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주택 재개발 현장. (사진=연합뉴스) 건설업계가 바람잘 날 없는 한해를 보내고 있다. 경기 침체에 따른 건설산업 전반의 위기감이 쉽게 가시지 않자 인적쇄신을 거듭하며 돌파구를 찾는 모양새다. 18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SK에코플랜트는 전날 하이테크사업 조직 신설을 핵심으로 한 조직개편과 함께 기존 임원 17명이 물러나고 신규 임원 2명이 승진하는 인사를 단행했다. 올해 6월 말 기준으로 SK에코플랜트의 전체 임원이 66명임을 감안하면 20% 이상의 인원이 줄어든 셈이다. SK에코플랜트의 이번 인사는 평년보다 두 달 가량 이르게 이뤄졌다. 토목·플랜트·건축 수행 조직을 솔루션사업 조직으로 통합하고 반도체 종합 서비스 제공을 목표로 '하이테크사업' 조직을 신설하는 등의 조직개편과 더불어 건설산업 위기 탈출 방안을 빠르게 모색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SK에코플랜트의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4조267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6%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28.7% 감소한 1264억원을 기록했다. 부채비율은 247.6%로 지난해 말(236.8%)과 비교했을 때 10.8%포인트(p) 증가했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 5월에도 사령탑을 조기 교체하는 카드를 꺼냈다. 2021년부터 회사를 이끌었던 박경일 대표이사 사장이 지난해 말 일찌감치 연임을 확정하며 2027년 3월까지 임기를 연장했으나 실적 부진 책임으로 중도에 물러나야 했다. 현재 SK에코플랜트는 지난 1월에 합류한 SK㈜ 부회장 출신 장동현 대표이사 부회장과 SK E&S 재무부문장으로 활약한 김형근 대표이사 사장의 각자 대표 체제로 움직이고 있다. 모두 그룹 내 대표적인 '재무통'으로 꼽히는 이들로 SK에코플랜트의 재무구조 개선 작업 및 기업공개(IPO)에 주력하고 있다. DL이앤씨 역시 지난해보다 두 달 가량 빠르게 정기 임원 인사를 냈다. 신규 선임한 임원은 총 6명으로 지난해 9명을 선임한 것과 비교하면 임원 선임 규모가 줄었다. 특히 DL이앤씨는 지난 3월 전체 사업본부에서 임원 10명이 퇴임하는 인적구조조정을 진행했다. 당시 마창민 대표이사 사장도 정기주주총회를 거쳐 연임에 성공했으나 열흘 만에 물러났다. 그 결과 지난해 말 기준 전체 임원 수는 62명이었으나 올해 6월 말 기준으로는 48명으로까지 줄었다. 인적구조조정 이후 새 대표로 취임한 서영재 사장은 두 달 만에 사임하기도 했다. 지난 7월에 새 대표이사로 선임된 박상신 주택사업본부장이 내부 안정 및 실적 개선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DL이앤씨도 최근 실적 개선에 애를 먹고 있다. DL이앤씨의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은 3조9608억원으로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3.7% 증가했으나 영업이익 42.3% 줄어든 935억원에 그쳤다. 수익성의 악화로 올해 연간 영업이익 가이던스를 연초 제시한 5200억원에서 2900억원으로 44.2% 가량 낮게 재설정했다. 포스코이앤씨는 지난 6월 인적 구조조정대신에 임원 급여를 최대 15% 삭감하면서 허리띠를 졸라맸다. 포스코이앤씨도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이 78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29.8% 감소하는 등 부진했다. 대표이사가 임기를 미처 소화하지 못하고 중도 하차하는 사례는 중견건설사에서도 나왔다. 신세계건설이 지난 5월에 정두영 대표이사를 경질하고 허병훈 경영전략실 경영총괄 부사장을 선임하기도 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선제적으로 조직개편에 나서거나 대표이사의 빠른 교체에 나선 건설사는 대부분 규모가 크거나 그룹사의 영향을 받는 회사들"이라면서 "건설산업이 수익성을 놓고보면 위기라고 볼 수 있는 만큼 새로운 사업을 준비할 수 있는 여력이 있는 건설사들의 임원 감축은 사업본부별 비중을 다르게 두기 위한 행보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중견건설사나 규모가 더 작은 건설사들은 신사업에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 수 있을 만큼 여유롭지 못하기 때문에 기존 먹거리에 집중하기 위해서라도 과감한 인적쇄신에 나서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바람잘 날 없는 건설업계, 끝나지 않는 ‘추풍낙엽’ 인사

건설사, 수시로 수장 교체 이어 임원 감축

정지수 기자 승인 2024.10.18 10:11 | 최종 수정 2024.10.23 15:41 의견 0
서울 주택 재개발 현장. (사진=연합뉴스)

건설업계가 바람잘 날 없는 한해를 보내고 있다. 경기 침체에 따른 건설산업 전반의 위기감이 쉽게 가시지 않자 인적쇄신을 거듭하며 돌파구를 찾는 모양새다.

18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SK에코플랜트는 전날 하이테크사업 조직 신설을 핵심으로 한 조직개편과 함께 기존 임원 17명이 물러나고 신규 임원 2명이 승진하는 인사를 단행했다. 올해 6월 말 기준으로 SK에코플랜트의 전체 임원이 66명임을 감안하면 20% 이상의 인원이 줄어든 셈이다.

SK에코플랜트의 이번 인사는 평년보다 두 달 가량 이르게 이뤄졌다. 토목·플랜트·건축 수행 조직을 솔루션사업 조직으로 통합하고 반도체 종합 서비스 제공을 목표로 '하이테크사업' 조직을 신설하는 등의 조직개편과 더불어 건설산업 위기 탈출 방안을 빠르게 모색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SK에코플랜트의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4조267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6%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28.7% 감소한 1264억원을 기록했다. 부채비율은 247.6%로 지난해 말(236.8%)과 비교했을 때 10.8%포인트(p) 증가했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 5월에도 사령탑을 조기 교체하는 카드를 꺼냈다. 2021년부터 회사를 이끌었던 박경일 대표이사 사장이 지난해 말 일찌감치 연임을 확정하며 2027년 3월까지 임기를 연장했으나 실적 부진 책임으로 중도에 물러나야 했다.

현재 SK에코플랜트는 지난 1월에 합류한 SK㈜ 부회장 출신 장동현 대표이사 부회장과 SK E&S 재무부문장으로 활약한 김형근 대표이사 사장의 각자 대표 체제로 움직이고 있다. 모두 그룹 내 대표적인 '재무통'으로 꼽히는 이들로 SK에코플랜트의 재무구조 개선 작업 및 기업공개(IPO)에 주력하고 있다.

DL이앤씨 역시 지난해보다 두 달 가량 빠르게 정기 임원 인사를 냈다. 신규 선임한 임원은 총 6명으로 지난해 9명을 선임한 것과 비교하면 임원 선임 규모가 줄었다.

특히 DL이앤씨는 지난 3월 전체 사업본부에서 임원 10명이 퇴임하는 인적구조조정을 진행했다. 당시 마창민 대표이사 사장도 정기주주총회를 거쳐 연임에 성공했으나 열흘 만에 물러났다. 그 결과 지난해 말 기준 전체 임원 수는 62명이었으나 올해 6월 말 기준으로는 48명으로까지 줄었다.

인적구조조정 이후 새 대표로 취임한 서영재 사장은 두 달 만에 사임하기도 했다. 지난 7월에 새 대표이사로 선임된 박상신 주택사업본부장이 내부 안정 및 실적 개선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DL이앤씨도 최근 실적 개선에 애를 먹고 있다. DL이앤씨의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은 3조9608억원으로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3.7% 증가했으나 영업이익 42.3% 줄어든 935억원에 그쳤다. 수익성의 악화로 올해 연간 영업이익 가이던스를 연초 제시한 5200억원에서 2900억원으로 44.2% 가량 낮게 재설정했다.

포스코이앤씨는 지난 6월 인적 구조조정대신에 임원 급여를 최대 15% 삭감하면서 허리띠를 졸라맸다. 포스코이앤씨도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이 78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29.8% 감소하는 등 부진했다.

대표이사가 임기를 미처 소화하지 못하고 중도 하차하는 사례는 중견건설사에서도 나왔다. 신세계건설이 지난 5월에 정두영 대표이사를 경질하고 허병훈 경영전략실 경영총괄 부사장을 선임하기도 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선제적으로 조직개편에 나서거나 대표이사의 빠른 교체에 나선 건설사는 대부분 규모가 크거나 그룹사의 영향을 받는 회사들"이라면서 "건설산업이 수익성을 놓고보면 위기라고 볼 수 있는 만큼 새로운 사업을 준비할 수 있는 여력이 있는 건설사들의 임원 감축은 사업본부별 비중을 다르게 두기 위한 행보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중견건설사나 규모가 더 작은 건설사들은 신사업에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 수 있을 만큼 여유롭지 못하기 때문에 기존 먹거리에 집중하기 위해서라도 과감한 인적쇄신에 나서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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