언급될 정도로 소위 몸집이 커졌다. 인수에 나선 후보자들은 대기업이 아닌 중견그룹이다. 이 때문에 매각 후에 제대로 HMM을 품을 수 없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최근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산은은 유찰 가능성도 내비쳤다.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강석훈 산은 회장은 HMM 매각 관련 ”적합한 회사(인수기업)가 없다고 판단하면 유찰도 당연하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유찰 가능성도 제기됐다.

다만 산은은 강 회장의 발언 직후 “유찰 가능성이나 타 기업의 인수 가능성 등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진화에 나섰다.

■ HMM 노조 “인수예비기업 3곳 자금력 부족…사모펀드 등 외부 의존 우려”

HMM 내부에서는 중견그룹이 인수하는 것에 부정적인 분위기다.

HMM 노동조합은 이날 오전 11시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인수예비기업 3곳은 인수를 위한 자금 조달 능력이 부족하다”며 “사모펀드 등 외부 자금의 차입에 의존하면서 자본수익 회수에만 몰두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사무직의 육상노조와 선원 등의 해상노조가 모두 참여했다.

전정근 HMM 해원연합노조위원장은 “(산은이) 이렇게까지 매각을 서둘러서 하는 이유가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며 “인수 후보군의 자금 조달이 의심스러운 상황에서 매각이 과연 국가발전에 도움이 되는지 심각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해운산업이 망가지지 않도록 HMM을 영속시킬 수 있는 회사가 필요하다는 근로자의 의견을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조는 “이들이 막대한 외부 자금의 차입에 의존할 수밖에 없고, 사모펀드 등을 동원할 수밖에 없다”며 “오직 자본수익 회수에만 몰두하는 투기자본의 잔치로 변질될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어렵게 축적된 자본이 민영화 이후 인수기업이 자신들의 다른 목적으로 유용하게 된다면, 국내 해운산업의 발전은 더 이상 재기 불능할 것”이라며 “이번 매각은 반드시 유찰돼야 한다”고 했다.

노조는 매각 후 HMM의 지배 구조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산은이 중도상환을 청구한 HMM 영구채 1조원 제외해도 나머지 1조7000억원 규모의 영구채를 여전히 보유하고 있어서다.

노조는 “매각 후에도 정부는 새로운 주식 32.8%(2025년 말 기준)를 소유하게 된다”며 “민영화의 본질을 크게 훼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여전히 대주주로서 HMM의 경영에 간섭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 동원·하림 강한 인수 의지…LX, 조용히 물밑작업

중견그룹 3사는 인수 의지를 강하게 내비치거나 인수를 위한 물밑작업에 돌입했다.

앞서 김재철 동원그룹 명예회장은 “HMM 인수는 꿈의 정점”이라고 언급했다. 김홍국 하림 회장도 “해운 운송부터 식품제조, 물류까지 사업 밸류체인을 강화할 수 있어 국가 경쟁력을 올리는 데 기여한다”고 말했다.

이들 두 기업은 자금 마련을 위한 움직임도 보였다. 최근 하림은 자회사인 팬오션이 보유하던 한진칼 지분을 1628억원에 처분하며 자금을 확보했다. 동원도 서울 서초구 빌딩 등 부동산 매각과 비상장 계열사의 기업공개(IPO) 등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날 동원산업은 자회사 스타키스트 IPO를 통해 6000억원의 자금을 마련에 나선다는 일부 보도가 있었다. 이와 관련해 동원산업은 “당사는 HMM 인수를 위해 실사 진행 중에 있다”면서 “인수자금조달 관련해 자회사 CB(전환사채) 발행 등을 포함한 다양한 방안에 대해 내부 검토 진행 중이며, 현재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 없다”고 공시했다.

LX그룹은 인수후보군 2사보다 자금력이 가장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LX그룹은 올해 6월 말 기준으로 현금 및 현금성 자산 2조5000억원을 갖고 있다. 다만 LX그룹은 HMM 입찰 관련 공개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현재 산은은 연내에 본입찰,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주식매매계약을 마치고 내년 상반기에 기업결합신고를 통해 매각작업을 완료하겠다는 계획이다. 산은은 오는 23일 본입찰에 참여한 기업 중 입찰가액, 재무능력 등을 종합 평가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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