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운대 역세권 개발사업 투시도. (자료=HDC현대산업개발)
HDC현대산업개발과 한화 건설부문이 주특기인 '복합개발'을 본격화하면서 실적 반등에 승부수를 띄운다. 그룹 역량을 결집할 수 있는 대규모 복합개발을 가시화하면서 외형 성장은 물론 수익성 제고에도 속도를 낸다.
30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HDC현대산업개발이 내달 광운대역세권 개발사업 브랜드 '서울원 아이파크'의 첫 분양에 나선다.
HDC현대산업개발은 광운대역세권 약 15만㎡ 철도 시설 부지에 주거공간부터 호텔, 쇼핑몰, 오피스까지 조성할 계획이다. 광운대역세권 내 약 7만7722㎡ 부지에 8개 동 최고 49층 높이, 분양형 공동주택, 공공임대, 레지던스 등 총 3032가구 등의 주거시설을 짓는다. 사업 규모가 4조5000억원에 달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로 2028년 하반기 전체 시설 준공을 목표로 한다.
HDC현대산업개발이 역세권 개발사업에 나선 것은 용산 민자역사 개발사업 이후 두 번째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역세권 개발 사업 외에도 2011년에 72층 높이의 휴양 레저 단지 조성을 목표로 한 해운대 아이파크를 준공하는 등 복합개발 역량을 꾸준히 쌓았다. 이 같은 실적을 바탕으로 광운대역세권 개발사업을 포함해 공릉역세권, 용산철도병원부지 개발사업 등 다수의 개발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서울역 북부역세권 복합개발사업 조감도. (자료=한화 건설부문)
또 다른 복합개발 강자 한화 건설부문도 내달 서울역북부역세권 복합개발사업을 착공한다. 한화 컨소시엄은 지난해 10월 토지매입을 위해 7400억원 규모의 브릿지론을 조달한데 이어 1년 만에 2조 1050억원 규모의 본PF 전환을 마쳤다. 서울시가 개발 계획안을 확정한 후 3년 만이다.
서울역북부역세권 복합개발사업은 서울특별시 중구 봉래동2가 일원에 MICE시설과 오피스, 호텔, 오피스텔 등을 결합한 대규모 복합단지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공터였던 철도 유휴부지에 연면적 약 34만㎡, 지하 6층~최고 지상 39층 규모의 건물 5개 동이 들어선다.
한화는 그룹 계열사의 역량을 총동원한다. 시행은 한화임팩트·한화커넥트·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출자해 설립한 ㈜서울역북부역세권개발이 맡고 한화 건설부문이 시공을 담당한다. 건설, 서비스·레저, 자산관리, 투자 등 복합개발사업 전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춘 계열사의 역량을 바탕으로 장기적 사업계획을 수립해 추진한다. 준공 후 자산매각이 아닌 지속적인 운영을 바탕으로 자산가치 상승을 도모한다는 복안이다.
한화 건설부문은 지난 2020년 수원 컨벤션센터 MICE 복합단지를 개발하며 복합개발에서 두각을 드러냈다. 이 같은 수행 실적을 바탕으로 조 단위 프로젝트인 잠실 스포츠 MICE복합공간 조성사업도 수주했으며 대전 역세권복합개발사업, 수서역 환승센터 복합개발사업도 추진한다.
한화 건설부문 관계자는 "복합개발 경험과 더불어 유통과 상업시설, 역사운영 등의 노하우를 갖춘 계열사들과 함께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HDC현대산업개발 별도기준 분기별 매출 및 영업이익. (자료=HDC현대산업개발)
■ 복합개발, 건설사 수익성 보릿고개 넘을 열쇠 되나
HDC현대산업개발과 한화 건설부문은 대규모 복합개발 사업의 착공을 본격화하면서 최근 건설경기 침체 돌파구를 찾는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올해 별도기준 3분기 매출이 1조729억원, 영업이익은 477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매출은 5.8%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21.6% 감소했다. 도급공사 원가율의 안정화로 외주 주택 부문 매출총이익률이 전년 동기 대비 9.2% 대비 1.9%포인트(p) 늘었고 자체주택 매출 총이익률도 같은 기간 13.6%p 증가한 14.7%로 크게 개선했다.
다만 지난 2022년 3월에 자체주택 매출 총이익률이 33.9%에 달했고 외주주택도 16.7% 수준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아쉬운 수치다. 자체주택 매출의 수익성이 외주주택 대비 우수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광운대역세권개발사업에 따른 매출 증가는 수익성 제고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한화 건설부문도 실적 반등이 필요하다. 한화 건설부문은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영업손실 513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2조56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20% 가량 감소했다. 대형프로젝트 준공에 따른 매출 감소가 있었고 건설 원가의 급격한 상승이 수익성 악화를 이끌었다.
총 사업비가 2조7000억원 가량인 서울 북부역세권 등 대형프로젝트의 자연스러운 착공을 바탕으로 외형 성장과 동시에 수익성도 호전될 전망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개발사업은 '케이스 바이 케이스'이긴 하지만 건설사가 시행사의 역할도 함께 하면서 착공을 통한 공사비 수익 외에도 개발이익을 함께 얻을 수 있는 만큼 통상적으로 단순 도급 사업보다 수익성이 높은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양 사의 개발사업을 바탕으로 한 실적 개선이 내년부터 점진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김장원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한화 건설부문은 대형 프로젝트 준공과 원가 상승으로 낮은 수익성을 기록하고 있다"면서 "서울역 북부역세권 착공 등 신규사업이 추가되더라도 수익 부진의 여파가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송유림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HDC현대산업개발은 일반건축 부문에서의 추가 비용 반영 가능성이 존재하나 올해 4분기와 내년 1분기 중으로 대형 외주 및 자체 현장 준공 등 수익성 개선 요인도 자리하고 있어 실적 우려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내년에는 인도기준 자체사업 준공(3200억 원 규모), 광운대역세권 개발사업 매출화 등에 힘입어 이익 개선폭이 클 전망"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