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환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이 6일 오후 2시 서울 강남구 건설회관에서 열린 '2025년 건설·부동산 경기전망' 세미나에서 설명을 하고 있다. (사진=건설산업연구원)
부동산 시장의 양극화가 내년에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공급 물량 감소 영향에도 불구하고 시중 은행의 대출 문턱이 높아지면서 매수 심리가 위축된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이면서다. 시장에서 체감하는 주택가격의 등락 수준이 지역과 단지별로 상이할 수밖에 없는 양상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6일 오후 2시 서울 강남구 건설회관에서 '2025년 건설·부동산 경기전망 세미나'를 열고 내년 전국 주택 매매가격이 1.0% 하락하는 반면 전세는 1.0% 상승할 것이라는 예상을 내놓았다.
김성환 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올해 3분기까지는 시장 흐름이 그간 누적된 실거주자의 움직임이 예상보다 크게 나타났다"면서 "기준금리 인하를 선반영한 시장금리 인하 효과로 수도권을 중심으로 상승세가 나타난 것 같다"고 짚었다.
그러나 올해 말과 내년까지는 이와 같은 상승세는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는 게 김 부연구위원의 분석이다. 가계부채총량 규제에 맞춰 은행의 자율적 대출 심사요건이 강화됐고 내년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3단계 도입도 예정됐기 때문이다.
그는 "시장 심리가 연초 대비 상당폭 회복했으나 여전히 과거 대비 부담스러운 가격 수준"이라면서 "올해 9월 이후로는 은행이 대출심사를 강화했고 전반적인 경기 둔화 등의 영향으로 올 상반기 가격 상승 수준을 보이기는 어려울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김 부연구위원은 주택가격의 상승세가 이어지기 어렵겠으나 가파른 하락세는 없을 것이라고도 예상했다. 특히 공급 부진에 의한 가격 상승 압력이 내년 하반기부터 시장에 작용할 것이라는 게 김 부연구위원의 전망이다.
그는 "기준 금리 인하가 시작됐으며 신규 공급 물량이 감소하는 등 급락을 예상할 근거도 부족하다"면서 "전반적인 시장 흐름과 별개로 지역 간, 상품 간, 단지 간 격차 심화로 인해 시장에서 체감하는 주택가격 등락 수준은 참여자마다 상이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매맷값이 전국 단위의 하락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 반면 전셋값은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전셋값의 내년 상승치는 1.0%로 제시했으며 아파트 집중 현상이 다소 누그러들어 올해보다 상승폭은 축소될 것이라는 예측이다.
김 부연구위원은 "전세시장은 매매 수요 축소에 따라 전세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데 내년에 소폭 감소하는 입주 물량이 전셋값 상승의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전세에서 월세로 전환이 진행 중이나 전월세 전환율 하락 및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시중 상품금리 인하 영향으로 전환 속도가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특히 아파트를 중심으로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특히 보증금 미반환 문제(전세사기)로 인한 비아파트 임대차 시장의 혼란이 내년부터는 어느정도 진정될 것으로 예측했다. 내년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공공사업자의 매입임대 정책이 안정판 역할을 하면서 하락세를 저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김 부연구위원은 끝으로 "내년 주택·부동산 경기는 시장의 신축 선호 경향이 확인됐고 공급자 금융의 여건도 현재 상황에 비해 나아질 것으로 기대돼 인허가와 분양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주택 시장 안정을 위한 금융 정책은 꼭 필요하지만 실수요자들의 주택 구입과 전세 입주마저 막지 않도록 신중한 설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