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캐리 청산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일본 증시의 변동성은 가격 부담에서 비롯된 만큼 단기 조정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다. 신한투자증권은 시장이 실적에 수렴할 것이라며 견조한 이익 모멘텀을 보이는 반도체·미디어·엔터 업종에 주목할 것을 조언했다.

오한비 애널리스트는 5일 보고서를 통해 "지난 1일 우에다 일본은행(BOJ) 총재의 12월 금리 인상 가능성 언급에 엔캐리 청산 우려가 제기됐다"며 "이를 시장에서 매파적 신호로 받아들이며 일본 증시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엔캐리 청산 리스크 자체는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오 애널리스트는 "엔캐리 트레이드의 대리(proxy)로 여겨지는 외국인 대출이 작년부터 상당부분 줄었고, 엔화 투기적 순매도 포지션 또한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며 "엔/달러 환율과 일본 증시의 직접적 상관성이 낮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최근 일본 증시 조정의 원인은 인공지능(AI) 랠리로 인한 가격 부담이라고 설명했다. 오 애널리스트는 "일본, 한국, 대만 등 IT 비중이 높은 국가들의 증시가 AI 밸류체인 중심의 글로벌 랠리에서 함께 주도주 역할을 수행해 왔고, 그만큼 11월 들어 조정 폭도 크게 나타났다"며 "10월 말 기준 닛케이225 지수의 200일 이격도가 130%에 달한 점이 가격과 속도 과열이 누적돼 기술적 부담이 상당했음을 확인해준다"고 설명했다.

결국 펀더멘탈 문제가 없어 단기 조정에 그칠 것으로 봤다. 오 애널리스트는 "기업 이익 수준과 모멘텀 측면에서 모두 개선 폭이 확대되고 있고, 수급 역시 구조적 안정성을 유지하고 있다"며 "작년부터 구조적으로 상승 중인 일본 가계의 주식 비중과 조정 국면에서 매입을 강화하는 개인투자자 경향 또한 일본 증시 하단을 지지하는 요인들"이라고 풀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