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제조업 역량이 미국을 앞질렀다는 분석이 나왔다.
12일 신승웅 신한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보고서를 내고 "중국이 '중국제조 2025' 출범 10년 만에 저부가가치 생산기지에서 제조강국으로 부상했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의 세계제조업 점유율은 30%를 상회하고 전기차·배터리·조선·항공우주 분야는 이미 글로벌 선두권 수준"며 "미래 첨단산업 패권은 미·중 양강 구도로 재편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날 신한투자증권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이 기술굴기를 이뤄낸 배경으로 천문학적 R&D 투자 지출과 과학·기술·공학·수학(STEM) 분야에 몰리는 인재들, 이를 바탕으로 쌓아올린 과학연구 역량 등이 꼽혔다.
신승웅 애널리스트는 "중국의 지난해 R&D 투자는 약 705조원 규모이며, 기초·응용연구보다 실험개발 단계에 지출이 집중돼 미국보다 상용화 측면에서 우위에 있다"고 해석했다.
이러한 투자의 성과는 국제특허출원(PCT)에서 드러났다. 중국의 특허출원 건수는 2019년 미국을 추월했으며, 지난해 기준 약 7만건으로 전세계의 25.6%를 차지했다.
인적 자원에서도 미국을 압도한다. 신 애널리스트는 "산업 현장의 보수 체계가 STEM 기반 직무에 유리하게 설계돼 최상위 인재가 과학기술 분야로 집중된다"며 "2022년 한 해에만 STEM 박사 인력 5만명을 배출해 3.3만명 수준인 미국을 크게 앞섰다"고 말했다.
중국이 국가 차원에서 주도한 인적·물적 투자는 네이처 인덱스 지표로 나타났다. 지난해 미국을 제치고 네이처 인덱스 1위에 올랐으며, 중국과학원(CAS)이 연구기관 순위 1위를 차지하고 중국 연구기관 8곳이 상위 10위에 진입했다.
신 애널리스트는 다만 "반도체의 경우 국가 간 분업 구조가 뚜렷해 완전환 내재화가 어렵고 인공지능 분야에서 GPU 등 고성능 연산 자원이 부족해 구조적 약점을 보이지만, 대규모 투자와 정책 지원을 기반으로 국산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