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 불황이 이어지는 가운데, 부동산 시장 침체와 가계대출 규제로 수요가 위축되고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상승이 부담을 더하고 있다. 이에 따라 건설사들은 지난해 실적 감소에 이어 올해 매출 목표까지 낮추는 이례적인 결정을 내리고 있다. 변화와 위기 속에서 CEO의 리더십이 그 어느 때보다 요구되는 시점이다. 각 기업의 대응 전략과 업계의 향후 방향성을 살펴본다. <편집자주>

롯데건설 박현철 부회장 (사진=롯데건설)


건설업계의 불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롯데건설은 재무구조 개선과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한 다양한 전략을 펼치고 있다. 원자재 가격 상승과 부동산 시장 침체, 가계대출 규제 등 어려운 시장 환경 속에서도 박현철 대표이사 부회장의 리더십 아래 롯데건설은 자산 유동화, 도시정비사업 수주, AI 기술 도입 등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며 위기 극복을 위한 해법을 모색하고 있다.

■ 재무통 박현철 부회장의 리더십…유동성 확보 등 재무구조 개선

박현철 부회장은 1985년 롯데건설에 입사해 기획조정실에서 경력을 시작한 이후, 그룹 내 다양한 직책을 거치며 재무 전문가로서의 역량을 인정받아왔다. 1999년 롯데그룹 정책본부로 이동해 건설과 화학 분야를 담당하며 그룹 차원의 전략 수립에 기여했으며, 2017년 롯데물산 대표이사 부사장으로서 롯데월드타워 오픈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이후 2019년부터 2022년까지 롯데지주 경영개선실장을 역임하며 그룹의 재무 건전성 강화를 주도했다.

2022년 12월 롯데건설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선임된 박 부회장은 당시 유동성 위기 상황에서 구원투수 역할을 맡아 재무구조 개선과 실적 안정화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러한 성과를 인정받아 2025년 연임을 확정하며 롯데건설의 지속적인 성장을 이끌어가고 있다.

특히 박 부회장은 유동성 리스크 관리와 재무 건전성 강화를 최우선 과제로 삼아왔다. 그는 롯데건설의 재무구조를 안정화하고 장기적인 성장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자산 유동화, 비용 절감, 금융구조 개선 등의 다각적인 전략을 펼치고 있다.

최근에는 약 1조원 규모의 자산 유동화 계획으로, 서울 서초구 잠원동 본사 부지, 수도권 창고 자산, 임대주택 리츠 지분 매각 등을 통해 확보한 자금을 활용해 부채비율을 낮추고 재무 건전성을 강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2022년 말 264%였던 부채비율은 2024년 3분기 217%까지 낮아졌다. 또한 프로젝트파이낸싱(PF) 보증 규모를 2023년 말 5조4000억원에서 2024년 3분기 4조3113억원으로 약 20.2% 감소시켰다.

이와 함께 운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내부 비용 절감과 자산 최적화를 추진하고 있으며, 금융권과의 협력을 통해 대출 구조를 재조정해 금리 부담을 완화하고 있다. 이러한 전략을 바탕으로 롯데건설은 건설 경기 침체 속에서도 안정적인 경영 기반을 다져가고 있다.

■ 도시정비사업 확대…상계5구역 재개발 등 대형 프로젝트 수주

롯데건설은 최근 도시정비사업 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 최근 GS건설과 컨소시엄을 맺고 서울 노원구 상계5구역 재개발사업을 7094억원에 수주하며 시장에서의 입지를 확고히 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기존 21개 동을 14개 동으로 줄이고, 최고 39층의 고층 아파트를 설계해 공간 활용도를 극대화했다. 또한 4500평 규모의 중앙광장과 프리미엄 커뮤니티 시설을 조성해 차별화된 주거 환경을 제공할 예정이다.

롯데건설 컨소시엄의 상계5구역 재개발 단지 조감도. (사진=롯데건설)

이외에도 롯데건설은 2025년 도시정비사업에서 최소 2조5000억원에서 최대 3조원의 수주액을 확보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특히 1조4000억원 규모의 부산 망미주공아파트 재건축과 함께 롯데건설은 현대건설과 컨소시엄을 맺고 부산 연산5구역(약 1조4000억원 규모) 및 수원 구운1구역(약 2000가구 규모) 재건축 사업 수주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의 성공 여부에 따라 롯데건설의 수주 실적은 더 향상될 전망이다.

앞서 롯데건설은 올해 1월11일 서울 '신용산역 북측 제1구역 재개발'을 3522억원 규모로 수주하며 연초부터 적극적인 수주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지하 7층~지상 38층, 3개 동, 324가구과 부대 복리시설을 조성하는 사업으로, 롯데건설의 기술력과 노하우가 집약될 예정이다.

■ AI 기술 도입 ‘디지털 혁신’…AI·드론 등 활용 ‘안전 강화’

롯데건설은 디지털 혁신을 통한 경쟁력 강화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그룹의 AI 플랫폼인 ‘아이멤버(Aimember)’를 기반으로 프리미엄 챗봇 ‘롯데건설 챗봇’을 개발하여 현장 시공 사례, 품질 관리 기준, 초고층 시공 기술 등의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업무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또한 AI 기반 흙막이 가시설 배면부 균열 추적 시스템과 통합 영상관제 시스템 ‘안전상황센터’를 구축하여 공사 현장의 안전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드론과 3D 스캐닝 기술을 활용한 실시간 현장 점검 시스템을 도입해, 건설 현장의 구조적 안정성을 사전에 분석하고 위험 요소를 최소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웨어러블 센서를 활용한 작업자 안전 모니터링 시스템도 도입해 중장비 충돌·협착, 이상행동 패턴 감지 등을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대응하는 체계를 마련했다. 추가적으로 빅데이터 기반의 사고 예측 모델을 활용해 공사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잠재적 위험을 사전에 예측하고 예방하는 방안을 강화하고 있다.

이러한 AI 및 디지털 기술의 도입은 롯데건설의 생산성과 안전성을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 국내외 시장 공략, 지속 성장 기반 마련…“해외 수주 부진 극복 돌파구 필요”

롯데건설은 국내외 시장에서 적극적인 수주 활동을 이어가며 장기적인 성장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2025년 도시정비사업 수주 목표를 최소 2조5000억원에서 최대 3조원으로 설정하고, 부산 망미주공아파트 재건축(1조4000억원) 등 대형 프로젝트 수주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한, 수도권과 주요 광역시의 재개발·재건축 사업을 선별적으로 수주하여 안정적인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계획이다.

해외에서는 동남아와 중동 지역을 주요 거점으로 삼아 인프라 및 대형 건축 프로젝트에 집중할 예정이다. 구체적으로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에서 진행 중인 스마트시티 및 고급 주거단지 개발 사업에 참여하며 시장 점유율을 확대할 계획이다. 또 UAE와 사우디아라비아의 대형 인프라 프로젝트에도 관심을 보이며 중동 지역에서의 수주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해외 수주 실적이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어, 박 부회장은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전략 마련에 집중하고 있다.

이에 박 부회장은 올해 초 임직원들에게 “해외 수주 부진을 극복하기 위한 돌파구 마련이 필요하다”며,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혁신과 도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