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회사들이 자산 건전성 유지 압력이 갈수록 커지면서 NPL(부실채권) 투자사들의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3일 이승재 iM증권 애널리스트는 "상당기간 고금리 기조가 이어졌고, 중소기업 경기도 부진했던 탓에 부실채권 규모가 늘었다"며 "금융권 역시 자산건전성 강화 기조가 확대되면서 NPL 전업투자사들의 성장세가 지속돼 왔다"고 분석했다.
이날 iM증권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을 기점으로 금융권 대부분에서 고정이하여신비율이 높아져 왔다. 특히 저축은행과 상호금융 부문의 비율 상승이 두드러졌다. 올해 1분기 기준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저축은행 10.16%, 상호금융 7.19%, 일반은행 0.42% 순이다. 이에 금융사들의 부실채권도 2022년 3분기 이후 증가 추세에 있다.
이처럼 NPL 규모가 가파르게 늘자 금융사들은 자산건전성 유지를 위해 NPL 매각을 늘렸다. 이승재 애널리스트는 "고금리 기조 장기화, 중소기업 경기 부진 등으로 NPL 규모가 늘어난 가운데 금융사들이 자산건전성 유지를 위해 부실채권 매각늘리자 NPL 시장이 커져왔"면서 "특히 부동산PF에서 만기 연장, 이자 유예 등으로 유지되던 부실 건들이 매물로 나온 점도 규모를 키웠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NPL 시장 규모가 확대되자 NLP을 전문적으로 매입하는 전업투자사들의 성장세는 두드러지게 커졌다. NPL 매입 시장에서 NPL 전업사 비중은 2016년 60.9%에서 2024년 98.7%로 급격히 늘었다.
NPL 전업사들은 금융기관으로부터 부실채권을 할인된 가격에 매입한 뒤 채무자와 소통, 변제 프로그램 등을 통해 채권 회수율을 높인다. 이후 부실채권 가치를 재평가해 재매각하거나 원금을 회수한다. 담보부 NPL은 담보물의 가치를 높여 매각해 수익을 창출한다.
NPL 전업사들이 성장하자 이들의 자금조달 경로도 다각화되고 있다. 연합자산관리는 지난 7월 30일 6000억원어치 공모 회사채를 단순경쟁률 15.14배를 기록하며 성공적으로 조달했다. 연합자산관리는 2월 5000억원 규모 공모채 발행 당시에도 단순경쟁률 17.75배를 기록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대신에프엔아이, 하나에프엔아이 등 NPL전업사들이 공모채 발행이 모두 오버부킹에 성공했다"며 "NPL전업사들에 대한 투자심리가 매우 우호적임을 알 수 있다"고 해석했다. NPL 시장 성장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NPL전업사들의 공모 회사채 발행도 간헐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편 올해 1분기 국내은행 부실채권 상·매각 규모는 2.6조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0.9조원 증가했다. 연말로 갈수록 건전성 관리를 위해 금융권 부실채권 매각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는 만큼, NPL전업사들의 매입 규모도 더 늘어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