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명시흥 신도시 사전 투기에 비상대책회의 개최한 LH. (사진=LH)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100억원대 광명·시흥 신도시 사전 땅투기 논란 속에 정부가 2차 신규 공공택지 입지를 일정대로 다음달 발표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LH 사태 직접 지시에 따라 제3기 신도시 계획 백지화 목소리에도 투기 우려가 없도록 사전준비를 완벽히 하겠다고 강조하며 정면돌파 의지를 밝힌 것이다.
8일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진행 예정인 권력기관 개혁 업무보고에서 문 대통령이 박범계 법무부장관과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LH 관련 엄정 수사를 지시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전날 정부는 합동 호소문을 내고 광명 시흥 신도시 투기 논란에도 기존 주택 공급 대책은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정부는 이달 중 2.4 부동산 공급대책의 후보지와 지난 8.4대책에 따른 2차 공공재개발 후보지를 공개할 계획이다. 여기에 다음달에는 2차 신규 공공택지 입지를 발표하는 등 예정대로 주택공급대책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5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광명 시흥 등 논란이 일고 있는 신규택지 지정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는 글까지 올라왔다.
그러나 정부는 부동산 관련 문제로 흔들릴 수 있는 민심을 붙잡기 위해 예정된 주택공급대책을 밀어붙이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부동산 문제에 대한 가시적인 해결 성과를 내고 정책적인 성공으로 민심이탈을 막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문재인 정부는 그동안 부동산 정책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내면서 일부 부동산 시장 문제를 투기 세력 탓으로 꼬집었다. 이 가운데 LH 직원들이 사전 개발정보를 이용해 광명·시흥 신도시에 100억원대 사전 땅투기를 한 사실이 드러났다.
내부 직원들의 일탈은 계속됐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LH 직원이 "요즘 ‘영끌’하면서 부동산에 몰리는 판국에 LH 1만명 넘는 직원 중 광명에 땅 사둔 사람들이 이번에 얻어걸렸을 수도 있다"면서 부동산 투자 자유를 주장한 글을 작성했다.
이에 "자기들이 하면 투자고 우리들이 하면 투기냐"면서 'LH로남불'이라는 신조어까지 탄생했다.
정부의 정책 신뢰도에는 큰 상처가 났다. 정부는 국토부 직원과 LH 임직원의 가족이 3기 신도시 사전 투자 여부에 대한 전수조사를 벌이고 있다.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에도 착수했다.
이 같은 대책에도 불구하고 한번 배신감을 느낀 국민들이 정부 정책에 대한 신뢰를 보내기는 어렵다. 국민적인 불신에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의 첫 번째 부동산 대책은 시작부터 좌초될 위기에 처했다. 정부는 결국 일관된 정책을 통한 시장에서의 성과만이 유일한 논란의 돌파구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