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상반기 비상장 대형건설사 영업이익. (자료=각 사, 그래픽=뷰어스)
국내 비상장 대형건설사 중 현대엔지니어링과 SK에코플랜트가 외형성장과 수익성 제고에 성공했다. 반면 포스코이앤씨와 롯데건설은 여전히 원가 상승 압박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모습이다.
17일 국내 비상장 대형건설사 4곳(포스코이앤씨·현대엔지니어링·롯데건설·SK에코플랜트) 상반기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전년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오른 건설사는 현대엔지니어링과 SK에코플랜트 2곳이었다.
SK에코플랜트의 올 상반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3조9272억원, 1773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매출액은 26.7%, 영업이익은 79.3% 급증했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 몇 년 간 친환경 사업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전반적인 건설경기 둔화에도 이 같은 호실적을 거뒀다. SK에코플랜트의 상반기 실적에는 자회사인 해상풍력 기업 SK오션플랜트 등의 실적이 반영되면서 매출액이 크게 증가했다. 전체 매출에서 신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32.2%로. 2021년 15.3%, 지난해 29.8%에 이어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SK에코플랜트는 친환경 사업 확대를 통한 포트폴리오 다각화 속에 비교적 적은 매출원가율로 영업이익률 악화를 억제하고 있다. SK에코플랜트의 상반기 매출원가율은 90.1%로 타 건설사 대비 낮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 영업이익률은 4.5%로 지난해 상반기 3.2%에서 1.3%p 상승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올 상반기 매출 5조7164억원, 영업이익 1040억원을 거뒀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8.7%, 15.4% 증가했다.
다만 현대엔지니어링은 여전히 저조한 영업이익률을 보이고 있다.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영업이익률이 1.8% 수준을 유지했다. 지난해 상반기 2.1%의 영업이익률과 비교했을 때 0.3%포인트(p) 하락한 셈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의 수익성 둔화는 여전히 높은 매출원가율 탓이다. 상반기 매출원가율은 94.9%로 자재비와 외주비 급증의 영향을 벗어나지 못했다.
현대엔지니어링 측은 "선택과 집중을 통한 수익성 있는 공사 선별 수주와 모듈러 주택 등 신사업 분야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며 "해외 사업에서도 시장 다변화 및 수주방식 다각화를 통한 우량 사업을 발굴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 포스코이앤씨·롯데건설, 여전한 매출원가 압박에 더딘 수익성 개선
포스코이앤씨와 롯데건설은 수익성 개선이 더디다.
포스코이앤씨는 올 상반기 매출 4조9546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7.7% 증가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1113억원으로 54.4% 급감했다.
롯데건설도 전년 동기 대비 11.0% 늘어난 3조670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나 영업이익은 49.3% 감소한 1106억원에 그쳤다.
양 사의 수익성 감소는 부동산 시장 침체와 원자잿값 상승으로 주택 사업 위주의 포트폴리오 구성이 힘을 내지 못한 결과로 풀이된다. 롯데건설의 국내 건축 공사 매출 비중은 59.0%, 포스코이앤씨는 42.7% 수준이다.
포스코이앤씨의 매출원가율은 지난해 상반기 90.5%에서 올해 같은 기간에는 94.5%로 4.0%p 상승했다. 롯데건설은 85.3%에서 5.4%p 늘어난 90.7%를 기록했다. 특히 롯데건설의 국내 공사 매출원가율은 91.6%다.
포스코이앤씨와 롯데건설은 모두 신사업 확대를 통해 새로운 먹거리를 발굴한다는 계획이다.
포스코이앤씨 측은 "제철 플랜트 및 건축의 2가지 기존 핵심 축에 대한 미래 경쟁력 강화 및 수익성 제고와 함께 화공, 에너지 플랜트 및 신재생 에너지 등의 신사업분야 진출을 확대하고 있다"며 "신수종 사업 개발 및 기술 개발 투자도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