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이 지난 4일 한국형차기구축함(KDDX) 군사기밀 유출과 관련해 HD현대중공업 임원의 개입을 수사해 달라고 경찰청에 요청한 것과 관련해 5일 장교동 한화빌딩에서 기자설명회를 갖고 있다. (사진=손기호 기자)
“군사기밀 유출 임원 개입 정황 수사기록에 나와. 단순히 경쟁사 고발해 사업 수주를 위한 것이 아니다. 국가보안 문제이고 K-방산의 신뢰성을 잃는 행위다.”
한화오션이 한국형차기구축함(KDDX) 군사기밀 유출과 관련해 HD현대중공업 임원의 개입을 수사해 달라고 경찰청에 요청한 이유에 대해 5일 이처럼 밝혔다. 한화오션은 전날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HD현대중공업 임원 수사 고발을 한 것과 관련해 이날 기자설명회를 갖고 임원이 개입한 증거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화오션 측은 “단순 경쟁사 간의 밥그릇 싸움이 아니라는 점을 명확이 하고 싶다”고 했다. “해외 방위산업 분야 수출 시 군사기밀과 관련된 방위사업은 기술 자체가 보안”이라며 “피아 식별 장비 체계가 유출된 것을 해외 수입국에서 사고싶어하지 않을 것이기에 국가 방위산업에도 손해를 끼치는 행위”라고 강조했다.
한화오션은 임원이 개입한 것이 경찰 수사를 통해 확인되면 방위사업청의 HD현대중공업의 입찰 제한을 위한 계약심의는 새로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날 기자설명회에는 한화오션 권영삼 상무, 컴플라이언스실 구승모 사내 변호사, 법무법인 율촌 정원 변호사, 특수선영업담당 배선태 수석이 자리했다.
다음은 한화오션 기자설명회의 일문일답.
- KDDX 사업이 하반기 이뤄지는 것으로 아는데, 이번 경찰 고발 등의 진짜 목적이 뭔가.
한화오션 컴플라이언스실 구승모 사내 변호사 “경쟁사인 고발을 하고 촉구하다 보니 사업 수주를 위한 이익 다툼이 아니냐는 소지가 있는데 그런 측면이 아니다. 방사청은 사업은 사업대로 간다고 했다. 경쟁을 해서 수주를 다퉈야 하는 부분인 것. 다만 그 전에 입찰 참가 제한 사안이 있으면 후속 조치는 취할 것이다”
-정부에 이번처럼 소명한 것 아니냐. HD현대중공업은 이중 제재로 과도하다는 입장인데.
구 변호사 “방위사업청에 할 수 있는 절차나 내용이 없다. 계약심의는 대상 업체에 대한 처분이기 때문에 이해관계자나 피해자인 한화오션은 제3자이기에 오늘처럼 정부에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기회가 없었다. 구체적인 내용을 방사청에 소명하지 못해 아쉬운 점이다”
“감점에 입찰 제한까지 과도하다는 부분은 방위산업은 보안 자체에 대한 엄격성을 요구하며 감점 제도가 있는 것이고, 입찰 참가제한은 청렴사업 위반 관련해선 문제점을 위한 조치다. 두 가지는 동시적으로 발생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중제재는 아니라고 본다”
-기본설계자(HD현대중공업)가 통상 상세설계까지 수주하는 것으로 안다.
구 변호사 “함정에서 기본설계자가 상세설계까지 수주하는 것이 관행이지만, 관련 사업의 기밀을 불법 취득한 업체가 사업을 끝까지 간다는 부분에선 정당하다고 보여지진 않는다”
-방사청 결정(HD현대중공업 입찰제한 안 함)에 대해 법률적 검토 대응은.
율촌 정원 변호사 “국가계약법상 제척기간은 5년이 맞지만, 방위사업법상 청렴사업은 횡령기본법이 만들어져서 행정법에 보면 2015년 시행일 이후에 위반한 것부터 적용된다. 시행일 이전에 이뤄졌던 부분이기에 제척기간 적용이 안 된다. 이에 대해선 방사청도 알고 있다”
“또한 방사청 심의위는 심의기구이지 의결기구가 아니다. 추가적으로 임원이 개입한 구체적인 확인이 되면 새로운 사실 관계에 기반한 새로운 심의가 이뤄질 수 있다”
-증거인멸 정황에 대해서 추가 고발할 건지. 담당 수사팀 배당 됐나.
구승모 변호사 “현재 접수만 한 상태이고 통상적으로 접수한 부서에서 배당하는데 추후 확인해봐야 한다. 국군 기무사는 군사기밀 취득한 사람과 제공한 사람에 초점 맞춰서 중점적으로 수사를 진행한다. 군은 접근이 제한되니 군에서 수사하는 것은 한정돼 있다. 검찰 입장에서도 더 수사를 하고 싶어도 한정해서 들여다볼 수밖에 없다. 이에 임원의 개입 가능성을 수사하지 못한 구조적인 측면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부정경쟁방지법 등 추가적인 법리 검토는. K-방산 신뢰성에 해가 된다고 보나.
구 변호사 “HD현대중공업 KDDX 보고서가 당시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이 연구결과를 작성한 것이니 영업비밀이니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아니냐는 질문인데, 이 부분은 법리 검토해야 하는 부분이다”
“해외 수출 관련해서 군사 기밀과 국방과 관련된 방위사업 기술은 기술 자체가 보안인 게 많다. 피아식별 장비 체계가 알려지면 적국에서 인지를 하고 교란할 수 있기에 수입하려는 외국에서는 이러한 방산 기술을 사고싶어하지 않을 것이다”
-국내 특수선 2곳인데 HD현대중공업 빠지면 사실상 한화오션 독점 아닌가.
구 변호사 “함정 크기나 종류에 따라 SK오션 등도 있다. 대형 함정은 HD현대, 한화오션 등 2 업체가 한다. 하지만 (HD현대중공업이) 제재를 받아도 그들이 집행정지 신청으로 다툴 것이고 함정시장의 구조상 재판 확정 전까지 참여가 가능하다”
배선태 한화오션 특수선사업영업담당 수석 “경쟁사(HD현대중공업)는 13척의 수주 잔량 보유하고 있다. 한화오션은 작년 11월에 계약한 배치3건을 포함 3척. 수주잔고만 봐도 경쟁사가 더 많기에 한화오션이 독점하려는 것은 맞지 않다고 본다”
-한화오션은 HD현대중공업에 대해 ‘정의로운 도둑질로 포장’이라고 표현한 근거는.
구 변호사 “형사판결문에 보면 HD현대중공업이 KDDX 취득한 경위가 해군으로부터 대우조선(현 한화오션)이 수행했던 보고서가 잘돼있더라며 참고하라고 군인이 언급했다는 것이다. 수행하는 입장에서는 획득해서 사업을 수행할 수밖에 없었다는 주장인데, 이렇게 사업을 수행하는 게 타당한지 의문이라는 점이다”
-대우조선(한화오션)도 2016년 해킹을 당했는데, 경쟁사의 처벌을 강조하고 다투는 게 맞나.
구 변호사 “이해관계 다툼의 부분은 아니다. 보안사고 부분은 중대한 위반 행위가 될 수 있다. 국가 입장에서 주의깊게 보고 있다. 한화오션 2016년 해킹 말했는데, 군사기밀을 탈취됐다면 패널티가 있었을 것. 유출되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한화오션도 문제가 사고가 생겼을 때 최선을 다해야 하고 응당한 조치를 받고 후속적인 조치를 해야 할 것으로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