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에코플랜트가 수주한 광명13-1·2구역 재개발 사업 아파트의 투시도 (사진=SK에코플랜트)

반도체·AI 인프라 중심으로 사업 재편을 선언한 SK에코플랜트가 최근 광명13-1·2구역 통합재개발사업을 수주하면서 기존 정비사업에 대한 방향성을 보였다. 반도체 중심의 체질 전환 속에서도 정비사업 포트폴리오는 유지하려는 기조가 확인됐다는 평가다.

■ 반도체 중심 전략 속에서도 선별적 정비사업 유지

SK에코플랜트는 9일 경기 광명시 광명13-1·2구역 통합재개발사업을 수주했다고 밝혔다. 지하3층~지상43층, 824세대 규모의 이 사업은 총 도급액이 3030억원이며, 광명뉴타운 내에서도 입지 매력도가 높은 곳으로 꼽힌다.

이번 수주는 회사의 사업 방향성과 맞물린다는 평가다. SK에코플랜트는 올해 초부터 반도체 공장 시공, 모듈, 산업용 가스 공급까지 아우르는 '하이테크 밸류체인' 강화를 선언했고, 11월에는 SK하이닉스 양산총괄 출신인 김영식 내정자를 신임 사장으로 선임했다. 그룹의 반도체·AI 인프라 확대 기조에 맞춰 건설·환경 사업을 재정비하는 흐름이다.

실적 개선도 반도체 사업이 주도하고 있다. 올해 2분기 연결 매출은 3조1887억원으로 전년 대비 44.7%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527억원으로 118.7% 급증했다. 지난해 말 편입한 에센코어와 SK에어플러스의 실적이 모회사 수익성 개선을 견인했다.

반면 솔루션 사업은 건축·플랜트·인프라 전 부문에서 부진이 이어졌다. 상반기 누적 영업손실은 368억원이며 2분기에도 342억원 적자가 반복됐다. 환경사업부 역시 상반기 30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실적 대부분이 반도체·하이테크 부문에 집중된 셈이다.

이런 가운데 광명13-1·2구역 수주는 회사가 건설 기반을 완전히 축소하지 않고 ‘선별적 정비사업’을 병행하겠다는 기조를 보여주는 사례로 해석된다.

김영식 SK에코플랜트 신임 사장 내정자 (사진=SK에코플랜트)

■ 부채 부담 속에서도 '양질의 사업 선별'…투트랙 포트폴리오

SK에코플랜트는 2020년 이후 볼트온(기업 인수 후 합병) 전략으로 친환경·폐기물 기업을 다수 인수했지만, 높은 인수가격과 금융비용이 겹치며 재무 부담이 커졌다. 올해 2분기 말 기준 부채비율은 243%로 지난해 말 대비 10%포인트 상승했다.

이런 상황에서 회사는 최근 "수익성과 리스크를 고려한 양질의 사업장 중심으로 수주하겠다"며 무분별한 정비사업 확장은 지양하고 있다. 그동안 연간 정비사업 실적은 대형사 대비 크지 않았으며, 이번 광명13-1·2구역도 선별 수주 전략에 부합한다는 설명이다.

광명뉴타운은 서울 접근성, 기존 개발 가속도, 안양천 개발 등으로 가치 상승 여건이 좋은 곳으로 평가된다. SK에코플랜트가 반도체 중심 체질 전환 속에서도 이 지역을 선택한 것은 향후 현금흐름 확보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SK에코플랜트는 이번 신임 사장 인사와 관련해 "반도체 분야 전문성을 기반으로 차별화된 사업 기회 발굴과 성과 창출을 강화할 것"이라며 "반도체·AI 인프라 관련 기업공개(IPO) 추진에도 핵심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비사업과 관련해선 "양질의 사업장 중심 선별 수주 기조를 유지하고 있고 연간 기준으론 예년 수준 실적을 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