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재개발정비사업 현장. (사진=연합뉴스)
주택 공급 확대의 열쇠를 쥐고 있는 도시정비사업이 시공사 선정 단계에서부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부동산 시장 분위기 개선에도 불구하고 인건비와 원자잿값이 오르자 건설사들이 여전히 수주에 극도로 신중함을 기하면서다. 이에 조합들은 컨소시엄 입찰 허용과 공사비를 높이는 등 시공사 모시기에 나섰다.
13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가재울7구역 재개발 조합이 GS건설·한화 건설부문 컨소시엄과 수의계약 여부를 검토 중이다.
가재울7구역 재개발 조합 관계자는 "지난달 31일에 시공사 입찰을 마감한 결과 GS건설·한화 건설부문이 컨소시엄을 이뤄 들어왔다"면서 "추후 이사회와 대의원회의 등을 거쳐 수의계약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재울7구역 재개발 사업은 서울 서대문구 북가좌동 80번지 일대 구역면적 7만8640㎡에 지하 4층~지상26층 공동주택 1407가구와 부대복리시설 등을 조성하는 프로젝트다.
1000가구 이상의 대단지를 조성하는 프로젝트로 지난 5월 9일에 열린 1차 현장설명회 당시에는 삼성물산과 GS건설, 대우건설 등 대형건설사를 포함해 총 8개사가 참석하는 등 많은 관심을 받았다. 그러나 컨소시엄 참여 금지와 하이엔드 입찰 참여 단서에도 불구하고 3.3㎡(평)당 공사비가 770만원으로 비교적 낮게 책정돼 유찰됐다.
이후 조합은 재공고를 통해 3.3㎡당 공사비를 843만5000원으로 증액하고 컨소시엄 금지 조항을 삭제하면서 시공사 구하기에 나섰다. GS건설과 한화 건설부문이 이에 호응해 컨소시엄을 이뤄 수주 의지를 드러냈다.
각 건설사들은 인건비와 원자잿값 상승으로 전반적으로 수익성이 악화한 상황에서 도시정비사업 수주 확대를 주저하고 있다. 반면 조합은 최근 서울 지역을 중심으로 부동산 시장 분위기 개선이 이뤄지자 빠른 사업 전개를 원하는 모양새다.
실제로 서울 주요 입지에서도 일부 사업지에서는 공사비 증액과 같은 당근을 꺼내야만 건설사가 입찰에 나서는 경우가 잇따르고 있다.
앞서 신반포27차 재건축은 1차 입찰에서 공사비를 3.3㎡당 908만원으로 제시했으나 무응찰로 마무리됐다. 이후 3.3㎡당 공사비가 958만원으로 오르자 SK에코플랜트가 2차 입찰과 3차 입찰에서 단독으로 응찰해 따냈다.
잠실우성4차 재건축도 공사비를 3.3㎡당 760만원으로 잡았으나 추후 810만원으로 인상해 DL이앤씨의 단독 수주를 이끌었다.
서초구 방배7구역은 전날 시공사 입찰을 마감한 결과, 건설사의 무응찰로 유찰됐다.
방배7구역 재건축은 서울 서초구 방배동 891-3번지 일대 구역면적 1만7549.8㎡에 지하4층~지상19층 높이의 공동주택 316가구 등을 건립하는 사업이다. 사업 규모는 크지 않으나 강남 재건축이라는 상징성이 있다. 현장설명회에는 삼성물산과 대우건설, 포스코이앤씨 등 대형건설사를 포함해 7개사가 참석했다.
이후 SK에코플랜트와 호반건설이 입찰 참여 의향서를 제출하면서 수주 경쟁 기대감도 높아졌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무응찰로 마무리된 것이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이번 입찰에는 여러가지 상황을 고려해 참여하지 않았으나 수주 의지는 여전히 갖고있다"고 말했다.
호반건설이 수주에 나설지는 불투명하다. 호반건설 측은 "입찰의향서를 제출했으나 검토 뒤 응찰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