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대문구 부동산 중개업소에 게시된 주변 아파트 매물 안내문. (자료=연합뉴스)
서울 아파트 가격이 31주 연속 상승했다. 장기간의 상승세를 보이고 있으나 상승률이 20주만에 0.10%대 미만으로 떨어지는 등 급등세는 사그라든 형국이다. 대출 규제로 거래가 침체하며 매물이 적체된 결과다.
26일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지난 21일을 기준으로 10월 셋째주 서울 아파트 가격의 상승률은 0.09%로 전주(0.11%) 대비 상승폭이 축소됐다.
한국부동산원은 "일부 선호단지의 매매수요가 여전하다"면서도 "대출규제 영향과 매도‧매수인의 거래 희망가 격차 지속으로 매물 적체되는 등 매수심리가 위축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해 12월 첫째주부터 15주 연속 하락하다 3월 18일 조사에서 보합세를 보였다. 이어 바로 다음인 3월 25일 조사에서 상승 전환한 뒤로 31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속적인 상승 흐름 속에 7월부터는 매주 0.30% 안팎의 상승률을 보이는 등 급등세를 나타냈으나 지난달부터 그 흐름이 꺾였다.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2단계가 지난달 1일부터 도입되는 등 가계대출 조이기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후로 5주 연속 0.10%대의 상승률을 보였으나 이번 조사에서는 이를 하회한 상승률을 보인 것이다. 서울 아파트 가격의 상승률이 0.10%대 미만으로 떨어진 건 6월 첫째주 이후 처음이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도 0.09%로 지난주(0.10%) 대비 상승폭이 축소됐다. 역세권 및 신축 등 정주여건이 양호한 선호단지 중심으로는 매물 부족 현상이 지속되고 있으나 일부 외곽지역 및 구축에서 하락거래가 발생했다는 게 한국부동산원의 설명이다.
실제로 강북에서 높은 상승률을 보인 성동구(0.25%)는 행당동과 하왕십리동 대단지 위주로, 서대문구(0.15%)도 북아현동과 홍제동 역세권 위주로 가격이 뛰었다.
서울 아파트값의 상승폭이 축소되고 있으나 전반적인 하락장에 진입하지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의 시각이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7월이나 8월과 비교했을 때 전반적으로 거래 문의가 줄어든 것은 맞지만 강남이나 서초와 같은 지역은 여전히 매도인이 호가를 내리지 않고 있다"면서 "서울에서도 일부 지역은 가격이 떨어질 수 있겠지만 지역적 편차가 있는 만큼 전체적인 하락장이 오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이어 "지금처럼 은행이 대출을 조이는 기조를 내년까지도 계속 이어갈지도 미지수"라면서 "정부 입장에서도 지금의 부동산 시장의 온도가 적정한 수준이라고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