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정비창 전면1구역 재개발 조감도. (사진=HDC현대산업개발)
“롯폰기힐스와 아자부다이힐스 등을 개발·운영하는 모리빌딩 한국지사에서 12년간 근무했던 전문가가 HDC현대산업개발에 합류했습니다. 용산 정비창과 서울원 아이파크에서 그에 대한 기대감이 큽니다.”
부동산 경기 침체와 건설업계 위기가 지속되는 가운데, HDC현대산업개발이 일본 도시개발 전문가 박희윤 개발본부장을 영입한 배경이 주목되고 있다. 단순 시공에서 벗어나 기획부터 운영까지 책임지는 ‘디벨로퍼 모델’로 건설업계 위기를 돌파하고, 도시의 미래를 설계하는 종합 개발업체로 거듭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 용산 정비창에 ‘타운 매니지먼트’ 적용…서울원 아이파크 완판 입증
HDC현대산업개발이 추진 중인 용산정비창 전면1구역 재개발사업은 이러한 변화의 핵심 사례다. 서울 용산구 한강로3가 일대 7만1901㎡ 부지에서 진행되는 이 프로젝트에서 HDC현대산업개발은 단순 시공을 넘어 개발과 운영을 아우르는 ‘디벨로퍼 방식’을 본격 적용한다.
이미 광운대역세권에서 추진 중인 ‘서울원 아이파크’에서도 4조5000억원 규모의 복합개발을 통해 주거, 상업시설, 웰니스 레지던스를 직접 운영하는 디벨로퍼 모델을 적용하고 있다. 평당 3800만원이 넘는 고분양가임에도 펜트하우스 1가구를 제외하고 완판되며 시장의 관심을 입증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용산 전면1구역에 ‘The Line 330’ 프로젝트를 제안했다. 330m 높이의 초고층 타워를 중심으로 SMDP(건축디자인), LERA(구조설계), 삼성물산 리조트부문(조경), CBRE(비주거부동산컨설팅), LPA(경관조명), 파크햐얏트(호텔) 등 월드클래스 파트너들과 협업해 서울의 새로운 랜드마크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회사는 ‘HDC용산타운’ 개념을 제시하며 그룹 계열사인 호텔HDC, HDC아이파크몰 등과의 직접적 연계를 통해 디벨로퍼 모델을 구상하고 있다. 아파트 입주민에게 호텔식 편의시설과 맞춤형 타운 운영 서비스를 제공하고, 준공 이후 단지 내 상업시설도 직접 운영하는 등 입주 이후까지 고려한 정비사업 설계가 핵심이다.
또한 HDC현대산업개발은 BTO 방식의 용산역전면 공원 지하공간개발 사업권도 확보하고 있다. 지하철 1·4호선, 신분당선, GTX-B를 연결하고 용산역 전면공원의 지하를 복합개발하는 이 대형 프로젝트를 30년간 직접 운영해 용산 타운 매니지먼트를 실현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하루 24만명이 오가는 HDC아이파크몰 유동 인구를 활용한 지역 가치 상승 전략은 HDC용산타운과 연결된다. 향후 국제업무지구까지 확장해 용산 전역의 자산가치를 극대화하는 핵심축이 될 것으로 HDC현대산업개발은 기대하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지하철 1호선, 4호선, 신분당선, GTX-B를 연결하고, 용산역 전면공원의 지하를 복합개발하는 대형 프로젝트인 용산 게이트웨이 개발사업을 진행 중이며 관련 예시도. (사진=HDC현대산업개발)
■ 50년 디벨로퍼 DNA…국내 유일 개발본부 운영
HDC현대산업개발의 디벨로퍼 역량은 1970년대부터 축적됐다. 압구정 현대아파트 단지를 건설하며 아파트부터 백화점, 학교까지 직접 대지를 매입하고 건설한 것을 시작으로 해운대 아이파크, 수원 아이파크 시티 등 디벨로퍼 사업모델을 확장하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국내 건설사 중 유일하게 개발본부를 별도 구성해 정비사업의 기획과 운영을 전담하고 있는 점도 디벨로퍼 역량에 집중하고 있음을 잘 말해준다. 개발본부는 지역 특성과 수요를 고려한 맞춤형 상품 기획, 상업·문화시설 운영 전략, 커뮤니티 콘텐츠 구축, 부동산 가치 상승 전략 등을 수행한다.
개발본부의 가장 큰 장점은 정비사업이 단발성 시공이 아닌 장기적 자산가치 상승과 입주민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도시 기획 사업으로 발전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광운대역세권, 용산철도병원 부지, 성수전략정비구역, 잠실 MICE 사업 등 굵직한 프로젝트들이 개발본부 주도 아래 기획과 운영 전략이 병행되고 있다.
■ 모리빌딩 출신 전문가가 그리는 ‘한국형 복합도시’
이러한 도시 기획과 복합개발을 추진하는 데는 핵심 인재 확보가 가장 중요했다.
2018년 HDC현대산업개발에 합류한 박희윤 개발본부장은 모리빌딩에서 12년간 근무하며 복합개발 컨설팅을 담당해온 도시기획 전문가다. 그는 2002년부터 와세다대학 도시지역연구소에서 도시재생을 연구했고, 2006년 모리빌딩에 최초 한국인 직원으로 입사해 2010년부터 약 8년간 서울지사장을 역임하며 모리빌딩의 복합개발 노하우를 한국에 도입하는 업무를 담당했다.
박 본부장은 “글로벌 수준의 도시개발은 단순히 건물을 짓는 것이 아니라, 도시의 콘텐츠를 기획하고 운영하는 전략적 타운 매니지먼트가 핵심”이라며 “정비사업에도 지속가능성과 명확한 비전, 고유한 도시 정체성을 담는 일관된 철학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HDC현대산업개발에 합류한 박희윤 개발본부장. (사진=연합)
모리빌딩은 도쿄 롯폰기힐스와 아자부다이힐스에서 주거·업무·상업·문화·녹지 등 다양한 기능을 유기적으로 연결한 ‘도시 속 도시’를 구현했다. 특히 롯폰기힐스는 17년에 걸친 토지주 설득과 1000번이 넘는 협상 끝에 완성된 도심 재생의 대표작이다. 완공 이후에도 모리빌딩이 직접 관리하며 연간 4000만명이 찾는 도쿄의 명소로 성장시켰다.
2023년 오픈한 아자부다이힐스는 30년 넘는 기간 동안 권리자와 협의를 거쳐 완성된 초고층 복합단지다. 일본 최고층 빌딩인 330m 높이의 모리JP타워를 중심으로, 오피스, 레지던스, 호텔, 문화·교육·의료시설, 대규모 녹지까지 집약해 ‘콤팩트 시티’라는 새로운 도시 모델을 제시했다.
특히 모리빌딩의 핵심 전략은 ‘타운 매니지먼트’다. 복수의 시설과 기능이 모여 있는 지역을 하나의 지역으로 일체적으로 운영·관리하며 프로듀서 역할을 수행해 지역을 브랜드화시킨다. 모리빌딩은 부동산을 분양하지 않고 대신 직접 관리, 운영하며 임대료 수입을 얻는다. 따라서 오피스와 아파트 가치가 올라가고 상업과 문화시설 유동 인구가 늘어날수록 더 많은 이익을 낼 수 있다.
■ 지속가능한 미래 도시 모델 제시
HDC현대산업개발의 타운 매니지먼트 전략은 지속가능한 도시 생태계 구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친환경 건축 기술 도입, 에너지 효율성 극대화, 녹지 공간 확보, 대중교통 연계성 강화 등을 통해 미래형 도시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박희윤 개발본부장은 “일본의 경우 긴 부동산 침체기를 거치면서 도시생활자의 삶에 기반한 제대로 된 상품을 만든 회사들이 살아남아 더 높은 수익과 사회적 신뢰를 얻었다”고 말했다. 그는 “HDC현대산업개발이 한국 부동산 개발의 새로운 역사를 써나가는데 일조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HDC현대산업개발은 건설사의 틀을 넘어 도시 디벨로퍼로서 개발부터 운영까지 책임지는 패러다임을 제시해 정비사업의 새로운 모델로 돌파해나간다는 전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