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와 카카오의 최근 1년간 주가 그래프 (사진=네이버)
네이버와 카카오, 카카오와 네이버. 누가 먼저 언급되더라도 이상하지 않은 순서다. 어느새 이들은 국내 대표 IT 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이제는 단순 검색 플랫폼을 넘어 콘텐츠, 금융 등 이종산업으로도 손을 뻗고 있다. 최후의 왕좌를 위해 혈투를 벌이는 네이버와 카카오. 뷰어스는 이들의 소리 없는 전쟁을 들여다 봤다. -편집자주-
네이버 58조8063억원, 카카오 54조1506억원.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경제가 신음할 때 네이버와 카카오는 오히려 급성장했다. 주가가 이를 대변해준다. 다만 올들어 두 회사 주가에 온도차가 감지되고 있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카카오 주가는 지난해말에 비해 56% 상승했다. 반면 네이버는 22.3% 올라 카카오 상승률의 절반에도 못미쳤다.
카카오가 올해 액면분할을 하고,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지 등 자회사의 증시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해도 상승률 격차가 크다.
정호윤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에 대해 네이버의 비용이 증가해 이익 성장률이 둔화됐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네이버는 지난해 개발·운영비로 전년 대비 16.3% 증가한 1조2000억원을 썼다. 또 마케팅비도 52.5% 증가한 5459억원이었다.
정 연구원은 "올해 개발·운영비와 마케팅비는 작년보다 각각 29.5%, 40.7% 더 늘어난 1조5000억원, 7678억원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네이버에 대한 장밋빛 전망은 시들지 않는다. '한국판 로블록스'라 불리는 제페토를 비롯해 성장성이 살아있기 때문이다.
제페토는 네어버의 자회사 네이버제트가 만든 메타버스 플랫폼이다. 현재 전세계 2억명 이상의 사용자를 보유 중이다. 앞서 로블록스는 뉴욕증시에 상장해 기업가치 60조원을 넘어섰다.
김학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제페토는 초기단계 엄청난 인기를 얻었고, NAVER의 클라우드 AI AR 스노우 캐릭터 생성 등 다양한 기술력이 집약됐다”며 “NAVER의 기술력과 결합해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가져야할 시점”이라며 목표주가 45만원을 제시했다.
지난 2019년 11월 네이버페이를 분사해 설립한 ‘네이버파이낸셜’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여기에 글로벌 웹툰 사업도 기대주.
성종화 이베스트 증권 연구원은 “네이버파이낸셜, 웹툰 엔터테인먼트 등은 한국 또는 미국 시장 IPO를 적극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며 “커머스 사업도 분사할 필요가 있으며 미국시장 IPO를 노려볼 필요도 충분하다”고 분석했다.
이어 “커머스는 수익성도 훨씬 열위인 쿠팡이 현재 미국시장에 80조원대의 가치를 평가받고 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며 “플랫폼 사업 분사 및 IPO는 주주가치 어필 측면뿐만 아니라 투자자금 확보, 공격적 영업등을 통한 성장성 제고 측면에서도 필요한 전략”이라고 내다봤다.
카카오 또한 성장 부문에 있어서는 네이버에 뒤쳐지지 않는다.
황승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카카오는 커머스와 플랫폼광고 중심의 ‘톡비즈’ 부문 고성장을 기반으로 신규비즈니스 턴어라운드와 자회사 IPO에 따른 연결가치 재평가로 우호적인 투자심리가 하반기 내내 지속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카카오는 현재 핀테크 부문에서도 가파른 성장을 보여주고 있다. 일각에서는 하반기 카카오증권의 MTS가 출시될 경우 증권가에 또다른 변화를 불러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황 연구원은 “카카오증권 MTS 도입은 이미 400만 이상의 위탁계좌를 확보하고 있고, 개인 주식거래 규모가 확대되고 있다는 점에서 실적과 투자심리 개선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올 하반기 카카오뱅크 상장은 기업 벨류에이션 상승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카카오페이와 뱅크의 주력 자회사 IPO가 목적에 왔다”며 목표주가 12만5000원을 제시했다.
카카오의 강점은 ‘카카오톡’을 통한 사업 시너지를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박지원 교보증권 연구원은 “장기적으로 상품 및 콘텐츠 구독 서비스로 카카오톡의 비즈니스 기능을 확대시킬 것”이라며 “이는 비즈보드/메시징 광고 증가, 커머스 거래액 증가, 카카오페이 결제 거래액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