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이 지난해 1월2일 포스코센터에서 2023년 시무식을 갖고 7대 핵심사업 실행 등 미래 비전을 담은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포스코그룹)
포스코그룹의 차기 회장 선출이 '초호화 이사회'에 대한 경찰 수사로 곤경에 빠졌다. 이 수사에 포스코 최고경영자(CEO) 후보추천위원회 인사들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CEO후보추천위는 “비판을 겸허히 수용하겠다”면서도 “신뢰도를 떨어뜨려 이득을 보려는 시도가 있는지 경계하겠다”고 밝혔다.
■ CEO후보추천위 포함 포스코 사외이사 호화 관광 논란…서울청, 수사
15일 서울경찰청은 “해당 사건을 서울 수서경찰서에서 금융범죄수사대로 이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지난 2019년에도 백두산 관광 등 초호화 이사회가 있었다는 의혹도 함께 살펴볼 방침이다.
경찰에 따르면 최정우 포스코홀딩스 회장 등은 지난해 8월 6~12일까지 5박7일 일정으로 캐나다에서 이사회를 열었다. 이 일정에는 6억8000만원의 비용이 소요됐다.
사규에 따라 이사회 비용을 포스코홀딩스가 집행해야 하지만, 자회사인 포스코와 포스칸이 나눠서 집행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포스코홀딩스가 3억5000만원, 포스칸이 3억1000만원, 포스코가 2000만원을 집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사회에 참석한 현직 교수 출신 사외이사들의 청탁금지법 위반 여부도 들여다볼 예정이다. 참석자들은 이사회 기간 중 최고급 호텔에서 호화 숙식을 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앞서 경찰은 ‘포스코본사·미래기술연구원 본원 포항이전 범시민대책위원회’로부터 관련 고발장을 접수받았다.
시민단체는 포스코의 차기 회장 선임 절차를 앞두고 최고경영자(CEO) 후보 추천위원회 사외이사들을 상대로 로비가 이뤄진 게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경찰에 입건된 16명 중 후추위 구성원 7명이 모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홀딩스 이사회는 지난 2019년에도 중국 베이징의 포스코센터에서 이사회를 개최하면서 전후 7일간 베이징과 백두산 일대 등을 여행하고 이를 포스코 측에서 모두 부담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 포스코 후보추천위 “비판 겸허히 수용…신뢰도 떨어뜨리는 시도는 경계”
포스코홀딩스 CEO 후보추천위는 이와 관련해 지난 12일 입장문을 내고 “비판 취지를 겸허하게 수용하고 신중할 것을 다짐한다”면서도 “새 회장 선출을 앞두고 후추위의 신뢰도를 떨어뜨려 이득을 보려는 시도는 없는지 경계할 것”이라고 밝혔다.
후보추천위는 “지난해 8월 캐나다에서 개최된 포스코홀딩스 해외이사회 중에 비용이 과다하게 사용됐다고 하는 최근 언론의 문제제기와 관련해 심심한 유감을 표명한다”며 “그 비판하는 취지를 겸허하게 수용해 앞으로 더욱 신중할 것을 다짐한다”고 했다.
다만 “포스코 그룹의 새 회장 선출을 위한 엄정한 심사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중요한 시기에 후보추천위원회의 신뢰도를 떨어뜨려 이득을 보려는 시도는 없는지도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경계했다.
후보추천위 박희재(서울대 기계공학과 교수) 위원장은 “포스코그룹의 미래를 끌고 나갈 새 회장을 선출하는 중차대한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 모든 후추위 위원들과 함께 더욱 자중하며 낮은 자세로 흔들리지 않고 끝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