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에서 바라본 서초구 일대 아파트. (사진=연합뉴스)
분양가상한제 주택의 분양가 산정에 적용하는 기본형 건축비가 3년 만에 최대 인상률을 기록했다. 분양가상한제는 서울 강남과 용산, 공공택지 등 일부 지역 적용에 국한되지만 부동산 선도지역의 가격이 오른다면 주변 지역 시세도 자극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토교통부는 13일 분양가상한제 주택에 적용하는 기본형건축비를 직전 고시된 ㎡당 203만8000원에서 210만6000원으로 3.3% 인상한다고 밝혔다. 레미콘과 자재비, 노무비 인상 등의 영향으로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는 게 국토부의 설명이다.
기본형건축비는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는 주택의 분양가 상한을 구성하는 항목 중 하나다. 16~25층 이하, 전용면적 60~85㎡ 지상층을 기준으로 하며 6개월마다 정기적으로 고시한다. 이번 인상률은 2021년 9월 3.4% 상승 이후 3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국토부 측은 "이번 기본형건축비 정기고시를 통해 공사비 변동요인을 적기에 반영할 것"이라며 "주택 실수요자의 주거안정을 지원하기 위해 양질의 주택을 충분히 공급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기본형건축비 인상에 따라 분양가상한제를 적용받는 강남3구와 용산구, 공공택지 등의 분양가도 오를 전망이다. 특히 강남3구와 용산구를 포함한 서울 지역은 이미 역대 최고 수준의 분양가를 기록하고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월별 민간 아파트 분양가격 동향에 따르면 지난 7월 서울 민간 아파트의 3.3㎡당 평균 분양가(공급면적 기준)는 역대 최고 수준인 4401만7000원으로 집계됐다. 서울 민간아파트 분양가는 지난해 1월 처음으로 3000만원을 돌파한 뒤 1년 6개월만에 4000만원을 넘어섰다.
서울의 분양가 상승세 속에 수도권 아파트 분양가도 급등했다. 지난 7월 수도권 아파트 3.3㎡당 평균 분양가는 2273만원으로 집계됐으며 이는 2018년 2월(1526만원)과 비교했을 때 81.8% 급증한 가격이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기본형건축비는 매년 누적되는 인상률이 5~6% 정도로 지속적인 상승세"라면서 "기본형건축비 인상으로 인한 분양가상한제 적용 지역의 분양가 상승은 주변 민간사업에도 일정 부분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분양가상한제를 적용받는 단지의 분양가는 주변 민간 아파트 시세와 이미 편차가 크다"면서 "기본형건축비인상 이슈는 주변 분양가 상승을 견제하는 효과가 느슨해지는 개념 정도"라고 짚었다.
끝으로 "민간에서는 이미 자잿값 인상에 따른 건축비 인상분을 극명하게 반영하고 있는 만큼 기본형 건축비 인상의 영향만으로 분양가상한제 적용 주변 지역의 분양가까지 급격하게 오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