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경그룹 지주회사인 AK홀딩스가 간판 회사인 AK플라자와 애경산업, 제주항공이 아닌 애경화학 덕에 먹고 산다는 평가가 나온다.(자료=연합뉴스)
애경그룹 지주회사인 AK홀딩스가 간판 회사인 AK플라자와 애경산업, 제주항공이 아닌 애경화학 덕에 먹고 산다는 평가가 나온다. 간판 회사들은 실적 부진으로 배당액 지급 여력이 없는 반면 애경화학은 한 해 순이익의 2배를 지주회사에 바쳤다.
애경화학의 상황도 상황은 좋지 않다. 지난해 시중은행으로부터 50억원을 빌리면서까지 지주회사에 폭탄배당을 이어간 것이다. 업계에서는 유독 ‘핏줄 챙기기’가 심한 애경그룹 특징이기도 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AK홀딩스가 애경산업 등 애경 계열사 4곳으로부터 수취할 2020년도 결산 배당금은 173억원이다. 이 중 절반가량인 80억원을 애경화학에서 부담한다. 다른 계열사에 비해 상황이 낫다는 이유인데 실적 악화는 전 계열사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난 현상이다.
애경유화와 애경산업, 애경화학, AK켐텍 등 4개 자회사는 지난해 AK홀딩스에 167억원을 배당했다. 올해는 지난해에 비해 배당액이 소폭 증가하는 수준이다. 제주항공은 코로나19 여파로 2년 연속 배당금을 지급할 여력이 없어 배당을 쉬고 있다.
애경산업도 상장 이후 처음으로 배당금을 줄였다. 올해 결산 배당금은 지난해 대비 절반 수준인 24억원이다. 이들은 애경그룹 장영신 회장 차남인 채동석 대표 취임 후 역대 최저 실적을 기록했다.
애경산업은 지난해 화장품 사업부문의 매출은 38.3% 감소했으며 생활용품은 4.9% 증가했다. 당기순이익은 69.8% 떨어진 115억 원이었다. 이 때문에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의 배당금을 책정하긴 어려웠다는 설명이다.
애경화학도 코로나19 영향으로 UPR, 경화제 등의 매출이 감소해 전년 대비 이익이 30% 가까이 줄어 애경산업과 상황은 마찬가지다. 그럼에도 애경화학은 지주회사에 지급하는 배당금을 지난해에 비해 2배로 늘렸다.
이처럼 제주항공, 애경산업과 마찬가지로 실적이 악화됐음에도 애경화학만 유독 지주회사 배당금을 크게 떠안는 모습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오너 2세 봐주기가 아니냐는 시각도 나온다.
애경산업은 현재 애경그룹 장영신 회장 차남이 대표를 맡고 있다. 제주항공은 워낙 상황이 안 좋은데다가 장남 채형석 애경그룹 총괄부회장의 총애를 받는 사업이라 배당금 부담 보다는 투자를 더 쏟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
이에 대해 애경그룹 관계자는 "배당금은 배당을 하는 회사에서 결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주사에서 배당금 책정을 강제하진 않는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