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3분기 비상장 대형건설사 영업이익. (자료=각 사, 그래픽=뷰어스)
비상장 대형건설사가 올해 3분기 나란히 수익성 개선에 성공했다. 지난해 하반기 부동산 침체와 원자잿값 상승이 본격화되면서 실적이 악화됐으나 선별 분양 전략으로 돌파구 마련에 성공했다.
1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비상장 대형건설사 4곳(현대엔지니어링·포스코이앤씨·롯데건설·SK에코플랜트)가 올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을 모두 성장시켰다.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인 건설사는 롯데건설이다. 롯데건설은 올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1조8077억원, 영업이익 1355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32.9%,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32.9% 급증했다.
롯데건설은 지난해 3분기 88.4% 수준이었던 매출원가율을 올해 같은 기간 87.0%로 낮췄다. 판관비도 968억원에서 7.6% 감소한 894억원으로 나타났다. 덕분에 대손상각비가 31억원에서 100억원으로 늘어났지만 롯데건설의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3분기 대비 3.2%p 증가한 7.5%를 기록했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올 3분기 분양 사업장이 잇따라 계약에 성공하면서 좋은 경영 실적을 낸 것 같다"고 설명했다.
현대엔지니어링도 매출 증가에 힘입어 수익성 개선에 성공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올 3분기 매출액 3조4489억원, 영업이익 663억원을 기록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57.0%, 181.9% 늘었다. 영업이익률은 1.9%로 전년 동기 대비 0.8%p 늘었다.
다만 현대엔지니어링의 매출원가율은 95% 수준이다. 매출총이익률(GPM)이 4.5%에 그치고 있다. 수익성 개선 여지가 제한된 국내 주택사업보다는 원가율 변동성이 낮은 해외 매출 확대가 필요한 시점으로 분석된다.
현대엔지니어링은 해외 매출 비중을 늘리는 추세다. 3분기 누계 기준 해외 매출액은 4조6688억원으로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0.9%다. 지난해 연간 매출에서 해외 매출은 49.8% 수준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포트폴리오의 변화가 나타났다.
포스코이앤씨도 매출과 영업이익을 모두 늘렸다. 포스코이앤씨는 올 3분기 매출 2조438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7.8%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56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31.3% 늘었다.
포스코이앤씨의 매출원가율도 소폭 개선됐다. 지난해 3분기 매출원가율은 94.1%였으나 이번에 93.7%까지 낮췄다.
포스코이앤씨는 미래 경쟁력 강화와 수익성 제고를 위해 화공, 에너지 플랜트 및 신재생 에너지 등의 신사업분야 진출을 통한 수주 확대 및 사업다각화 전략을 추진 중이다. 이에 따라 올해 국내 플랜트 매출 비중도 지난해 연간 전체와 비교했을 때 5.2%p 증가한 24.6%를 기록했다. 반면 분양 사업이 핵심인 자체공사 비중은 4% 가량 낮아진 5.4%에 그쳤다.
SK에코플랜트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비약적으로 증가했다. SK에코플랜트의 올 3분기 매출은 2조5865억원, 영업이익은 1208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44.1%, 71.9% 증가했다.
SK에코플랜트의 매출원가율은 88.6%로 타사와 비교했을 때 확연히 낮은 수준이다. '볼트 온'(Bolt-on, 유관 기업 인수) 전략에 따라 환경기업을 차례로 인수한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SK에코플랜트의 폐기물 및 리사이클링, 수처리 시설 운영을 포함한 환경사업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5.9% 늘어난 9272억원을 기록했다.
여기에 해상풍력 자회사 SK오션플랜트가 가세하면서 에너지사업 부문 매출이 크게 증가했다. 에너지사업 매출은 SK오션플랜트의 매출 반영으로 272.2% 증가한 1조3573억원으로 집계됐다.
SK에코플랜트의 해상풍력과 환경사업은 국내 부동산 시장 침체와 무관하게 꾸준한 캐시 카우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3분기 누계 기준 전체 매출에서도 환경사업과 에너지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35.1%에 달한다. 지난해 동기에는 21.4%에 그쳤다는 점을 고려하면 포트폴리오의 두드러진 변화가 있다는 걸 확인할 수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대부분의 건설사가 선별적인 분양 전략으로 지난해부터 이어져 온 실적 침체를 어느정도 극복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다만 내년까지도 부동산 경기 전망이 좋지 못하고 원가율 개선도 여의치 않아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