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유럽연합(EU) 경쟁당국의 기업결합 심사에서 조건부로 승인을 13일 받았다. 사진은 대한항공 에어버스 A321neo (사진=대한항공)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심사가 딱 한 걸음 남았다. EU 경쟁당국의 조건부 승인을 얻어내면서 14개국 중 13개국이 승인했다. 미국 경쟁당국만 승인하면 ‘메가캐리어(초대형 항공사)’가 탄생한다.
■ EU 집행위, 조건부 승인…“아시아나 화물사업 매각, 유럽 중복노선 해소해야”
대한항공은 13일 저녁 8시, 기업결합을 위한 경쟁당국 국가 중 필수 신고 국가인 EU 경쟁당국(EC)으로부터 아시아나항공 인수와 관련된 기업결합 승인을 받았다고 밝혔다.
다만 시정조치의 이행을 경쟁당국으로부터 확인 받은 후 거래 종결이 이루어지는 조건부 승인이다. 이로써 기업결합 승인을 받아야 하는 14개국 중 13개국에서 승인을 완료하게 됐다.
앞서 대한항공은 지난 2021년 1월 EU 경쟁당국과 사전협의 절차를 개시했고, 지난해 1월 정식 신고서를 제출했다. 이후 다양한 시정조치를 논의한 후 같은 해 11월2일 시정조치안을 제출했다. 이해관계자들의 의견 취합과 마켓 테스트 등을 거쳐 승인이 이뤄졌다.
EU 경쟁당국은 양사 통합 시 화물사업부문과 여객 4개 노선에 경쟁제한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경쟁환경 복원을 위한 시정조치는 ▲아시아나항공 화물기 사업 부문의 분리 매각 ▲여객 4개 중복 노선에 대한 신규 항공사의 노선 진입 지원 등 크게 2가지로 이뤄진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의 화물기 사업 부문 분리 매각을 위한 입찰과 매수자 선정 등 매각 직전까지의 조치들을 선행해야 한다”며 “선정된 매수인에 대한 EU 경쟁당국의 승인 절차를 거쳐 거래를 종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럽 중복 노선 문제도 해결해야 하는 조건이다. 유럽 여객노선의 신규 진입항공사(Remedy Taker)로 지정된 티웨이항공이 올해 하반기부터 순차적으로 인천~파리, 인천~로마, 인천~바르셀로나, 인천~프랑크푸르트 4개 노선에 진입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심사 진행 현황 표 (자료=대한항공, 정리=손기호)
■ 세계 10위권의 메가캐리어 거듭나…“미국 경쟁당국 심사 상반기 마무리”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 심사가 마지막 관문인 미국 경쟁당국의 심사만 마치면 세계 10위권의 메가캐리어로 거듭난다. 대한항공은 오는 6월까지는 미국의 심사를 마무리한다는 목표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 심사가 마무리되면 아시아나는 대한항공 자회사로 2년간 운영되다 이후에 대한항공에 흡수된다. 양사의 자회사인 저비용항공사(LCC) 진에어와 에어서울, 에어부산을 합하면 5개사의 국제선 여객 점유율은 80% 이상에 달한다.
매출로도 지난해 기준 대한항공 매출액 16조원과 아시아나항공의 7조원대를 합하면 23조원을 넘는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의 2019년(코로나 시기) 이전 기준 세계 주요 항공사 국제선 여객 수송실적 순위에서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산 실적으로 평가돼 10위권 안에 들게 된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EU, 미국 경쟁당국과 협의에 박차를 가해 조속한 시일 내에 기업결합 심사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올해 상반기 안에는 미국 경쟁당국 심사를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