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규 SK엔무브 사장이 SK엔무브 ZIC의 3가지 신사업 분야 '전기차·데이터센터·ESS'를 5일 제시했다. 이날 그랜드 워커힐 서울에서 열린 SK엔무브 브랜드데이에서 박 사장이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손기호 기자)
“전기차 윤활유 12조, 데이터센터·ESS 등의 열관리 42조 시장에 도전장.”
박상규 SK엔무브 사장이 SK엔무브의 새 이름에 걸맞는 신사업 3가지를 제시했다.
SK엔무브는 5일 그랜드 워커힐 서울에서 브랜드데이 행사를 개최했다. 그간 내연기관차용 윤활유 ‘ZIC(지크)’로 성장 기반을 다졌다면, 이젠 전기차 전용 윤활유와 배터리 열관리 시장에서 새로운 사업을 펼치겠다는 구상이다.
■ “SK엔무브, 에너지 효율화 기업 변신”
박 사장은 이날 “내연기관차가 점차 줄어들면서 윤활유 수요가 감소할 것이라고 우려하지만, 전기차 새 시장이 열렸다로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내연기관차 윤활유로 성장한 기업이지만 ‘전기차 시대에는 성장을 멈춰야 하는 것 아닌가’라는 질문에 “아니오”라고 답했다. 오히려 그는 “전기차용 윤활유를 이미 10년 전부터 공급하고 있다”며 신사업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SK엔무브는 지난해말 기존 SK루브리컨츠에서 이름을 바꿨다. ‘SK엔무브’로 이름을 바꾼 데는 ‘전기차·데이터센터·ESS’ 등 ‘에너지 효율화’를 위한 차세대 사업들을 위한 새로운 정체성과 파이낸셜스토리 때문이다.
전통적인 석유회사에서 에너지 효율화 기업이라는 메시지를 담았다. 이날 SK엔무브 관계자는 “직전 사명인 SK루브리컨츠는 지난 2009년부터 13년간 사용을 했다”면서 “신사업부의 EV 열관리 등의 잠재 시장을 확고해지면서 사명을 변경했다”고 설명했다.
박상규 SK엔무브 사장이 SK엔무브 ZIC의 3가지 신사업 분야 '전기차·데이터센터·ESS'를 5일 제시했다. 이날 그랜드 워커힐 서울에서 열린 SK엔무브 브랜드데이에서 박 사장이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손기호 기자)
■ “전기차 윤활유 세계 1위 목표…2040년 12조원 시장 규모 예상”
SK엔무브는 확대되고 있는 전기차용 윤활유 시장에서 전세계 1위에 오르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박 사장은 “전기차 시대를 맞아 윤활유 수요가 꺾일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이는 섣부른 판단”이라며 “전기차도 전용 윤활유가 반드시 필요하고, SK엔무브는 2040년 12조원으로 성장할 전기차용 윤활유 시장에서 글로벌 톱티어로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블룸버그뉴에너지파이낸스(BNEF 2022)에 따르면, 2040년 전기차 비중은 전체 자동차 수의 48%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전기차용 윤활유 시장도 2040년 12조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SK엔무브는 이러한 가능성을 보고 이미 10년 전부터 전기차용 윤활유 시장에 진출했다.
전기차용 윤활유는 현재 산업표준이 없다. 이에 제품 공급실적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판단, SK엔무브는 지난 2013년부터 전기차용 윤활유를 개발해 공급하고 있다. 원료경쟁력도 로벌 1위 고급 윤활기유를 바탕으로 점유율 40%를 갖췄다.
SK엔무브의 ZIC 윤활유가 활용될 분야인 전기차 배터리와 데이터센터 열관리 시스템 모형도. (사진=손기호 기자)
■ ‘데이터센터·배터리·ESS’ 열관리도 분야도 진출
이날 행사전에는 ‘전기차 배터리’, ‘데이터센터’에서 ZIC 열관리 윤활유가 어떻게 활용될 수 있는지를 모형으로 전시했다. 내연기관차용으로 쓰였던 ZIC가 전기차 배터리 열관리와 방대한 열을 내뿜는 데이터센터 열관리에 활용되는 모습이다.
박 사장은 “데이터센터, 에너지저장장치(ESS), 전기차용 배터리 등의 열관리를 위한 ‘액침냉각 시장’이 2020년 1조원 미만에서 2040년 42조원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액침냉각’은 냉각유에 제품을 침전시켜 냉각하는 차세대 열관리 기술이다. 데이터센터에 이 기술을 적용하면 공기를 이용한 공랭식 대비 총 전력효율을 약 30% 이상 높일 수 있다고 SK엔무브 관계자는 설명했다.
SK엔무브는 고급 윤활기유인 그룹Ⅲ를 원료로 냉각효율과 안정성을 높인 열관리 플루이드를 개발해 향후 액침냉각 시장의 글로벌 선도기업으로 오른다는 전략이다.
이에 SK엔무브는 지난해부터 데이터센터 액침냉각 시스템 전문기업인 미국 GRC에 2500만달러의 지분 투자를 단행했다. 미국 PC 제조 및 IT 솔루션 기업 델 테크놀로지스와 기술 상용화를 위한 업무협약까지 체결하고 관련 시장에 진출했다.
박 사장은 “데이터 사용량의 폭발적인 증가로 열관리를 통한 전력효율 증대가 미래 핵심 비즈니스 영역으로 부상할 것”이라면서 “SK엔무브는 미래 전기차에 필요한 냉난방 성능이 개선된 냉매도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