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픽사베이)
차량용 반도체 수급 차질에 따른 출고 지연이 자동차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거기다 올해 말 개별소비세 인하가 종료되면 차량구매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반도체 부품 수급 등 원자재·부품가격 인상과 원·달러 환율 급등에 따른 비용부담까지 차 가격에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 핵심 부품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면서 부품 수급시 환율인상 역시 부담으로 작용해 차 가격 상승 요인이 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차·기아의 올해 상반기 승용차 평균 가격은 3872만원으로 작년(3746만원) 대비 3.4% 올랐다. 지난 2019년과 비교하면 10.0% 증가했다. 쌍용차 역시 올해 상반기 차량 가격이 지난해보다 4.1% 상승했다.
차량 가격의 핵심은 반도체와 배터리다. 반도체 가격이 10% 오르면 자동차 생산 원가는 약 0.18% 높아진다. 지난해 코로나19로 생산이 줄었던 여파로 올해 차량용 반도체 몸값이 치솟아 세계 최대 파운드리사인 대만 TSMC는 차량용 반도체 가격을 최대 20% 올렸다.
배터리 가격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리튬·니켈·코발트 가격은 전년 대비 29~193% 급등했다. 올해 철광석 가격 역시 작년 대비 2배 이상 오르면서 포스코 등 국내 철강업체 자동차용 강판 가격은 t당 5만원 올랐다.
현재의 내연기관 차에는 반도체가 200~300개 가량 소요된다. 반면 자율주행차에는 최대 2000개 이상의 차량용 반도체가 탑재될 것으로 추정돼 앞으로 더 많은 반도체가 필요하다. 이에 따라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 사태와 더불어 자율주행차와 전기차 판매 확대로 올해 기준 신차 한대에 탑재되는 반도체 평균 가격은 550달러 이상으로 오르게 될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왔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 차질로 신차 출고가 늦어지면서 덩달아 중고차 가격도 오르고 있다.
중고차 플랫폼 엔카닷컴에 따르면 이달 2018년식 기준 현대자동차 팰리세이드 디젤 모델 가격은 3348만~3800만원이다. 지난 1월과 비교하면 최대 9.1%(318만원) 오른 가격이다. 이외에도 2018년식 기준 현대차 코나(88만원)와 싼타페 TM(86만원), 올 뉴 투싼(82만원)의 가격이 올랐다. 일반적으로 중고차는 감가상각으로 가격이 하락하지만 올해 들어 중고차 가격은 오히려 오르고 있다.
거기다 내년부터는 승용차 개별소비세도 늘어나 자동차 가격에 대한 부담은 더욱 커질 수 밖에 없다. 개소세 감면이 추가 연장되지 않는다면 내년 1월부터는 자동차 구매 시 5%의 개소세율이 적용된다.
업계 관계자는 “차를 만드는 강판, 배터리, 반도체 등 핵심 부품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서 차량 가격이 오르고 있다”면서 “부품 가격뿐만 아니라 수급이 원활해지면 다시 개선될 수 있는 여지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