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 재투자의 힘. 토탈리턴(TR)형 상장지수펀드(ETF)가 투자자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면서 올 한해 폭발적인 성장을 기록했습니다. 이름조차 생소했던 TR형 상품이 이처럼 급성장할 수 있었던 매력 포인트는 뭘까요.
24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자산운용의 ‘KODEX미국S&P500TR’의 순자산이 3조623억원(20일 기준)을 돌파했습니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미국S&P500(6779억원)’과 비슷한 규모였던 순자산이 1년새 350% 가량 불어나면서 미국대표지수형 ETF 3위까지 올라선 것입니다.
같은 TR형 상품인 ‘KODEX미국나스닥100TR’ 역시 한해동안 5902억원에서 1조6878억원으로 186% 급성장에 성공했습니다.
■ 세금 이연부터 낮은 보수까지 '덤'
TR형 ETF란, 편입 종목에서 발생하는 분배금을 자동 재투자하는 재원으로 사용하는 상품을 말합니다. ETF 상품들이 다양화되면서 매달, 매분기 등 주기에 따라 분배금을 지급하는 상품들도 많아졌습니다. 하지만 투자자가 이를 즉시 투자 등에 활용하는 경우가 많지 않은 게 현실이죠. TR형은 이같은 과정의 틈새를 채워줌으로써 복리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입니다.
비용 측면에서의 유리합니다. 매달 지급되는 분배금에 대해 배당소득세가 부과되는 다른 유형의 상품들과 달리 TR형은 ETF를 매도하기 전까지는 배당소득세가 부과되지 않기 때문에 세금 이연의 효과가 가능합니다.
또한 투자자가 개별적으로 수령한 배당금을 재투자하는 경우 발생하는 매매 수수료와 매매 호과에 따른 실질 체결 비용도 제거돼 기초지수가 장기 상승할 경우 배당지급형 상품보다 높은 수익률을 거둘 수 있습니다.
여기에 낮은 보수까지 더해지면서 메리트는 한층 높아집니다. 삼성자산운용은 올해 4월 이들 상품에 대한 보수를 업계 최저 수준인 0.0099%로 인하했습니다. 당장의 수수료 수익이 아닌 연금투자자들을 공략함으로써 장기 투자를 유도하겠다는 전략이었던 것이죠. 미국 대표지수에 투자하는 ETF들의 평균 보수와 비교하면 1/7 수준에 그쳐 확실한 유인 효과가 되고 있습니다.
■ 눈으로 확인되는 '재투자 효과' 플러스 알파는?
그렇다면 수익률에서는 어떤 결과가 나타나고 있을까요.
‘KODEX미국나스닥100TR’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40.28%로 현재 미국 대표지수에 투자하는 ETF 가운데 가장 높은 성과를 기록 중입니다. 동일하게 나스닥100지수를 추종하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미국나스닥100’이 동기간 39.93%의 수익률을 기록중임을 감안한다면 자동 재투자로 인한 투자 효과 등으로 0.35%p 추가 성과를 거둔 셈입니다.
‘KODEX미국S&P500TR’도 연초대비 39.05% 오르면서 ‘TIGER미국S&P500(38.7%)’보다 0.65% 플러스 알파의 수익을 거둔 것으로 확인됩니다.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배당 재투자를 통한 복리효과에 대한 인식이 확대되면서 개인들의 순매수 규모 확대가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며 “연금계좌에서 10년 이상 투자시 복리효과에 따른 수익률 차이 확대, 여기에 저비용에 따른 부담 절감까지 더해진다면 향후 TR형상품의 매력도는 더욱 분명해질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