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개시가 결정되면서 건설업계가 한숨을 돌렸다. 태영건설발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 확산 우려가 다소 잦아지면서 자금조달 환경 개선 가능성이 나온다. 이와 더불어 정부에서 1·10 주택대책으로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를 통한 공급 촉진 방안을 내세워 건설경기 회복 기대감도 부푼다.
다만 건설경기의 완연한 회복을 위해서는 금리와 대출한도에 발목잡힌 부동산경기가 뒷받침 돼야 하는만큼 단기간 내 건설경기 개선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이 전날 자정까지 제1차 금융채권자협의회 안건에 대한 결의서를 접수 받고 태영건설의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 개시를 합의했다.
태영건설은 워크아웃 개시로 인해 당장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라는 최악의 상황은 면했다. 태영건설은 금융채권 행사 유예에 따라 자금확보 기간에 여유가 생겼고 자구안을 통해 인건비와 공사비 확보에도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건설업계에서도 PF 부실 확산으로 인한 '돈맥경화' 우려는 한시름 덜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동안 각 건설사들은 자금조달을 포함한 전반적인 건설경기에 부정적인 전망을 내비쳤다.
실제로 주택사업연구원이 최근 주택사업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올해 1월 전국 주택사업 자금조달지수는 전월 대비 5.5포인트(p) 하락한 66.1로 나타났다. 수도권 주택사업경기전망지수도 서울과 인천이 각각 8p, 경기 12.2p 떨어졌는데 대규모 PF 사업장이 수도권에 다수 위치해 비수도권에 비해 시장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한 것으로 풀이된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태영건설 워크아웃 개시 여부에 따라 PF 부실 확산이 일정 부분 차단 될 수도 있고 확산 될 수 있었는데 다행스럽게도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 같다"며 "자금조달 환경이 조금은 더 우호적으로 변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둔촌주공 때도 자금조달이 어려워지자 수요자들 의사결정에 심리적 위축이 있었다"면서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개시는 부동산 시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요소를 조기차단했다"고 평가했다.
■ 건설업계, PF부실화 한숨 돌렸지만…부동산 경기 개선은 '구만리'
건설사들 사이에서는 건설경기의 온전한 회복을 위해서는 부동산 경기 개선이 뒷받침 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PF 부실 문제도 결국은 부동산 경기 침체에서 기인했다"며 "실질적인 건설 경기 회복은 주택시장이 살아나야한다"고 강조했다.
부동산 경기 회복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LH토지주택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올해 부동산 시장 전망을 놓고 공급 축소 대비 수요축소 폭이 더 클 것이라는 진단을 내놓았다. 특히 분양가 상승과 비관적 시장 전망으로 주택매매심리 저하는 부동산 경기의 하방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봤다.
연구원 측은 "부동산PF 사업성 개선은 단기간 내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시장상황변화에 유연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내다봤다.
정부가 최근 1·10 주택 대책을 통해 30년이 넘은 단지는 안전진단 없이도 재건축이 가능하도록 하고 재개발 요건을 낮추는 등 공급 촉진에 나섰지만 이에 따른 단기적인 부동산 경기 회복이 이뤄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현재 부동산 침체는 공급 때문만이 아니다"라며 "정부의 이번 대책이나 태영건설 워크아웃 개시 등은 부동산 경착륙을 막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가격 회복을 이끄는 건 결국 실수요자 유입"이라며 "수요자들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건 금리와 대출한도인데 수요진작을 위해서는 세금우대 외에 뚜렷한 대책이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끝으로 "부동산 경기 회복을 위해서는 미분양이나 비아파트 주택유형을 포함해 수요자가 원활하게 자금조달이 가능하게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