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빙그레)

빙그레가 ‘건강한 맛’을 원하는 소비자 수요를 겨냥해 제품 다양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빙그레는 기존 ‘메가 브랜드’를 활용해 소비자에게 같은 맛을 보다 건강하게 즐길 수 있는 선택지를 제공하는 데 역점을 둔다는 방침이다.

5일 빙그레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 26일 자사 대표 브랜드 ‘바나나맛우유’의 무가당 제품인 ‘바나나맛 우유 무가당’ 제품을 선보였다. 우유로부터 유래한 유당을 제외하면 별도로 설탕을 첨가하지 않고 대체 감미료로 단맛을 낸 ‘무가당’ 제품이다. 빙그레는 기존 바나나맛우유 풍미는 유지하면서 자연스러운 맛을 구현하는 데 중점을 두고 개발했다는 설명이다.

앞서 빙그레는 요거트 브랜드 '요플레'와 빙과 브랜드 '더위사냥' 등에서도 제로 슈거 제품을 선보인 바 있다. ‘바나나맛우유’와 더불어 모두 출시된 지 30년을 훌쩍 넘긴 장수 브랜드들이다. 빙그레는 해당 브랜드들이 오랜 시간 탄탄한 인지도를 쌓아온 만큼, ‘제로 슈거’ 마케팅에 집중하기 보단 브랜드 정체성과 제품력을 보다 강조한다는 전략이다.

빙그레 관계자는 “당 함량을 줄인 제품을 선호하는 소비자 트렌드를 반영해 관련 제품을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면서 “특히 소비자들이 ‘제로 제품’에서 가장 먼저 비교하는 것이 기존 제품과 맛 차이 유무인 만큼, ‘오리지널’ 맛을 구현하는 데 공을 들였다”고 설명했다.

■기존 브랜드 자산 활용해 '건강한 선택지' 제공

헬시플레저가 새로운 소비 트렌드로 떠오르면서, 국내 식품기업들은 ‘제로 슈거’ 제품 개발에 열중해왔다. 건강을 중시하면서도 맛과 즐거움을 포기하지 않으려는 소비자 수요가 늘면서 ‘제로 슈거’는 최근 식품업계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마케팅 요소 중 하나였다. 롯데웰푸드 ‘제로’ 등 ‘제로 슈거’를 콘셉트로 론칭한 신규 브랜드에서부터, 빙과·스포츠음료·커피·주류에 이르기까지 각양각색 ‘제로’ 제품이 봇물처럼 쏟아졌다. 빙그레 역시 관련 트렌드를 겨냥한 신제품을 선보여왔다.

다만 빙그레는 ‘제로 마케팅’보다는 ‘브랜드 제품력’에 방점을 찍었다. 빙그레 주력 제품이 대부분 원유가 함유된 유가공 제품이기 때문이다. 원유에 유당을 제거하면서 기존 제품 맛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을뿐더러, 단백질과 지방 등 성분으로 ‘제로 칼로리’ 구현도 현재로선 불가능하다. 하지만 시장에서 ‘제로 슈거’와 제로 칼로리’ 등이 모두 ‘제로’로 혼용되면서 소비자가 ‘제로’를 강조한 제품에 요구하는 기대치는 높아졌다. ‘제로 슈거’를 강조한 제품이 적지 않은 열량을 함유했거나, ‘유당 제로’ 등을 내세운 경우 과도한 상술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빙그레가 ‘헬시플레저’ 대응 제품에서 일관되게 강조한 것은 ‘기존 브랜드 제품력을 바탕으로 소비자에게 건강한 선택지를 제공한다’는 점이었다. 제로 슈거, 제로 칼로리에 집중하기보다는 원본 제품과 최대한 유사한 맛을 건강하게 즐길 수 있도록 한다는 취지다. 치열한 제로 제품 경쟁 속에서 기존 브랜드 인지도를 활용해 신제품 입지를 빠르게 굳히고, 기존 브랜드에 건강 트렌드를 결합해 소비자 충성도도 한층 높인다는 전략이다. 실제로 지난해 빙그레는 ‘건강’을 강조한 ‘요플레’ 신제품을 앞세워 국내 발효유 소매시장 점유율 1위를 탈환하기도 했다.

빙그레 관계자는 “기존 제품에 들어간 설탕을 대체 감미료로 바꾸면 미묘하지만 맛이나 식감 등이 달라지기 때문에 원재료 함량에서부터 변화를 줘야 해 제품 개발에 난관이 있다”면서 “특히 유제품은 유당과 칼로리 등을 낮추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에, ‘제로’를 강조하기보단 소비자에게 보다 건강한 선택지를 제공하는 방향에 집중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