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필리조선소 전경 (사진=한화오션)
한화오션이 내달부터 신규 발주 기대감이 나온다. 유럽과 중동 주요 고객사의 대규모 발주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는 미 해군 MRO(유지·보수·정비) 사업과 지난 6월에 인수한 필리조선소 활용을 위한 승인 절차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 미 상원 군사위원 방한…미 MRO 사업 필리조선소 건조 승인 협조 요청
28일 한화오션에 따르면 전날(27일) 미국 연방의회 상원 군사위원회 주요 인사와 미 해군 함정 사업 등을 논의했다.
권혁웅 한화오션 대표를 비롯해 이용욱 한화오션 특수선사업부장, 정승균 한화오션 특수선 해외사업단장 부사장 등이 잭 리드 미 상원 군사위원장, 필립 골드버그 주한미국대사를 용산 미군 부대에서 만났다. 함정 사업 운영에 대한 여러 현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고 한화오션은 설명했다.
한화오션은 미국 해군의 MRO 사업 참여를 준비하고 있다. 이를 통해 한화그룹이 미국 방산 산업에 진출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려는 구상이다.
앞서 한화오션은 지난달 미국 해군보급체계사령부로부터 향후 5년간 미국 해군이 규정한 함정 MRO 사업 입찰에 참여할 수 있는 자격을 얻었다.
또한 한화오션은 이번 상원 군사위 주요 인사를 만나면서 미국 현지 필리 조선소 선박 건조 승인 절차가 신속히 진행될 수 있도록 협조를 요청했다.
미국 방산 분야에 진출하려면 현지 생산이 필수다. 이에 따라 한화오션은 지난 6월 한화시스템과 함께 미국 필라델피아에 있는 필리 조선소 지분 100%를 1억 달러(약 1380억원)에 인수했다. 이에 국내기업으로는 처음으로 미국 조선업 진출에 나서게 됐고, 미 방산 진출의 교두보를 확보한 셈이다.
필리조선소는 미국 최대 상업용 독(Dock)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 1997년 미 해군 필라델피아 국영 조선소 부지에 설립된 노르웨이 석유가스 전문기업 아커의 자회사였다.
이 기업은 미국 존스법(Jones Act)에 따라 본토 연안에서 운항하는 상선을 그간 건조했다. 미국에서 건조된 PC선, 컨테이너선 등 대형 상선의 절반을 공급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미국 교통부 해사청의 대형 다목적 훈련함과 해양풍력설치선 등을 건조한 실적도 있다.
특히 해군 수송함 수리나 개조를 위한 미 해군 MRO 수주 시 필리조선소가 작업장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리드 위원장 방문은 한미 간 협력을 강화하는 중요한 이정표로 한화오션의 글로벌 조선 전문성을 알리는 계기가 됐다”며 “미국 시장에서 강력한 입지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 9~10월 유럽·중동 대규모 수주 기대감…러-우 전쟁 종전 가까워져 호재
한화오션의 신규 수주도 9~10월에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유럽과 중동 지역 발주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양형모 DS투자증권 연구원은 “하팍-로이드와 머스크 등이 대규모 시리즈 발주를 준비 중인 것으로 외신 보도가 나오고 있다”며 “통상 외신 보도 후 한두달이면 발주되는 특성상 9~10월 안에 발주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카타르의 발주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양 연구원은 “카타르의 50억 달러 규모 의 QC-Max급 LNG선도 발주될 것”이라며 “FSRU와 VLAC 등 다수 선박의 인콰이어리와 협상이 진행된 점도 긍정적”이라고 내다봤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종전이 가까워지고 있는 점도 호재다.
양 연구원은 “최근 뉴스에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본토인 쿠르스크주를 기습 공격해 국경
방어선을 뚫고 진격하고 있다는 보도가 있다”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종전이 가까워지고 있다”고 봤다.
그는 “종전 이후 미국의 견제는 중국 해군 전력이 될 것”이라며 “이에 해양방산 모멘텀이 부각될 수 있어서 한화오션에는 방산 분야 수혜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