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급등한 종목 중에는 'AI테마'가 상당수 있다. 많게는 한달새 80% 육박하는 폭등주도 있다. 대부분 소프트AI 관련주로 묶인 기업들이다. 이에 대해 증권가에서 이들 테마에 대한 경계감을 높이는 보고서가 나와 눈길을 끈다.
KB증권은 27일 '한국증시에도 '소프트AI' 관련주가 있는가?'란 제목의 보고서를 내놨다. 해당 보고서는 최근 한국증시 부진의 원인 중 하나로 '국내 소프트AI 부재'를 들었다. 이은택 애널리스트는 "미국증시에는 강력한 '소프트AI' 관련기업들이 많지만 한국에는 그런 기업이 거의 없다"며 "이 같은 현상은 1999년 버블장세 때도 그랬다"고 기억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99년 당시 주목받던 '인터넷' 기술을 보유한 기업들은 절대 다수가 ‘미국기업’이었다. 반면 다른 국가는 변변한 ‘인터넷 선도기업’ 하나 없었다는 것. 게다가 경제는 더 어려운 상황이었다. ‘아시아’는 외환위기로, ‘유럽’은 러시아 모라토리엄/EU 출범 혼란/독일침체 등으로 혼란스러웠다. 당시 상황에 대해 이 애널리스트는 "오직 미국만 강했고, 유동성도 오직 미국증시로만 흘러 들어갔다. 이른바 ‘닷컴버블’"이라고 기억했다.
그럼에도, 즉 ‘인터넷 선도기업’ 하나 없던 한국증시에도 1999년 닷컴버블은 한껏 불었다는 것에 그는 주목한다.
이 애널리스트는 "흥미로운 것은, 변변한 ‘인터넷 기업’ 하나 없던 한국증시에도 99년 ‘닷컴버블’ 바람이 불었다"고 강조했다. 당시 상승률 1위 ‘한글과 컴퓨터’를 비롯해 ‘새롬기술, 대양이엔씨, 한통엠닷컴’ 등이 급등했다. 이중 새롬기술(8월), 핸디소프트 (11월), 한통엠닷컴 (12월) 등은 1999년 끝물에 ‘신규상장’한 주식이었음에도 거의 매일 상한가를 기록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이번에도 버블 끝물엔 ‘신규 IPO’를 매우 단기적으로 주목해 볼 수 있다"며 "사실 이들 대부분은 진짜 ‘인터넷 선도기업’은 아니었지만 99년 이들 주가가 급등한 것도 사실이고, 그 끝이 매우 비참했던 것도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앞서 99년을 ‘버블장세’라고 이름 붙인 이유에 대해 "‘밸류에이션 확장’에 주목한단 의미"라고 전했다. 즉 이익이 늘어날 것을 기대하는 것이 아니라 그런 시장의 꿈이 밸류에이션 확장을 주도할 거란 의미라는 것. 그는 물론 "그 끝은 생각보다 험악할 것"이라며 "이런 ‘붕괴 신호’에 대해선 이후 다시 제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해당 보고서는 시장에서 언급되는 '소프트AI' 관련기업들을 B2B, 문서기반, 휴먼AI, 의료AI, 대형주로 분류했다. 최근 한달 수익률 기준으로 AI의료 진단 솔루션업체인 루닛이 78.8%로 가장 높았고, 이어 코난테크놀로지(61.2%) 엠로(43.6%) 마음AI(40.4%) 솔트룩스(38.3%) 에스피소프트(36.5%) 한글과컴퓨터(36.4%) 이스트소프트(33.1%) 셀바스AI(30.0%) 등의 순이다.