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가 화훼이와 거래 중단을 촉구하는 미 국무부 발언에 난감한 상황이다. (사진=연합뉴스)
미국과 중국의 신경전에 국내 기업인 LG유플러스가 난감한 입장이 됐다. 로버트 스트레이어 미국 국무부 사이버·국제통신정보정책 담당 부차관보는 LG유플러스 등의 기업에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와의 거래 중단을 촉구한 탓이다.
22일 미 국무부 스트레이어 부차관보는 전날 뉴욕포린프레스센터가 주관한 화상 브리핑에서 “우리는 LG유플러스 같은 기업들에 믿을 수 없는 공급업체에서 믿을 수 있는 업체로 옮기라고 촉구한다”고 말했다.
스트레이어 부차관보의 발언은 LG가 화웨이 장비 사용을 중단할 경우 미국으로부터 인센티브가 있을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 답변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그는 “우리는 아마도 그들이 그렇게 하는 것에 대해 어떤 경제적 인센티브를 주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이를 심각한 안보 사안으로 여긴다”고 덧붙였다.
스트레이어 부차관보는 가능한 한 빨리 신뢰할 수 있는 공급업체로 옮기는 것이 기업에 이익이라면서 비용이 그렇게 많이 들지 않는 일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또 중요한 기간시설을 보유하고 운영하는 쪽에서 신뢰할 수 있는 공급업체와 거래하려는 수요가 커질 것이라면서 5G를 토대로 자율주행차나 스마트 제조, 원격 의료 등을 추진하는 기업 등을 예로 들었다.
이어 화웨이 기술을 사용한다면 중국 공산당이 감시도구로 쓰거나 지장을 초래하는 방식으로 그 기술을 약화시킬지 결정할 수 있게 된다고 비판했다.
스트레이어 부차관보는 5G 이동통신망에서 화웨이 같은 고위험 공급업체를 금하는 나라들이 많다면서 한국의 SK와 KT도 예로 들었다.
미국은 5G 이동통신망 구축에서 화웨이를 배제하도록 각국을 압박해왔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지난 14일 화웨이 장비를 쓰지 않는 SK와 KT를 ‘깨끗한 업체’로 공개 거명하며 여타 업체들의 반(反)화웨이 전선 동참을 촉구한 바 있다.
(사진=연합뉴스)
■ LG유플러스 “화훼이 기지국 장비, 네트워크 장비 중 가장 높은 수준 인증”
미 국무부 촉구에 LG유플러스는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지만 화훼이 기지국 장비의 높은 인증 수준을 언급함으로써 에둘러 난색을 표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당사는 LTE와 마찬가지로 5G에서도 기지국 장비는 4개 밴더(삼성전자, 노키아, 에릭슨, 화웨이)를 사용하는데, 이중 화웨이 기지국 장비는 네트워크 장비중 가장 높은 수준의 CC(국제공통평가기준) 인증을 획득했고, 기지국 운영은 국제표준 정보 보호 관리체계인 ISO 27001을 획득해서 5G 기지국 운영 관리에도 안정성을 입증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미국은 5G 이동통신망 구축에서 화웨이를 배제하라고 각국을 압박해왔다. 그 결과 영국 정부는 지난 14일 화웨이 장비를 제한적으로 허용했던 기존 정책을 뒤집고 화웨이의 5G 이동통신 장비 구매를 금지하고 2027년까지 기존에 설치된 장비를 모두 제거하기로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