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양대 포털 공룡 네이버와 카카오가 각각 분기별 역대 최대 영업이익과 매출을 거둬들였다. 포시마크를 품은 네이버는 외형 성장 속에서도 수익성을 개선하는 성과를 거둬들였다. 카카오는 SM엔터테인먼트 인수 효과로 커진 덩치를 실적에서 드러냈다.
네이버 최수연 대표(왼쪽), 카카오 홍은택 대표. (사진=각 사)
■ 커머스 시장 확장하는 네이버, AI와 시너지 기대
네이버는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2조4079억원과 영업이익 3727억원을 올렸다고 4일 밝혔다. 조정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5151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 17.7%, 영업익은 10.9% 증가한 수치다. 영업이익은 역대 분기 최대 규모다.
네이버의 수익성 개선과 외형 성장은 커머스와 콘텐츠 부문이 이끌었다. 커머스 부문 매출은 632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4% 성장했다. 지난 1분기 편입된 포시마크 인수 효과가 여전히 유효하고 지난해 선보인 '네이버 도착보장' 서비스가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것으로로 풀이된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올해 2분기 실적발표 후 컨퍼런스콜에서 "여러 배송 업체들과 협업을 통한 도착보장 서비스가 유의미한 매출 상승에 도움이 되고 있음을 확인했고, 특히 시범 운영 중인 일요배송 만족도가 높아 정식 도입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콘텐츠 부문은 4204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전년 동기 대비 40.1% 증가했다. 콘텐츠 부문 성장은 네이버 웹툰이 국내와 글로벌 시장에서 꾸준히 존재감을 키운 덕분이다. 김남선 네이버 최고재무책임(CFO)는 "(네이버 웹툰) 성장률은 일본, 북미 순으로 높다”면서 “일본은 10% 이상 성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서치플랫폼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3% 늘어난 9104억원을 거뒀다. 네이버 측은 "검색광고는 상품 고도화로 광고 효율이 향상됨에 따라, 어려운 거시 환경 속에서 글로벌 경쟁 검색 플랫폼들의 계속 이어지는 저조한 실적과는 대조적으로 성장세를 이어갔다"고 강조했다.
핀테크는 3397억원의 매출로 전년 동기 대비 14.9% 성장했다. 외부 결제액이 전년 동기 대비 41% 성장한 6조3000억원을 기록했으며 오프라인 결제액은 삼성페이 연동에 따라 전년 동기 대비 2부 수준인 1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클라우드 사업은 104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4% 소폭 감소했다.
네이버는 오는 24일에 초대규모AI 하이퍼클로바X를 선보인다. 생성형 AI 전략의 근간이 되는 모델이다. 이를 기반으로 한 대화형 AI 서비스인 클로바X도 공개한다. 생성형 AI 외에도 AI 기반 차세대 검색 서비스 '큐'를 선보인다. 네이버 쇼핑에 AI기술을 접목 확대, 추천 서비스 고도화를 지속하면서 커머스 부문에서의 성장세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최 대표는 "네이버쇼핑에 AI기술 접목이 확대된다면 검색과 쇼핑, 결제, 재구매까지로 이어지는 흐름이 극대화 될 것"이라며 "하반기에 네이버쇼핑 메인 노출 사용자 인터페이스(UI) 등의큰 변화를 준비하고 있고, 이는 결국 네이버쇼핑 경쟁력 제고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와 네이버의 2023년 2분기 실적. (자료=각 사, 그래픽=뷰어스)
■ 카카오, SM엔터 인수 효과로 외형 성장…AI 투자 이후 수익성 개선 방점
앞서 지난 3일 2분기 실적을 발표한 카카오는 역대 최대 분기 매출을 거뒀다. 카카오의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 늘어난 2조425억원으로 사상 첫 분기 매출 2조원 돌파에 성공했다. 영업이익은 34% 감소한 1135억원을 기록했다.
카카오의 콘텐츠 부문 뮤직 사업이 전년 동기 대비 130% 급증한 487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면서 외형 성장을 견인했다. SM엔터테인먼트 편입 효과를 누린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카카오의 SM엔터테인먼트 매출을 제외한 다면 카카오의 2분기 매출은 1조8040억원으로 약 2000억원 이상 줄어든다.
카카오의 주요 사업인 광고형 매출도 선전했다. 플랫폼 부문 톡비즈 사업 매출은 503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 증가했다. 플랫폼 기타 매출도 6% 증가한 3963억원을 기록했다.
수익성 개선은 AI 투자 비용이 안정화되는 시점에서 이뤄질 전망이다. 카카오는 미래 먹거리인 AI를 놓칠 수 없다는 판단에서 투자 비용을 하반기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홍은택 카카오 대표는 실적 발표 이후 컨퍼런스콜에서 "2023년 인프라 수수료 비용이 2022년 대비 50% 증가했는데 올해 AI 투자가 하반기에 많이 이뤄지면서 피크에 달하고 내년에는 크게 감소할 것"이라며 "그때부터가 인프라 비용 안정화가 이뤄지는 시점이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반기에는 카카오만의 고유 생성형 AI 모델을 공개한다는 계획이다. 카카오의 AI 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카카오브레인이 지난달 멀티 모달 파운데이션 모델 칼로2.0을 공개했으며 차세대 라지스케일 언어 모델 개발도 막바지 단계다.
카카오는 AI를 카카오톡과 버추얼 휴먼을 비롯해 비즈니스 커뮤니케이션 전반에 AI를 확대할 예정이다.
홍 대표는 "배달과 여행, 숙박 등과 같은 업종에서 지원이나 상담 예약 등이 필요한 거래형 서비스들과 AI가 잘 접목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AI를 이용해 이용자의 비정형적인 요구들을 카카오가 보유한 메타정보와 결합하고 이용자들에게 더 좋은 선택과 기회를 제공해 줄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