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역세권 빌라촌 모습(사진=연합뉴스)
정부가 공공재개발 2차 후보지를 발표하면서 주택공급 대책을 차질없이 시행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사업에 참여해야할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서울주택도시공사(SH)의 신뢰도가 땅에 떨어졌지만 공공재개발은 여전히 매력적이라는 분석이다.
30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전날 선정된 공공재개발 시범사업의 2차 후보지 16곳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됐다. 이날 이후 해당 사업 후보지에서 필지 분할 등은 지분 쪼개기로 취득한 지분에 대해서는 조합원 분양권을 인정하지 않을 방침이다.
공공재개발은 LH나 SH가 정비사업에 참여해 조합원 물량을 제외한 물량의 50%를 임대주택으로 공급하는 대신 여러 혜택을 주는 방식이다. 종상향(2종→3종주거 등)과 용적률 상향, 분양가 상한제 제외 등 다양한 혜택이 주어진다. LH나 SH 등이 사업에 참여하지만 결국 시공사와 브랜드의 선택은 주민들의 몫이다. 공공재개발이나 민간재개발이나 이 부분에는 차이가 없다.
이번에 선정된 사업 후보지는 노원구 상계3, 강동구 천호A1-1, 동작구 본동, 성동구 금호23, 종로구 숭인동 1169, 양천구 신월7동-2, 서대문구 홍은1·충정로1·연희동 721-6, 송파구 거여새마을, 동대문구 전농9, 중랑구 중화122, 성북구 성북1·장위8·장위9, 영등포구 신길1 등이다.
해당 후보지는 과거 정비에 착수했으나 사업성 부족과 주민 간 갈등으로 재개발 사업이 장기 표류하던 곳이다. 사업성 부족에 그동안 민간 건설사들이 꺼려하던 곳이지만 정부가 참여해 정비사업을 주도한다는 점에서 시장의 호응을 얻었다. 또 시공과 아파트 브랜드 선정을 주민들이 선택한다는 점도 재개발 사업지에 많은 관심을 불러모았다.
LH와 SH는 오는 5~6월 후보지 주민을 대상으로 현장 설명회를 열어 정비계획과 사업성 분석 결과를 설명하고 주민의견을 수렴하게 된다.
다만 정부가 나서서 하는 사업에 대한 눈길이 달라지면서 공공재개발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최근 LH 땅투기 사태로 공공 사업에 관한 불신이 팽배해졌다. 여기에 서울시장 선거에서 민간 주도 재개발·재건축 사업 관련한 이야기가 왕왕하다.
주택사업이 공공주도가 아닌 민간주도로 무게추가 옮겨가는 모습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공공재개발 2차 후보지 발표를 강행했어야 했냐는 비판도 일부 나온다. 그러나 정부는 이번 공공재개발 사업을 보류한다면 시장의 불신이 더 커질 것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공공재개발 추진을 위해서는 토지소유자 3분의 2 이상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LH와 SH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면서 재개발 추진 사업 문턱을 넘기 어렵지 않겠냐는 일부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공공재개발의 흥행 불씨는 남아 았다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시공과 아파트 브랜드 선정은 전적으로 주민들의 선택에 달린 까닭에 1군 브랜드 아파트 입점을 기대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또 해당 후보지는 그동안 민간 건설사 주도로도 장기간 사업이 표류했던 곳이다. 공공재개발 추진이 되지 않을 경우 해당 지역 재개발 사업이 지지부진할 수 있다.
민간 건설사 입장에서도 재개발 사업지가 표류하는 것 보다는 공공재개발이 이뤄지는 게 호재이기에 공공재개발을 부정적으로 볼 필요가 없다는 업게 분석이 나온다.
한 대형 건설업계 관계자는 "공공재개발 신청을 했다면 재개발 사업과 관련해 오래 지쳐있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공공재개발 동의 여부는 결국 사업성이 관건이 될 것이다"라며 "민간 건설사 입장에서도 국책 사업으로 보장 받는 부분이 있기에 공공재개발을 꺼리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