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이 암보험·건강보험 등 제3보험 시장을 확대하기 위한 전략상품을 출시했다. 보장성인 건강보험에 어른이보험과 저축, 연금전환특약까지 탑재했다. 삼성생명이 손해보험사가 장악한 제3보험 영역을 확대하겠다는 의도다. 이에 대해 보험업계에선 보험료 규모를 키워 판매자인 설계사의 판매 유인을 높인 동시에 보장과 함께 저축기능까지 모두 원하는 가입자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1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이날 '삼성 다(多)드림 건강보험'을 출시했다. 가입 가능 연령은 0~35세로 보험만기는 20년과 30년 중 택할 수 있다. 주계약에 3대 질병(암·뇌혈관·심혈관) 진단금과 장해, 입원, 수술 보장까지 30종의 보장을 담았다.
[사진=삼성생명 교육자료]
이 상품의 가장 큰 특징은 가입 연령(0~35세)이다. 금융당국의 행정명령으로 사라진 일명 '어른이보험'의 가입 연령과 같다. 태아담보를 대부분 삭제, 가입 연령을 어린이보험(0~15세)과 달리 35세까지 늘렸다. 즉 기존 어른이보험 시장에서 발생한 공백을 이 상품으로 채우겠다는 의도다.
통상 가입자(피보험자)의 연령이 낮으면 부모가 계약자로 보험료를 대납한다. 부모가 자녀를 위해 가입한 만큼 계약 유지율도 높은 편이다. 유지율은 올해부터 적용된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아래서 보험사의 보험계약마진(CSM)에 직접적 영향을 미친다. CSM은 보험사가 보험계약을 통해 거둬들일 것으로 기대되는 장래 이익이다.
저축컨셉도 눈여겨 봐야 한다. 가입기간 중 보험사고 발생 여부와 상관없이 납입한 보험료의 100%를 환급해준다. 보험업법에서 보장성보험은 ‘만기환급금이 납입한 보험료를 초과하지 않아야 한다’고 규정한다. 즉 법에서 정한 최대한의 환급금을 지급하는 보장성 상품이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만기시 전액 환급은 최근 금융당국이 규제한 단기납 종신보험과 유사한 저축성 컨셉"이라며 "단기납 종신보험이 제재를 받으니 건강보험에서 활로를 찾은 것"이라고 해석했다.
만기환급금 규모가 큰 만큼 보험료는 일반 건강보험 대비 높은 수준이다. 10세 남아가 20년납 30년 만기 상품에 가입 암·뇌출혈·급성심근경색 진단을 받으면 3000만원을 보상받는 등의 조건으로 가입했다면 월 보험료는 약 12만원. 통상적인 건강보험 대비 보험료 규모가 커 한 건을 판매했을 때 설계사에게 지급되는 수당도 많아진다.
수익 측면에서도 효자상품이 될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가입 연령이 35세까지로 낮다는 건 그만큼 보험금 지급 확률도 고령자보다 상대적으로 낮다는 뜻이다. 통상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질병에 걸릴 위험이 커지기 때문. 상품 설계시 위험요율을 유리하게 조정했다면 예상 손해율과 실제 손해율 차이에서 위험피(위험프리미엄)도 챙길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만기시 자금 유출을 막기 위해 연금전환 특약을 집어넣은 것도 종신보험에서나 관찰되던 특징이다. 이는 영업 일선에서 또 하나의 판매 컨셉으로 부각될 수 있다는 평가다.
한 보험사 상품 담당자는 "그동안 어린이보험은 만기환급금을 자녀의 교육자금이나 자립자금으로 활용하라는 컨셉으로 판매해왔다"면서 "이를 자녀의 노후 자금으로 사용하라는 컨셉으로 바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삼성생명이 어린이보험 시장뿐만 아니라 제3보험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공격적인 상품을 출시한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
한편, 삼성생명은 올해부터 설계매니저 조직을 확대하고 있다. 설계매니저는 설계사의 설계 업무를 대행하거나 지원하는 보조인력이다. 그간 설계사의 큰 부담 중 하나였던 상품 설계를 지원하면서 설계사들이 영업에 집중할 수 있게 한다는 복안으로 해석된다.
이 기사는 뷰어스와 기사제휴한 뉴스포트가 제공했습니다.-편집자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