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래미안 와이츠 조감도 (사진=삼성물산)
대교아파트 재건축 시공권을 따낸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정비사업 누적 수주 8조원을 돌파하며 9조원대 선두를 달리는 현대건설을 향한 추격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번 수주로 여의도에는 처음으로 래미안 브랜드가 적용된 신규 단지가 들어서게 된다. 삼성물산은 시범아파트 등 인근 재건축 사업들 수주도 겨냥하고 있다.
17일 삼성물산 건설부문에 따르면, 회사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대교아파트 재건축 조합이 최근 개최한 총회에서 시공사로 최종 선정됐다. 신규 단지명은 '래미안 와이츠(YTTZ)'로 제안됐다. 사업 규모는 지하 6층~지상 49층, 4개 동 912가구로 총 공사비는 약 7987억원에 달한다.
대교아파트는 5호선 여의나루역, 5·9호선 여의도역, 9호선·신림선 샛강역이 인접한 '트리플 역세권' 입지를 가진 핵심 재건축 구역이다. 더현대서울·IFC몰 등 대형 상업시설이 도보권이고, 여의도 초·중·고 학군과 한강공원·샛강생태공원 등 친환경 생활 인프라가 풍부하다. 조합 설립 후 7개월 만에 정비계획 고시, 19개월 만에 사업시행인가를 받는 등 여의도 주요 재건축 단지 중 가장 빠른 사업 추진 속도를 기록한 점도 특징이다.
임철진 삼성물산 주택영업1팀장(상무)은 "여의도 최초 래미안 단지의 상징성을 고려해 최고의 기술력과 최상의 사업조건을 제안했다"며 "착공부터 입주까지 '여의도 첫 래미안'이라는 타이틀이 유지될 수 있도록 속도감 있는 사업을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한강 조망 709가구·여의도 최대 4650평 커뮤니티…스카이라인 변화 예고
삼성물산은 세계적 건축디자인그룹 헤더윅 스튜디오(Heatherwick Studio) 와 협업해 한강의 유선 흐름을 형상화한 파사드와 바람의 흐름을 반영한 옥상 구조물을 적용한다. 기존 조합안 대비 한강 조망 가능한 세대는 623가구에서 709가구로 확대되며, 약 86가구가 추가로 조망 혜택을 누리게 된다.
동·서측 최상층(46층)에는 일출·일몰 조망이 가능한 선라이즈·선셋 라운지가 조성된다. 입주민 전용 플로팅 로비, 파노라마 개방형 평면, 최대 8베이 혁신 평면, 포켓 테라스 설계 등을 통해 주요 생활 공간에서 한강 조망을 확보한다.
삼성물산 래미안 와이츠 조경시설 '레이크 포레스트' (사진=삼성물산)
단지를 하나로 연결하는 약 1만6024㎡(약 3200평) 규모의 중앙광장은 데크와 아치형 브리지를 활용해 산책로, 레이크 포레스트, 숲 테라스 등 입체형 녹지 공간이 마련된다. 지하 1~2층에는 약 4650평 규모의 여의도 최대 복합 커뮤니티가 조성되고, 갤러리·피트니스·골프·스파 등 총 68개 프로그램이 도입된다. 지상 1~2층에는 도서관·스터디룸·어린이집·시니어스클럽 등 공공 커뮤니티 시설도 배치된다.
■ 누적 수주 8조원 상회… 현대건설과 도심 정비 양강 체제 부상
이번 수주로 삼성물산의 올해 도시정비사업 누적 수주액은 8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된다. 업계에서는 연내 9조원대 진입도 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경쟁사 현대건설은 올해 대규모 정비사업을 잇달아 확보하며 누적 수주액 약 9조원대로, 건설업계 최초로 연간 10조원 달성 가능성이 가장 높은 사업자로 평가받고 있다. 정비사업 시장은 두 회사 중심의 양강 구도가 한층 공고해지는 분위기다.
특히 여의도권에서 삼성물산은 시범아파트, 광장아파트 등 추가 재건축 수주에 나설 전망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이번 대교아파트 재건축 수주를 기반으로 내년 발주가 예상되는 여의도 시범아파트 등 인근 재건축 사업 수주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며 "여의도 주거 환경을 선도할 수 있는 정비사업 역량을 지속 확대하겠다"고 했다.
여의도권 후속 정비사업이 본격화되면서 정비시장 선도를 놓고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간 수주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