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증시로 자금이 몰리고 있다. 풍부한 유동성에 첨단산업 부문에서의 경쟁력이 주목받기 시작하면서 지난 10년간의 횡보를 끝내고 구조적 반등에 진입한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무르익고 있는 것이다.
3일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웹세미나를 통해 가계 저축액 중심의 유동성 유입과 AI를 비롯한 전략산업 성장세를 통해 증시의 본격 상승세가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먼저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약 3경원 수준인 중국 가계 저축액이 예금·국채의 저수익률을 피해 주식 시장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고 봤다. 현재 중국의 예금·국채 금리는 각각 1.6%, 1.7% 수준이다.
반면 상해종합지수의 주당순이익(EPS)은 지난해 3분기 이후 지속적인 상승세를 기록하면서 중국에서 신규 개설된 증권 계좌 수는 7월 현재 전년대비 37% 증가(1억4561만개)한 상황이다.
정의현 미래에셋자산운용 ETF운용본부장은 "2023년부터 중국 증시는 미국 증시 대비 밸류에이션 격차가 크게 벌어지는 등 과도하게 저평가돼왔다"고 설명했다. 실제 항생테크의 주가수익비율(PER)은 17.1배인데 반해 나스닥 100 PER은 26.9배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미래에셋운용은 AI, 전기차, 휴머노이드, 바이오테크 등 전략산업의 성장세가 실적으로 드러나는만큼 이를 중심으로 저평가 해소가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정 본부장은 대표 사례로 알리바바를 언급했다. 그는 "알리바바는 아마존처럼 AI, 전자상거래, 클라우드 분야에서 모두 성공적인 진전을 이루고 있지만, PER은 13.9배로 아마존(25.2배)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며 "자체 AI 칩 개발을 위해 중국 내 파운드리 생산 기반을 구축하고, 엔비디아의 CUDA 생태계와의 호환성을 확보하며 AI 반도체 자급률이 2023년 17%에서 올해 42%로 크게 상승했다. 이는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재편의 신호탄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전기차에 대해선 "중국 최대 자동차 업체 BYD의 경우 배터리·반도체 등 핵심부품을 내재화하고 셀투바디(Cell-to-body) 구조를 최초로 적용해 원가 경쟁력 우위를 확보했다"며 "2025년 예상 판매량이 테슬라의 3배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외에 휴머노이드 부문은 부품 공급망의 안정적 구축과 저렴한 생산 비용, 바이오테크는 선진국 대비 여유로운 규제·임상 환경 등을 산업 경쟁력으로 꼽았다.
그는 중국 증시 반등이 단기 이벤트에 그칠 가능성은 낮다는 전망을 내놨다.
정 본부장은 "AI를 비롯한 전략산업에서 중국 기업이 가파르게 성장해 미국과의 격차가 줄어듦에도 불구하고 밸류에이션 격차는 해소되지 않고 있다"며 "유동성은 풍부하나 예금·국채 금리는 낮고 부동산은 여전히 저점을 갱신하는 등 반등 조짐을 보이지 않기에 결국 증시가 수익을 낼 수 있는 투자처로 부각될 것"이라고 답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