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광주시 남한산성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연합뉴스)
월간 주택 매매 건수가 5개월만에 반등세를 나타냈다. 전월세 거래량도 늘어나는 등 전반적인 부동산 경기 지표가 회복세를 보였다.
그러나 이 같은 지표가 부동산 경기 회복의 신호탄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나온다. 대출은 규제가 강화되고 금리 인하가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가 29일 발표한 '1월 주택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주택 매매거래량은 총 4만3033건으로 전월 대비 13.1% 증가했다. 전월세 거래량은 총 24만7622건으로 지난달과 비교했을 때 17.1% 늘었다.
특히 주택 매매거래량은 서울과 수도권, 지방 모든 지역에서 증가했다. 수도권 거래량은 1만7608건으로 전월 대비 16.7% 늘었다. 전년 동월과 비교했을 때는 71.0% 증가한 수준이다.
서울에서의 거래량도 크게 늘었다. 서울의 거래량은 4699건으로 지난달 대비 15.4% 증가했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77.9% 급증한 수치다.
지방 거래량은 2만5425건으로 전월 대비 10.8%, 전년 동월 대비 64.4% 증가했다.
전국적으로 주택 거래가 늘면서 지난해 9월부터 시작된 거래량 감소세는 5개월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지난해 9월 주택매매 거래량은 4만9448건으로 전월 대비 4.1% 줄었다. 이후로 ▲10월 4만7799건 ▲11월 4만5415건 ▲12월 3만8036건 등으로 쭉 감소했다.
지난달 주택 거래량이 늘어난 이유는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도입으로 은행권 대출 문턱이 높아지기 전에 선취 매수를 하려는 움직임의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26일 적용된 스트레스 DSR 체계에서는 DSR 규제에 따라 대출한도를 산정할 때 미래 금리변동 위험을 반영한 '스트레스 금리'를 가산금리로 적용한다. 연간 이자비용의 증가로 DSR 비율이 커지고 대출한도는 낮아지게 된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팀 팀장은 "지난달 주택 매매거래량이 늘어난 이유는 전월세 가격의 상승과 대출 규제 강화 이전에 선취 매수를 하려는 움직임이 있었다"며 "이와 더불어 분양가 상승으로 신축 아파트의 가격이 비싸지자 구축 아파트를 찾는 움직임이 늘었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지난달 주택 매매거래량 증가는 부동산 회복의 신호로 받아들이기는 힘들다는 게 전문가의 의견이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지난달 거래 매매량 증가만으로 부동산 경기가 회복 추세에 들어섰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한다"며 "스트레스 DSR의 도입과 같은 대출 규제로 부동산 구매 여력이 악화돼 전반적인 부동산 경기 회복을 논하기에는 이르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금리가 부동산 시장의 큰 변수 중에 하나로 작용했던 만큼 물가가 안정되고 금리가 낮아지는 시점과 맞물려서 본격적으로 부동산 수요도 늘어나면서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