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건설 부산국제아트센터 공사현장 안내판이 저질 문구 논란에 휩싸였다(사진=연합뉴스)
노동자 사망사고로 영업정지처분를 받았던 태영건설이 유예 기간 중 연이은 사망사고와 저질 안내판으로 구설에 올랐다.
지난 8일 부산시민공원 부근에 건립 중인 부산국제아트센터 공사현장에 "사고 나면 당신 부인 옆엔 다른 남자가 누워있고, 당신의 보상금을 쓰고 있을 것이다"라는 문구가 적힌 안내판이 붙어 논란이 일었다.
전국건설노동조합 측은 성명서를 내고 해당 표현에 대해 "죽고 싶어서 일하는 사람은 없다. 간판 내용은 사고 책임을 노동자에게 떠넘기는 것"이라며 "사고가 나면 안전 수칙을 지키지 않은 노동자 책임이라는 사용자 측 인식 때문에 저런 문구가 나온 것"이라고 비판했다.
표어가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잇따르자 태영건설 관계자는 사고 책임을 노동자에게 전가한다는 논란을 산 건설현장 안내판 표어에 대해 "표어는 바로 철거조치했다"며 사과의 뜻을 밝혔다.
같은 날 태영건설이 시공사로 나선 경기 과천시 과천지식정보타운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철 구조물이 노동자를 덮치는 사고가 발생해 노동자 1명이 숨졌다.
이와 관련해 태영건설 측은 "조사가 이뤄지는 사안이기에 뭐라 설명하기 어렵다"며 말을 아꼈다.
지난 1월 20일에도 한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크레인에 있던 자재가 추락해 태영건설 하청업체 노동자가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태영건설은 한 달 남짓 한 사이에 두 명의 노동자가 숨지는 사고가 발생하고 사고 책임을 노동자에게 떠넘기는 듯한 안내판으로 공분을 사고 있다.
지난해 10월 경기도로부터 안전보건조치를 소홀히 했다는 이유로 영업정지 3개월 처분을 받았던 태영건설이다. 태영건설은 2017년 김포시 도시생활형 신축공사 현장에서 하청업체 노동자 2명이 질식사하자 이 같은 조치를 받았다.
태영건설은 가처분 신청과 취소소송을 동시에 제기했다. 가처분 신청이 인용돼 영업정지 조치가 유예됐고 취소 소송은 진행 중이다. 노동자 사망사고로 받은 영업정지 조치를 유예했으나 또 노동자 사망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3월로 임기가 끝나는 이재규 부회장은 회사 성장과 관련한 경영 측면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냈으나 안전사고 관련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다. 이재규 부회장도 매해 직접 안전경영 강조 목소리를 내고 있으나 충분치 않은 모양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