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관 한화솔루션·한화 전략부문·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전략부문 대표이사 부회장 (사진=한화그룹)
한화그룹이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눈 앞에 뒀다. 한화그룹은 김승연 회장의 장남 김동관 부회장을 주축으로 한국형 록히드마틴을 꿈꿀 수 있게 됐다. 한화그룹은 대우조선을 품어 육·해·공을 아우르는 종합방산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다.
16일 정부와 한화그룹에 따르면 이날 오전 추경호 경제부총리가 주재하는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회의(산경장회의)에서 한화그룹의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놓고 승인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 정부의 승인이 떨어지면 한화그룹은 산업은행과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한 본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한화그룹은 이번 본계약이 체결 후 기업결합과 방산 승인 등의 국내외 인허가 절차를 거쳐 내년 상반기 내에 2조원 규모의 대우조선해양 유상증자에 참여한다. 이를 통해 경영권 지분 49.3%를 확보해 최종 인수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이르면 정부 승인이 있는 이날 본계약이 체결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늦어도 본계약 체결 시한인 19일 내에는 이뤄질 전망이다.
한화그룹은 대우조선해양 지분 확보를 위한 2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계열사별로 분담한다. 이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 1조원, 한화시스템 5000억원, 한화임팩트파트너스 4000억원, 한화에너지 자회사 3곳 1000억원 등을 확보할 방침이다.
과거 2008년에도 한화그룹은 대우조선 인수에 나섰다가 실패했다. 당시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해 한화그룹은 대금 분납을 요청했지만 산업은행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아 무산됐다. 이번에 다시 도전하는 한화그룹은 희망적이다. 인수 규모는 2008년 당시 6조원이었는데, 이번엔 2조원으로 부담도 줄었다.
그룹 본사(왼쪽)와 대우조선해양 본사, 대우조선해양 잠수함 (사진=각 사, 손기호)
한화그룹은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통해 록히드마틴과 같은 글로벌 종합방산기업으로 거듭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김동관 부회장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주축으로 이를 추진한다.
미국 록히드마틴은 시가총액 150조원 규모의 세계 1위 방산기업이다. 이 회사는 영화 아이언맨에 등장하는 아이언맨의 제조사 스타크의 실제 모델이다.
김 부회장은 한국형 록히드마틴을 꿈꾸고 있다. 한화그룹은 그룹 내 방산 사업을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 통합했다. 그간 육군에 집중된 방산 사업을 이번 대우조선 인수를 통해 해군으로 확장하고, 누리호 발사체 사업 등을 통해 공군까지 넓히고 있다. 한화그룹은 2030년까지 세계 10대 방산 회사가 되는 목표를 갖고 있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에 따르면 2021년 방산 매출 기준 세계 방산기업 순위 10위는 중국의 CETC(중국전자기술그룹)로, 19조6400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65위로, 2조원 규모로 집계됐다. 약 10배는 따라잡아야 하기 때문에 규모의 성장과 다양화를 추진해야 하는 상황이다. 김 부회장이 큰 과제를 안은 셈이다.
한화그룹은 이번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통해 잠수함과 군함 등의 특수선 생산 역량과 한화의 글로벌 방산 네트워크 역량을 결합해 해군 영역의 방산 매출을 증대할 수 있을 전망이다. 기존 지상·우주 방산 역량에 해양까지 더해 육·해·공 종합방산 기업으로 도약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