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모빌리티쇼 2024’에서 처음 공개된 현대차 소형 전기차 '캐스퍼 일렉티릭' (사진=손기호 기자)
잇단 ‘전기차 화재’로 인해 이른바 전기차 포비아가 국내 자동차 업계에 확산됐지만 현대차의 지난달 전기차 판매량은 늘었다. 캐스퍼 일렉트릭 등 신차를 중심으로 판매에 나선 덕분으로 풀이된다. 반면 기아 EV3 판매량은 전월대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일 현대차에 따르면 지난달 전 세계 시장에서 34만3824대를 판매해 전년동월대비 3.7%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국내 판매량은 전년대비 3.5% 증가한 5만5805대를, 해외 판매량은 5.0% 감소한 28만8019대를 기록했다.
특히 9월 국내 판매량은 친환경차 판매가 3분의 1을 차지하며 기여했다. 현대차의 9월 친환경차 판매량은 지난해 대비 65.2% 증가한 1만9473대를 기록했다. 이 중 하이브리드차 판매량은 전년대비 59.3% 증가한 1만3811대, 전기차는 전년대비 87.6% 증가한 5394대다.
최근 인천 지역에서 벤츠 전기차의 화재 사건을 비롯해 잇단 전기차 화재로 인해 국내에서는 일부 건물에서는 ‘지하주차장 전기차 출입금지’ 등 전기차 포비아가 확산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현대차는 전기차 배터리의 안전성이라든지, 소방당국에 전기차 화재 진압 로봇 등을 기증하는 등 정면돌파에 나섰다.
특히 전기차 대중화를 이끌 수 있는 중저가 전기차로 ‘캐스퍼 일렉트릭’을 출시하며 공격적인 판매에 나섰다. 신라면세점, 파리바게뜨, 빽다방 등과 제휴 마케팅을 펼치며 전기차 확산에 적극 나서는 모습이었다.
이에 지난달 캐스퍼 일렉트릭 판매량은 2075대를 기록하며, 현대차의 9월 전기차 전체 판매량 중 가장 많이 팔렸다. 이어 아이오닉 5는 전년대비 66.2% 늘어난 1172대가 판매되며 캐스퍼 일렉트릭의 뒤를 이었다.
현대차 관계자는 “캐스퍼 일렉트릭의 해외 출시(해외명 인스터), 전용 전기차 브랜드 아이오닉의 라인업 확대, 하이브리드 기술 개발과 라인업 확장 등을 통해 친환경차 판매를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부산 모빌리티쇼 2024'에서 전시된 기아 EV3 (사진=손기호 기자)
반면 기아는 지난달 국내 전기차 판매량이 줄었다. 중저가 전기차인 EV3의 판매량이 전월 대비 절반 가까이 줄어들어서다.
기아는 9월 국내 3만8140대, 해외 21만1002대, 특수 700대 등 전년 대비 4.5% 감소한 24만 9842대를 판매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국내는 13.6%, 해외는 2.7% 줄어든 판매량이다.
특히 국내 판매 중 친환경차 판매량은 1만6227대로 전년대비로는 6.8% 늘었지만, 전월 대비로는 2.8% 줄었다. 쏘렌토 하이브리드가 4913대, K8 하이브리드가 2484대 판매되는 등 하이브리드 모델 판매가 친환경차 전체 판매량을 떠받쳤다.
반면 EV3 전기차는 전월(4002대) 대비 49.5% 감소한 2022대가 판매되며 저조한 판매량을 기록했다. 신차 효과가 두 달 만에 감소한 셈이다.
기아 관계자는 판매량 감소에 대해 “추석 연휴로 인한 가동일수 감소와 부품사 파업 등으로 생산량이 줄어 판매 실적이 감소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4분기에는 스포티지 상품성 개선 모델 출시와 EV3 유럽시장 판매 본격화 등으로 판매 만회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기아는 내년 상반기에는 EV4, 타스만 등 신차 출시를 통해 판매 확대에 나선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