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린푸드 본사 구내식당 전경. (사진=현대그린푸드)

고물가로 구내식당을 찾는 직장인이 늘면서 급식업체 3사가 나란히 사상 최대 매출을 경신했다. 다만 ‘런치플레이션’ 심화로 외식사업이 위축되면서 식자재 유통이 매출 대부분을 차지하는 CJ프레시웨이는 수익성이 한층 악화됐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웰스토리는 지난해 매출 3조1180억원, 영업이익 1570억원을 기록하며 급식업계에선 두번째로 ‘3조 클럽’에 입성했다. 각각 전년대비 11.4%, 22.7% 증가한 수치로 사상 최대 실적도 새로 썼다. 현대그린푸드 역시 지난해 매출은 4% 늘어난 2조2075억원, 영업이익은 7.8% 증가한 886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경쟁사가 호실적을 거둔 사이 CJ프레시웨이는 홀로 수익성 악화를 겪었다. CJ프레시웨이 지난해 매출은 3조2248억원으로 4.9%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5.3% 감소한 940억원에 머물렀다. 노인 복지·요양시설 등 신규 공급처와 프랜차이즈 브랜드들을 수주하며 외적 성장을 이뤘지만, 각종 제반비용 상승을 만회하진 못한 결과다.

CJ프레시웨이 관계자는 “외식경기 침체, 제반비용 상승 등 내수 경기 부진과 더불어 병원 파업 장기화로 인한 수익성 약화 영향이 있었다”면서 “어려운 경영환경이 계속되고 있지만 수익성 강화를 위해 신시장을 공략하는 등 다방면으로 적극적인 영업활동을 펼칠 예정”이라고 말했다.

■”고물가에 웃고 울고”…CJ프레시웨이, 외식 침체에 된서리

CJ프레시웨이 이천물류센터 전경. (사진=CJ프레시웨이)

급식업계가 전반적으로 호실적을 거둔 것은 고물가 여파로 단체급식사업이 호조를 거뒀기 때문이다. 외식 소비자물가지수가 3년 연속 3% 이상 상승하는 등 ‘런치플레이션’이 심화되면서 점심 시간 구내식당을 찾는 직장인이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에 힘입어 단체급식 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삼성웰스토리와 현대그린푸드 모두 매출·영업이익 동반성장을 달성했다. 양사 단체급식 매출 비중은 각각 60%, 45%에 달한다.

반면 CJ프레시웨이의 경우 매출에서 단체급식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24%에 불과해 단체급식 호황을 제대로 누리지 못했다. 게다가 매출 74%를 차지하는 식자재 유통사업의 경우, ‘런치플레이션’ 심화로 외식사업이 위축되면서 오히려 타격을 입었다. 급식사업 호황이 양날의 검으로 되돌아온 셈이다. 더 뼈아픈 것은 수익성 악화다. 외형 성장에도 불구하고 식자재 유통사업 영업이익률은 3.2%에서 2.6%로, 단체급식 사업 영업이익률도 4.5%에서 3.5%로 떨어졌다. 전체 영업이익률은 2.9%로 삼성웰스토리(5%), 현대그린푸드(4%) 등 경쟁사보다 뒤쳐졌다.

통상 급식업계는 영업이익률이 낮은 업종 특성 때문에 단체급식 사업과 식자재유통 사업 모두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는 것이 주요 과제로 여겨진다. 단체급식 사업의 경우 인건비 등 고정비용이 커 식수증가에 따라 효율성이 높아지는 구조다. 식자재유통 사업 역시 대형 거래처를 수주해야 안정적인 매출을 확보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CJ프레시웨이가 외식사업 침체 속에서 매출 성장을 유지하기 위해 마진을 일부 낮췄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박리다매’를 위한 충분한 매출을 확보하지 못한 것이 수익성 악화로 이어졌다는 해석이다. 고물가로 주요 식자재 원가가 상승한 것 역시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CJ프레시웨이는 수익성 강화를 위해 상품·물류 등 근원적 경쟁력을 제고한다는 계획이다. 식자재 유통사업에서 ‘차별화 솔루션 전략’으로 외식 프랜차이즈 고객 확보에 더욱 집중하는 한편, 단체급식 사업에선 2차 병원 및 중소형 병원 대상 영업활동을 강화하고 성장세가 높은 오피스, 산업체 경로 급식 수주에 힘을 쏟는다. PB 등 차별화 상품 비중 확대, 물류 서비스 다각화 등 사업 역량 고도화와 더불어 신시장 공략 등 다방면에서 영업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급식업계 제반비용이 상당부분 상승한 반면, 외식경기는 찬바람이 불며 ‘식자재 장사’가 잘 되진 않았을 것”이라며 “식자재 사업 비중이 큰 CJ프레시웨이의 경우 타격이 불가피했지만, 악조건 속에서도 영업이익 900억원대를 지킨 것은 긍정적인 요소”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