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뚜기 대풍공장 전경. (사진=오뚜기)

오뚜기가 해외 사업 확대를 위해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 ‘무이 할랄’ 인증을 받은 베트남 생산 공장에서 생산한 제품을 인도네시아 등지로 수출해 ‘할랄 시장’ 공략을 본격화한다는 계획이다.

18일 오뚜기에 따르면 이 회사는 올해 베트남 법인 생산 공장에서 생산한 할랄(Halal) 인증 라면을 인도네시아 유통업체에 수출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현재 ‘무이 할랄’ 인증을 받은 베트남 공장에서 수출용 진라면 제품을 생산 중으로, 조만간 인도네시아 현지 매대에 ‘할랄 진라면’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그동안 오뚜기가 인도네시아에 수출하던 진라면은 ‘논 할랄(Non Halal)’ 제품이었다.

오뚜기 관계자는 “인도네시아는 인구 대부분이 무슬림인 만큼 할랄 제품 수출을 통해 매출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면서 “서구권과 비교하면 동남아시아는 우리나라와 입맛이 비슷해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에 집중해서 수출을 확대하기 위해 준비중”이라고 말했다.

오뚜기는 2030년까지 해외 매출을 현재 세배가 넘는 1조1000억원으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간 오뚜기 해외 매출은 주로 미국과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았지만, 최근 베트남 법인을 중심으로 동남아시아 매출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 실제로 오뚜기 베트남 법인 매출은 2020년 347억원에서 2023년 692억원으로 두배 성장했다.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은 623억원으로 전년도 같은 기간 508억원에서 22.6% 증가했다.

동남아시아는 K팝과 K드라마 등 ‘한류 콘텐츠’의 주요 소비 지역으로 한국 문화 전반에 대한 관심이 많은 시장이다. 특히 평균 연령이 30대로 낮은데다 인구수도 많아 성장성도 높게 평가받고 있다. 오뚜기는 베트남을 거점으로 삼아 동남아시아 시장 공략을 확대하고, 나아가 중동·아프리카 등 할랄 시장에 진입할 계획이다.

오뚜기 진라면 글로벌 캠페인 이미지. (사진=오뚜기)

오뚜기는 지난 1988년부터 미주 지역에 라면과 카레 등을 수출하며 해외 사업을 시작했다. 현재 미국, 중국, 베트남, 뉴질랜드 등에 해외 법인을 두고 있으며, 약 60여 개국에 제품을 수출 중이다. 하지만 내수 시장에 집중한 탓에 전체 매출에서 해외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10% 남짓이었다. 삼양식품(77%), CJ제일제당(47%), 농심(38%), 대상(33%) 등 주요 식품 기업과 비교하면 상당히 낮은 수치다.

오뚜기의 높은 내수 시장 의존도는 최근 국내 경기 침체 장기화와 인구 감소 등으로 인해 발목을 잡는 족쇄가 되고 있다. 향후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해외 사업 확대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해외 매출을 3배 확대’ 선언도 이 같은 배경에서 나왔다. 현재 오뚜기는 해외 사업 확대를 위한 전방위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에서는 라면, 소스, 간편식 등을 생산할 현지 공장 설립을 추진 중이다. 부지 확보를 완료하고 착공을 위한 인허가 과정을 진행하는 단계다. 국내 직수출을 확대하기 위해 물류센터도 증설했다. 지난 14일 울산에 착공한 글로벌 로지스틱센터는 총 9910PLT(파렛트) 보관 능력으로 완공시 기존 대비 물류량을 약 30%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브랜드 인지도 확대를 위한 변화도 추진 중이다. 오뚜기는 오는 26일 열리는 정기주주총회에 영문 상호 기존 'OTTOGI'에서 'OTOKI CORPORATION'으로 변경하는 안건을 상정했다. 해외 소비자가 오뚜기 브랜드를 더 쉽게 발음할 수 있도록 해 인지도를 높인다는 전략이다. 전체 수출에서 라면이 차지하는 비중이 약 40%에 달하는 만큼 라면에도 공을 들인다. 대표 라면 제품인 '진라면'에도 영문 ‘JIN’을 강조해 시인성을 높였다. 최근에는 방탄소년단(BTS) 진이 참여한 글로벌 캠페인을 론칭하며 마케팅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삼양식품 ‘불닭신화’에 ‘BTS 먹방’이 톡톡히 기여한 만큼 K팝 팬들을 중심으로 브랜드 인지도를 강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오뚜기 관계자는 “해외 법인을 중심으로 세계에 ‘OTOKI’라는 기업 브랜드와 진라면 ‘Jin’ 등 제품 브랜드를 알려 글로벌 경쟁력 강화하는 것을 주요 과제로 삼고 있다”면서 “신규 시장 개척과 생산 공장 설립, 온·오프라인 마케팅 활동 등을 통해 세계로 뻗어 나가는 ‘글로벌 오뚜기’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