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공인중개업소. (사진=연합뉴스) 경기 침체 속에 대표적인 수익형 부동산 상품 오피스텔과 상가의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올해 오피스텔은 저점을 다지면서 청약 경쟁률이 다시 높아지는 등 반등 여력을 확인했으나 상가는 소비심리 부진과 맞물려 공실률 증가 우려가 여전하다. 13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1~10월 오피스텔 평균 청약 경쟁률은 14.12대 1을 기록했다. 지난해 평균 청약경쟁률이 8대 1 수준에 불과했던 것을 고려하면 반등에 성공한 셈이다. 오피스텔의 매매량도 늘고 있다. 오피스텔 매매량은 상반기에 1만5823건(계약일 기준)으로 지난해 하반기(1만3846건)부터 증가세를 이어오고 있다. 2022년 하반기에 1만5934건이었던 매매 건수가 이듬해 상반기에는 1만3757건까지 감소했으나 매매량이 지속적으로 소폭 늘어나고 있다. 오피스텔 시장의 회복세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서울 및 수도권 주요 아파트를 중심으로 매매수요가 확대한 결과라는 게 부동산R114의 설명이다. 아파트값이 오르자 아파트 대체제 성격인 오피스텔을 찾는 이들이 늘었다는 거다. 반기별 전국 오피스텔 매매 건수. (자료=부동산R114) 그간 오피스텔 시장은 2021년 금리 인상 및 2022년 전세사기 등의 여파로 침체기를 겪었다. 해당 기간 매매가격이 바닥을 다졌으나 올해 정부의 연이은 부동산 대책 발표로 진입 장벽이 낮아졌다. 내년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추가 인하가 예상됨에 따라 자금조달 부담이 상대적으로 낮아질 것이라는 게 부동산R114의 전망이다. 장선영 부동산R114 책임연구원은 "오피스텔은 계속해서 고점을 경신하는 높은 아파트 값에 밀려 대체재를 찾는 실수요 관심이 늘어났다"면서 "예금 이자 대비 높은 임대 수익률로 투자자들의 기대가 증가하면서 2025년 오피스텔 시장은 2024년 보다 회복세가 두드러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오피스텔 시장이 부동산 호황기 수준까지로 살아난 것은 아니다. 부동산 호황기로 일컬어지는 2021년 전국 단지별 오피스텔 평균 청약경쟁률 63.17대 1이다. 장 책임연구원은 "오피스텔 시장은 금리 환경과 경기 여건 등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재건축이나 리모델링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해 감가상각에 취약해 투자할 때 충분한 주의가 필요하다"면서 "과거 2019~2021년 부동산 시장 호황기 대비 회복정도는 여전히 낮은 수준이고, 저성장, 양극화 등 선호도에 따른 불확실성 요소들이 남아있는 만큼 확대 해석도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소비심리, 상가는 울상 오피스텔 시장은 반등 기미를 보이고 있으나 또 다른 수익형 부동산 시장인 상가는 투자 경고등이 켜졌다. 인플레이션 고착화에 자영업자들이 무너지면서다.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개인사업자의 대출 연체율이 올해 7월 0.61%를 기록하면서 전년 동월(0.45%) 대비 0.16%포인트(p) 상승했다. 대기업 연체율이 2023년 7월 0.12%에서 2024년 7월 0.05%로 0.07%p 감소한 모습과 대조되는 지점이다. 선진국 중 자영업자 비중이 높은 우리나라는 가계대출을 개인 사업자 대출과 혼용한 개념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가계대출 연체율 증가가 상가 주요 수요층인 자영업자 위기의 선행지표로 볼 수 있는 만큼 향후 상가 공실률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부동산R114의 설명이다. 전국 상가 거래량 추이. (자료=부동산R114) 상가의 매매량도 크게 줄고 있다. 올해 1~3분기 누적 상가 거래량은 1만1683건으로 전년 동기(1만9629건) 대비 40.5% 감소했다. 분기별 추세로 살펴봐도 지난해 4분기부터 4개 분기 연속 감소세다. 지난해 3분기 7065건이었던 거래량은 다음분기에 7022건으로 소폭 줄었다. 올해 1분기에는 5230건으로 감소한 이후 2분기에는 3623건으로 급감했다. 3분기에도 2830건에 그쳤다. 차태회 부동산R114 책임연구원은 "플렉스, 과시적인 소비가 트렌드였던 YOLO족의 등장 이후 무지출 챌린지 등으로 대표되는 YONO족으로 소비 트렌드가 바뀌었다"면서 "가성비 소비는 결국 경기불황을 대변하기 때문에 서민층의 주머니 사정이 나아지지 않는 한 내년에도 온전한 소비심리 회복은 낙관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이어 "내년엔 상가에 대한 리스크가 가장 커질 시기로 판단되는데 올해 거래량이 크게 감소한 상황에서 반등할 수 있는 시장 모멘텀이 부족하다"며 "수익성이 떨어진 상가를 낮은 가격에라도 받아줄 구매자가 많지 않은 시장이다"이라고 짚었다. 끝으로 "기본적으로 아파트 투자에 있어서는 ‘공실 나면 내가 살면 되지’라는 심리가 깔려 있을 수 있지만 ‘공실이 나면 내가 장사하지’라는 것은 대다수의 투자자는 불가능한 선택지"라며 "대출이자만 지출하는 최악의 상황을 피하기 위해서는 많은 시장조사와 분석이 필요하고 준비가 되지 않으면 상가투자는 삼가는 것이 가장 나은 판단"이라고 조언했다.

저점 다진 오피스텔·리스크 커진 상가…수익형 부동산 전망 엇갈려

오피스텔 청약 경쟁률 살아나고 매매량도 회복세
잠자는 소비심리, 자영업자 대출 압박 속 상가 공실률↑

정지수 기자 승인 2024.12.13 12:04 의견 0
서울 시내 공인중개업소. (사진=연합뉴스)

경기 침체 속에 대표적인 수익형 부동산 상품 오피스텔과 상가의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올해 오피스텔은 저점을 다지면서 청약 경쟁률이 다시 높아지는 등 반등 여력을 확인했으나 상가는 소비심리 부진과 맞물려 공실률 증가 우려가 여전하다.

13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1~10월 오피스텔 평균 청약 경쟁률은 14.12대 1을 기록했다. 지난해 평균 청약경쟁률이 8대 1 수준에 불과했던 것을 고려하면 반등에 성공한 셈이다.

오피스텔의 매매량도 늘고 있다. 오피스텔 매매량은 상반기에 1만5823건(계약일 기준)으로 지난해 하반기(1만3846건)부터 증가세를 이어오고 있다. 2022년 하반기에 1만5934건이었던 매매 건수가 이듬해 상반기에는 1만3757건까지 감소했으나 매매량이 지속적으로 소폭 늘어나고 있다.

오피스텔 시장의 회복세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서울 및 수도권 주요 아파트를 중심으로 매매수요가 확대한 결과라는 게 부동산R114의 설명이다. 아파트값이 오르자 아파트 대체제 성격인 오피스텔을 찾는 이들이 늘었다는 거다.

반기별 전국 오피스텔 매매 건수. (자료=부동산R114)

그간 오피스텔 시장은 2021년 금리 인상 및 2022년 전세사기 등의 여파로 침체기를 겪었다. 해당 기간 매매가격이 바닥을 다졌으나 올해 정부의 연이은 부동산 대책 발표로 진입 장벽이 낮아졌다. 내년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추가 인하가 예상됨에 따라 자금조달 부담이 상대적으로 낮아질 것이라는 게 부동산R114의 전망이다.

장선영 부동산R114 책임연구원은 "오피스텔은 계속해서 고점을 경신하는 높은 아파트 값에 밀려 대체재를 찾는 실수요 관심이 늘어났다"면서 "예금 이자 대비 높은 임대 수익률로 투자자들의 기대가 증가하면서 2025년 오피스텔 시장은 2024년 보다 회복세가 두드러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오피스텔 시장이 부동산 호황기 수준까지로 살아난 것은 아니다. 부동산 호황기로 일컬어지는 2021년 전국 단지별 오피스텔 평균 청약경쟁률 63.17대 1이다.

장 책임연구원은 "오피스텔 시장은 금리 환경과 경기 여건 등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재건축이나 리모델링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해 감가상각에 취약해 투자할 때 충분한 주의가 필요하다"면서 "과거 2019~2021년 부동산 시장 호황기 대비 회복정도는 여전히 낮은 수준이고, 저성장, 양극화 등 선호도에 따른 불확실성 요소들이 남아있는 만큼 확대 해석도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소비심리, 상가는 울상

오피스텔 시장은 반등 기미를 보이고 있으나 또 다른 수익형 부동산 시장인 상가는 투자 경고등이 켜졌다. 인플레이션 고착화에 자영업자들이 무너지면서다.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개인사업자의 대출 연체율이 올해 7월 0.61%를 기록하면서 전년 동월(0.45%) 대비 0.16%포인트(p) 상승했다. 대기업 연체율이 2023년 7월 0.12%에서 2024년 7월 0.05%로 0.07%p 감소한 모습과 대조되는 지점이다.

선진국 중 자영업자 비중이 높은 우리나라는 가계대출을 개인 사업자 대출과 혼용한 개념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가계대출 연체율 증가가 상가 주요 수요층인 자영업자 위기의 선행지표로 볼 수 있는 만큼 향후 상가 공실률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부동산R114의 설명이다.

전국 상가 거래량 추이. (자료=부동산R114)

상가의 매매량도 크게 줄고 있다. 올해 1~3분기 누적 상가 거래량은 1만1683건으로 전년 동기(1만9629건) 대비 40.5% 감소했다. 분기별 추세로 살펴봐도 지난해 4분기부터 4개 분기 연속 감소세다. 지난해 3분기 7065건이었던 거래량은 다음분기에 7022건으로 소폭 줄었다. 올해 1분기에는 5230건으로 감소한 이후 2분기에는 3623건으로 급감했다. 3분기에도 2830건에 그쳤다.

차태회 부동산R114 책임연구원은 "플렉스, 과시적인 소비가 트렌드였던 YOLO족의 등장 이후 무지출 챌린지 등으로 대표되는 YONO족으로 소비 트렌드가 바뀌었다"면서 "가성비 소비는 결국 경기불황을 대변하기 때문에 서민층의 주머니 사정이 나아지지 않는 한 내년에도 온전한 소비심리 회복은 낙관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이어 "내년엔 상가에 대한 리스크가 가장 커질 시기로 판단되는데 올해 거래량이 크게 감소한 상황에서 반등할 수 있는 시장 모멘텀이 부족하다"며 "수익성이 떨어진 상가를 낮은 가격에라도 받아줄 구매자가 많지 않은 시장이다"이라고 짚었다.

끝으로 "기본적으로 아파트 투자에 있어서는 ‘공실 나면 내가 살면 되지’라는 심리가 깔려 있을 수 있지만 ‘공실이 나면 내가 장사하지’라는 것은 대다수의 투자자는 불가능한 선택지"라며 "대출이자만 지출하는 최악의 상황을 피하기 위해서는 많은 시장조사와 분석이 필요하고 준비가 되지 않으면 상가투자는 삼가는 것이 가장 나은 판단"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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