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마블의 블록체인 자회사 마브렉스. (사진=넷마블)
글로벌 블록체인 게임 시장 규모가 성장하면서 국내 게임사들도 신작을 준비하며 경쟁을 본격화하고 있다. 다만 국내에서는 사행성·도박성 우려로 서비스가 불가능한 만큼, 아직 블록체인 게임을 플레이하려면 넘어야 할 산이 가득하다는 평가다.
28일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포춘 비즈니스 인사이트에 따르면 지난 2023년 블록체인 게임 시장 규모는 약 1544억6000만달러(약 225억3000만원)다. 이후 오는 2030년까지 연평균 21.8% 성장, 6149억1000만달러(약 897억)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블록체인 게임은 암호화 기반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는 기능을 더한 새로운 개념의 콘텐츠다.
기존 온라인 게임에서 이용자가 보유한 아이템이 서버 내에 저장된 데이터에 불과했다면, 블록체인 게임에서는 아이템이 곧 디지털 자산이자 소유물이 된다. 게임 내 재화를 곧바로 현실에서도 자산화해 사용할 수 있는 셈이다.
최근 위메이드가 출시해 구글 플레이 매출 1위를 달성한 '레전드 오브 이미르'를 떠올리면 이해가 쉽다. 이 게임은 엄밀히 블록체인 게임은 아니지만, 블록체인 기술 문법을 적용한 경제 시스템을 보유했다.
대표적으로 게임 내 최상위 등급 아이템에 고유 번호를 부여하고, 거래내용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시스템을 들 수 있다.
이 방식은 고등급 아이템의 희소성을 유지하는 것은 물론, 외부 요인이 게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이점을 지녔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용자는 안전하게 게임을 즐기며 보상을 얻을 수 있고, 게임사도 안정적인 운영을 이어갈 수 있는 셈이다.
■ 위메이드, 넥슨, 넷마블 등…경쟁 본격화
이에 국내에서도 다양한 게임사들이 글로벌 시장을 노려 다양한 게임을 개발, 혹은 서비스하고 있다.
먼저 위메이드는 자사의 플랫폼 '위믹스플레이'에서 각종 블록체인 게임을 선보이고 있다. 기존 플랫폼에 온보딩(출시)된 웹3.0 게임을 서비스하는 것은 물론, 최근 투핸즈게임즈가 개발한 블록체인 스포츠 게임 '골프 슈퍼 크루'를 출시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골프 슈퍼 크루'는 과거 인기 온라인 골프 게임 '팡야'의 개발진이 만든 신작이다.
넥슨은 블록체인 자회사 넥스페이스를 통해 블록체인 게임 '메이플스토리N'을 개발 중이다. 이 게임은 대표 IP '메이플스토리'의 경제 시스템에 대체불가토큰(NFT)와 자체 가상자산 'NXPC'를 적용했다.
'메이플스토리N'은 NFT 방식으로 운영되는 만큼, 게임 내 모든 아이템은 수량이 제한된 상태로만 획득 가능하다. 이를 통해 RPG의 고질적인 문제인 인플레이션을 해결하는 것은 물론, 모든 참여자들에게 노력에 따른 공정한 보상을 지급할 수 있다는 게 넥슨 측의 설명이다.
넷마블은 블록체인 전문회사 마브렉스를 필두로 블록체인 게임 생태계 구축에 나서고 있다. 넷마블이 개발한 게임에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 향후 게임을 즐기면서 실질적인 가치를 얻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최종 목표다.
마브렉스는 최근 올해의 로드맵을 공개했다. 2025년에는 '머시너리 칠드런', '다이스 고!', '드래곤즈 사가' 등 7종의 신작 라인업이 마브렉스 생태계에 더해진다. 또 글로벌 블록체인 생태계 확대를 위해 오는 4월 두바이에서 열리는 'TOKEN2049'에 참가, '웹3.0 해커톤 프로그램' 등 각종 행사를 개최할 계획이다.
이 외에도 넥써쓰(전 액션스퀘어)는 오는 3월 중 오픈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 'CROSS'를 출시한다. 넥써쓰는 'CROSS'에 라인게임즈의 대표작 '드래곤 플라이트'를 첫 번째로 온보딩하며 기존 인기 게임의 블록체인화를 시도할 예정이다.
■ 국내에선 블록체인 게임 서비스 불가…이유는?
다만 국내에서는 현행법상 블록체인 게임을 서비스할 수 없다. 게임 재화를 자산화 하는 시스템에 사행성 우려가 제기되면서, 게임산업법에서 P2E 모델이 적용된 게임을 규제하기 때문이다.
국내 게임 이용자들의 반감도 상당하다. 게임을 '재미'로 즐기는 것이 아닌, '투자'나 '도박'으로 바라보는 이들만 블록체인 게임을 플레이한다는 인식이다. 또 NFT 등 관련 사기 사례도 종종 발생하는 만큼, 블록체인 자체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이 먼저 해결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블록체인 게임 산업의 잠재력은 분명히 상당하지만, 그 전에 법적 제도 개선, 사회적 합의를 비롯해 이용자들의 신뢰를 얻는 과정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