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샵퍼스트월드 서울 조감도. (자료=포스코이앤씨)
건설사들이 연말을 앞두고 대규모 분양 물량을 쏟아낸다. 전국 단위의 부동산 시장 회복이 더디지만 분양을 더이상 미룰 수 없다는 판단이다. 시장은 여전히 침체 단계이나 공급 위축 예상에 따른 수요자의 움직임을 기대하는 형국이다.
23일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내달 전국 스물네 곳에서 2만516가구가 공급예정으로 이 중 일반분양 물량은 1만5370가구다.
가장 많은 물량이 나오는 곳은 경기도다. 경기도의 일반 분양 물량은 3135가구다. 이어서는 ▲인천(2823가구) ▲충남(2213가구) ▲세종(1640가구) ▲충북(1382가구) ▲대구(1328가구) ▲서울(1309가구) ▲전북(569가구) ▲대전(394가구) ▲울산(368가구) ▲부산(209가구) 등이다.
특히 내달에는 그동안 공급이 적었던 서울 내 중랑구와 성북구 등에서도 분양이 이뤄질 전망이다.
서울 중랑구 상봉역 일대에서 포스코이앤씨가 상봉터미널 재개발(상봉9구역)로 ‘더샵 퍼스트월드 서울’을 분양할 예정이다. 지하 8층~지상 49층 규모로 공동주택 999가구와 오피스텔 308실 등으로 조성된다.
서울 성북구에서도 롯데건설이 삼선5구역을 재개발해 조성하는 '창경궁 롯데캐슬 시그니처'가 공급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이달 말에 견본주택을 개관한 뒤 내달부터 청약을 받는다. 총 1223가구의 대단지로 이중 전용면적 59·84㎡ 509가구를 일반분양한다.
주요 지역에서 적잖은 분양 물량이 나올 예정이나 분양 호실적을 장담하기는 어렵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지난 8일 주택산업연구원이 발표한 '11월 아파트분양전망지수'는 전월 대비 전국 평균 1.1포인트(p) 하락한 98.2로 나타나는 등 시장 상황이 녹록지 않다. 지난 6개월간 전국 평균 아파트 분양전망지수는 상승세를 유지했으나 최근 강력한 대출규제로 매수심리 위축, 거래량 감소 영향을 받고 있다는 게 주산연의 분석이다.
다만 공급 위축 예상에 따른 수요자의 움직임이 변수로 꼽힌다. 부동산지인에 따르면 내년 전국 아파트 입주예정 물량은 25만300가구로 올해 연말까지 입주 예정 물량인 36만9248가구에 비하면 32% 가량 급감한 수준이다. 오는 2026년에는 입주예정 물량이 15만478가구에 불과할 전망이다.
이와 함께 최근 정부에서 PF 사업의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사업자들의 자기자본 비중을 늘리는 걸 골자로 한 이른바 부동산 PF 제도 선진화 대책 발표도 공급 위축의 요인으로 꼽힌다. 사업자들이 자기자본비율 조건을 맞추기 위해 작은 사업장 위주로 사업을 추진할 수밖에 없어 공급 위축은 불가피하다는 거다.
부동산인포 권일 팀장은 "PF시장이 안정되기까지는 적잖은 시간이 소요될 수 있어 불안정한 주택공급 상황 역시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